[디자이너스 파일]이명희/네모난 실내 둥근 거실

  • 입력 1997년 11월 21일 07시 46분


아파트하면 떠오르는 선이 직선, 색채는 무채색이다. 아파트는 인구밀도가 높고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 필요한 산물이지만 그간 너무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느낌으로 디자인된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내부공간을 아름답고 편리하게 설계함으로써 개성있는 아파트를 꾸며보고 싶었다. 생활의 중심공간이면서도 주요 동선과 인접해 시각적인 프라이버시는 물론 기능면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거실의 직선을 곡선 이미지로 바꿔보았다. 천장은 모태를 상징하는 라운드 형태의 간접 조명으로 처리했다. 사각형의 벽에 원처럼 둥글둥글한 느낌을 주기 위해 주방에서 안방으로 연결된 열린 공간에 곡선 형태의 가설벽을 세웠다. 전체의 부드러운 이미지에 맞게 곡선으로 디자인된 홈 바를 만들어 휴식과 사교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보탰다. 아파트가 가진 차고 건조한 느낌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바꾸고자 천연재인 나무를 깔고 벽을 하얀 회벽으로 처리해 부드러움과 편안함을 주었다. 흰색과 나무색은 안정된 느낌을 주는 뛰어난 색의 배합이다. 딱딱한 직선이 아닌 어머니 품과 같은 편안한 곡선, 부드러운 색채, 자연스러운 소재로 이뤄진 거실에서 가족과 이웃이 한데 어울리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명희〈참공간실내공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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