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환경미화원들, 꽃동네에 「사랑의 구급차」기증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양영채 기자] 환경미화원들의 정성어린 손길이 오갈데 없는 행려환자들을 위한 구급대를 탄생시켰다. 12일 오후4시 서울 을지로2가 중앙극장 건너편 꽃동네 서울사무소. 서울시 환경미화원들이 꽃동네에 앰뷸런스 1대를 기증했다. 서울시내 환경미화원(8천1백92명)은 지난해 하반기 쓰레기더미에서 수집한 휴지 우유팩 플라스틱류 등을 판매해서 얻은 수익금 1천6백49만2천원으로 이 앰뷸런스를 구입했다. 「꽃동네 서울구급대」로 명명된 이 앰뷸런스는 서울시내를 24시간 돌면서 행려환자들을 충북 음성과 경기 가평의 꽃동네로 실어나르게 된다. 李基洪(이기홍)서울시 환경미화원노조위원장은 『남들이 싫어하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불우한 사람을 돕는 일은 축복』이라고 말했다. 꽃동네 회장인 吳雄鎭(오웅진)신부는 『자신들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쓰레기통에서 피워낸 이들의 사랑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며 감격했다. 趙淳(조순)서울시장은 앰뷸런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인공호흡기 척추교정장치 등 5백만원 상당의 장비를 지원키로 약속하고 『어렵더라도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가져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음성 꽃동네 주민 韓恩盛(한은성·54)씨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도 앰뷸런스까지 기증해줘 뭐라고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마워했다. 서울시 환경미화원들과 꽃동네의 만남은 지난 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화원들은 TV에 출연한 오신부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아 버림받은 이들을 돕기로 뜻을 모으고 성금 7백20만원을 기증했고 이후 94년과 95년에도 각각 1천8백만원과 1천7백만원을 기탁했다. 미화원들은 꽃동네외에도 지난 82년부터 지금까지 16차례에 걸쳐 1억7천여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수재의연금 등으로 전달했다. 꽃동네는 음성과 경기 가평의 두곳의 시설에서 장애인 무의탁노인 등 3천여명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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