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의 유럽내 새 활동기지. 이탈리아의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가 한국 음악팬들 앞에 첫선을 보인다.
1백11년 전통의 이탈리아 최정상 악단인 산타 체칠리아는 4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열리는 내한공연(동아일보 주최)무대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선사한다. 피아노 협연 김혜정.
산타 체칠리아는 올해 정씨의 상임지휘자 취임발표로 부쩍 한국인들에게 친숙해졌지만 오래전부터 오페라 팬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지난 50년대 이후 수많은 오페라 명연음반을 이 악단이 반주해냈다. 테발디와 베르곤지가 주연한 세라핀 지휘의 푸치니 「라보엠」, 델모나코가 타이틀 롤을 맡은 베르디 「오텔로」 등은 이 악단의 반주로 유명해진 음반.
4백년의 연륜을 가진 국립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이 이 악단의 모(母)기관이다.
최근 이 악단은 다니엘레 가티 지휘로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을 녹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명한 합주력과 다양한 음색을 고루 자랑하는 이 음반의 성공은 산타 체칠리아의 찬연한 연주력을 증명하기에 손색이 없다.
협연자 김혜정씨는 여러차례의 콘서트와 음반발매를 통해 낯익은 얼굴.
줄리아드의 옥사나 야블론스카에게서 배웠고 14세 때 링컨센터에서 처음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그동안 그가 협연한 오케스트라만 꼽아도 런던 로열 필하모니, 모스크바 필하모닉,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등 모두 세계 일류급. 최근 삼성 클래식스에서 발매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은 강건한 타건과 균형잡힌 해석으로 그의 실력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북구의 알싸한 가을아침 공기처럼 상크름한 그리그의 협주곡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관심거리다. 02―518―7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