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社『여직원 빈자리 실감』…대량감원후 창구업무『혼선』

  • 입력 1997년 10월 4일 20시 16분


지난달 30일 「감량경영」을 내세워 전체 직원의 20%에 이르는 3백60명을 명예퇴직시킨 동서증권에는 요즘 비상이 걸렸다. 여직원이 통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창구에서 직접 계좌를 만들고 입출금업무를 담당하는 여직원을 2백60명이나 내보낸 것이 원인. 여직원이 하나도 없는 지점도 서울 충무로 등 8개나 생겼다. 지점마다 아우성이 터져나왔다. 「하늘 같은」 고객들을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 속출했다. 대리급은 정규 일과가 끝난 뒤에도 남아서 잡무를 처리하느라 볼멘 소리를 해댔다. 보다 못해 본사에서는 급한대로 일부 부서의 여직원을 각 지점으로 급파했다. 지난 91년이후 한 명도 뽑지 않은 여직원도 조만간 채용할 생각이다. 이런 사정은 다른 증권사들도 매 한가지. 업무가 급속히 전산화되면서 회계 타이핑 등을 전담하는 여직원들을 「정리」했던 증권사들이 잇따라 상업고 및 전문대에 「구애(求愛)」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 동원증권은 지난달 43명의 전문대졸 이하 여직원을 뽑아 부서에 배치했다. 이중 여상고출신은 20여명. 인사팀의 한 관계자는 『6급(고졸 초봉)여직원을 이렇게 많이 뽑은 것은 7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도 전문대출신 여직원 25∼30명을 연봉제 계약직으로 채용할 예정. 이 회사 역시 여직원 채용은 지난해 14명을 뽑기전까지는 5, 6년동안 없던 일이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학교장 추천으로 50여명의 고졸 여직원을 채용했다. 이 회사 인사관리팀 이택상(李澤相)과장은 『아무리 전산화시대니, 인건비 절감이니 해도 웃는 낯으로 고객을 맞아줄 최소한의 여직원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