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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7년 2월 2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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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신문은 일주일마다 한가족씩 돌아가며 자기 가족을 소개하는 것. 노리코는 아들 차례가 오자 밤늦도록 아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오려붙여 두 페이지를 만들었다.
이를 돌려본 친구들이 『너희 식구들은 재미있어 보인다』며 자주 놀러오는 바람에 며칠동안 「꼬마손님」을 대접하느라 바빴다. 그러나 친구와 어울리면서 아들의 성격이 조금씩 적극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10년간 살다가 귀국한 趙恩希(조은희·36)씨는 한국주부들이 자녀들에게 『공부 잘하는 친구들 하고만 놀아라』 『네 친구 는 잘사는 아이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조씨는 『독일 부모들은 자녀가 친구를 사귈 때 상대방의 조건이나 배경보다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며 『특히 외국인이 많은 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어렸을 적 가족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친구다. 친구를 모방하면서 세상을 배우기 때문에 어떤 친구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선진국일수록 친구는 경쟁상대가 아니라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본은 개인의 우수성보다 구성원들의 참여와 협동심을 강조하는 교육에 남다른 열성을 쏟고 있다.
요코하마의 이지마(飯島)유치원은 학예회때 독창보다는 합주를 중시한다. 원생 모두가 참여하는 합주가 독주보다는 교육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 유치원에서는 「달리기 선수」라는 말도 없다. 모두 다 뛰도록 하기 때문이다.
미쓰하시 쓰토무원장(52)은 『몇몇 특출한 어린이만 부각시키면 나머지는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며 『모두가 주인공이란 생각을 갖도록 가르치면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이 저절로 길러진다』고 말했다.
영국 셰필드의 윈드밀힐 스쿨 유치부는 남녀 어린이가 짝을 이뤄 하루에 30분동안 함께 동화책을 보도록 하고 있다. 여럿이 볼 수 있게 보통책보다 세배 정도 크게 만든 동화책을 함께 읽고 자신들의 생각을 교환하도록 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것이다.
로렌(5·여)은 『토머스는 내가 잘 모르는 「꼬마 병아리」이야기를 동물소리를 흉내내가며 재미있게 말해주기 때문에 같이 책을 읽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카웽가유치원은 「칭찬교육」으로 유명하다. 1주일에 1시간씩 원생들이 다른 급우를 소개하도록 하고 있는데 친구의 성장과정과 특기 장기 등 좋은 점을 많이 말하도록 하고 있다. 이 시간에는 『그림을 잘 그린다』 『청소를 잘 한다』 『친절하다』 등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칭찬에서부터 『신발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