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채씨 映振公사장 임명]『문화계까지 낙하산』큰 반발

  • 입력 1997년 1월 24일 07시 59분


문화체육부가 23일 탤런트 朴圭彩(박규채·59)씨를 영화진흥공사사장에 임명하자 문화계 안팎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는 비난여론과 함께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박씨는 지난 87년 대선당시 金泳三(김영삼)후보의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했으며 이로 인해 상당기간 TV드라마의 배역에서 제외된 적이 있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친 YS계 인사」다. 이에 따라 이번 박씨의 임명은 고위층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화체육부의 한 간부는 박씨의 인선 배경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 우리선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박씨가 사장에 부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영화진흥공사 노조는 22일 부당성을 주장하는 건의서를 문화체육부에 낸 데 이어 23일에는 박씨 부임시간에 맞춰 서울 홍릉 영화진흥공사 사옥 로비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또 문화체육부 내부에서 조차 『문체부가 청와대와 민주계 인사들의 취업보도처냐. 청와대가 문화 예술계의 여론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며 불만스런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문체부는 이번 인사를 위해 尹相哲(윤상철)공연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한편 부임한지 7개월밖에 안되는 金尙植(김상식)전 사장을 공연윤리위원장 자리로 이동시키는 등 연쇄인사까지 단행했다. 박씨는 당초 국립극장장을 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문체부가 난색을 표명하자 공연윤리위원장을 희망했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낌새를 알아차린 공연윤리위원들이 집단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辛奉承(신봉승)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이상기류가 형성되자 영화진흥공사사장으로 낙착됐다는 후문이다. 문화계에서는 이번 임명을 정권 말기 「봐주기 인사」의 전형으로 평가하면서 파문이 어떻게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吳明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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