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도둑」조심하세요』…아파트 우편함통해 신상정보유출

  • 입력 1997년 10월 26일 19시 37분


아파트 우편함을 뒤져 개인 신상정보를 빼내가는 「정보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아파트 우편함에 들어있는 각종 고지서와 초중고교생 학습지 등에는 개인의 이름 주소 직업 전화번호 호출기번호 등 유용한 정보들이 담겨있어 정보도둑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 주민들이 우편함의 잠금장치를 이용하지 않고 방치,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개인 신상정보를 빼낼 수 있는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D아파트에 사는 김모씨(28·회사원)는 『얼마전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업체의 홍보물이 집으로 배달돼 무척 찜찜했다』며 『어떻게 내 신상정보가 새어 나갔는지 알 수 없어 그 뒤로는 우편물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빼돌린 개인정보를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서울 송파 성북경찰서 등 몇몇 경찰서는 최근 아파트 우편물 도둑을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송파경찰서의 경우 지난달말 송파구 일대 아파트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협박전화 사건의 범인이 우편함에서 해당가정의 신상정보를 빼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시 협박범은 주소와 전화번호는 물론 자녀의 이름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주로 혼자사는 여성을 노려 우편함에서 전화요금 또는 호출기요금 고지서를 훔쳐 장난전화를 걸거나 「유혹의 미끼」를 던지는 경우도 있다. 회사원 이모씨(25·여)는 『얼마전 호출기 사서함에 「한번 만나고 싶다」는 낯선 남자의 음성이 녹음돼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보도둑이 늘어나자 경기 광명시의 한 아파트는 최근 모든 우편함의 잠금장치를 새로 갈고 주민들에게 철저한 우편함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우편함 근처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곳도 늘고 있다. 〈금동근·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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