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순례]원서동 「충정공 민영환」

  • 입력 1997년 10월 22일 07시 41분


서울 원서동 돈화문 옆 사적지에 있는 충정공 민영환(忠正公 閔泳煥)의 동상은 57년6월 세워져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동상이다. 민충정공 동상은 화강석으로 된 3.5m의 좌대(座臺)위에 서서 율곡로를 굽어보고 있다. 높이 2.2m로 설계 조각은 윤효중씨, 비문은 김충현씨가 썼다. 1861년 서울에서 태어난 민충정공은 1877년 장원급제, 벼슬길에 올라 4조 판서와 오늘날의 서울시장인 한성판윤을 지냈다. 일제가 고종을 협박, 1905년11월30일 치욕적인 을사늑약(乙巳勒約)을 체결하자 당시 시종무장관이었던 민충정공은 5통의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자결직전 민충정공이 쓴 유서를 담은 비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슬프다 국가와 민족의 치욕이 이에 이르렀으니 우리 인민은 장차 생존경쟁속에서 다 죽게되었고나. 죽음으로써 임금의 은혜를 갚고 이천만 동포형제에게 사죄하노라. 영환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라 기필코 여러분을 지하에서 도울지니 동포형제여 더욱 분투 노력하여 뜻과 기운을 굳게 가지고 학문에 힘쓰며 마음을 합하고 힘을 다하여 자유 독립을 회복하면 죽은 나도 지하에서 기뻐하겠노라.」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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