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개」정통성 때아닌 시비…『일제조작』『말도 안된다』

  • 입력 1997년 9월 18일 20시 30분


우리의 대표적 상징동물로 충직 영민 용맹을 자랑하는 진도개(천연기념물 제53호). 명견(名犬), 나아가 신견(神犬)으로까지 불리는 이 진도개가 일제 「내선일체(內鮮一體)」의 산물이며 따라서 천연기념물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던 이같은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나선 사람은 하지홍(河智鴻·유전공학)경북대교수. 진도개의 천연기념물 지정은 1938년 「개조차 일본개와 하나이다」는 내선일체의 미명 아래 일제에 의해 시작됐으며 우리정부도 이를그대로 답습하는 왜곡된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진도개가 우리의 상징동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하교수 주장의 요지. 하교수는 『당시 일제는 일본개와 닮은 진도의 개들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나머지 개들은 모두 도살했다』면서 『해방 직후에는 진도개가 일제 식민정책의 잔재라는 이유로 인해 혐오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 이전에는 국내의 어떠한 문헌에도 진도개라는 용어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교수는 『진도개가 혈통상으로는 순종을 유지하고 있다할지라도 한국의 상징동물로는 부적절하기 때문에 천연기념물 지정에서 해제하고 유전자조사를 통해 순수 토종으로 밝혀진 삽살개(천연기념물 제368호)를 대표적 상징동물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윤신근(尹信根)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은 『진도개는 완전한 토종』이라고 잘라 말하고 또 『일제시대 모리(森爲三)교수의 천연기념물 지정은 진도개가 한국특유의 양축(養畜)동물이기 때문에서였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회장은 또 『반일(反日)감정을 자극해 진도개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그 반사이익으로 삽살개의 지위를 올리려는 전술이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문화재위원인 오창영(吳昌泳·천연기념물분과)씨는 『일제의 천연기념물 지정 과정과 관계없이 진도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문화재관리국의 한 관계자는 『일제의 천연기념물 지정과 62년 정부의 쳔연기념물 지정은 별개의 문제이며 이러한 논란으로 순종 혈통을 유지해온 진도개의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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