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한라산 「오백장군」

  • 입력 1997년 3월 30일 08시 30분


[제주〓임재영기자] 남한 최고봉 한라산의 절경으로는 으레 백록담(白鹿潭)을 친다. 그러나 한라산 기슭 곳곳에는 빼어난 경관이 숨어 있다. 그중에서도 영실(靈室)계곡 동부능선의 「오백장군」을 걸작품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능선에 길게 늘어선 수백개의 이 기암괴석은 얼핏 보면 활을 메고 나선 장군들 같고 다시 보면 도를 깨친 나한(羅漢)들이 우뚝 서있는 것 같은 형상이다. 선인들이 이를 오백장군 혹은 오백나한이라 이름붙인 이유를 알 만하다. 이들은 수만년간 비 바람 눈보라를 견뎌내며 신이 빚은 듯한 천태만상의 모습으로 이뤄졌다. 오백장군에는 전설이 있다. 「5백명의 아들을 둔 어머니가 죽을 끓이다 가마솥에 빠져 죽었다. 아들들이 돌아와 죽을 먹고난 뒤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 안 막내가 멀리 차귀섬으로 달려가 한없이 울다가 바위로 굳어졌고 나머지 형제들은 그 자리에 여기저기 늘어서 통곡하다 바위가 됐다」. 이 전설을 듣고 오백장군을 쳐다보면 당당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금방이라도 피눈물을 떨굴 것 같은 형상이다. 헬기를 타고 한라산 상공에 오르면 오백장군이 한 눈에 들어오지만 병풍바위의 중간허리인 영실계곡 능선에서도 일부를 볼 수 있다. 영실계곡에는 한라산 심장부에서 발원한 물이 흘러 산행에 지친 심신을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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