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체험기]佛 4년거주 육상희씨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8시 15분


『식사중에 뛰어다니지 않기, 음식이 입속에 남아있을 때 입을 벌리거나 말하지 않기, 상차림부터 상물림까지 모두 자기가 알아서 하기…』 지난 90년 8월부터 94년 12월까지 프랑스에서 생활했던 4년여 동안 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일은 유치원의 철저한 식사습관 지도였다. 우리 아이들이 다녔던 파리 교외 볼로뉴의 포름유치원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립유치원으로 시에서 정해놓은 식단대로 트럭이 점심식사를 배달해 줬다. 배달받은 음식을 주방에서 덥혀주기만 하면 상차림부터 상치우기까지는 모두 아이들 몫이었다. 아이들은 먼저 포크며 스푼 나이프 종이접시 냅킨 등을 들고와 자기식탁에 차린다. 뷔페스타일로 차려놓은 음식을 자기가 원하는 만큼 덜어먹도록 하기 때문에 일단 자기접시에 담은 음식은 깨끗이 비우는 게 원칙이다. 만일 음식을 남기면 교사가 조금만 덜어먹도록 몇 번이고 타이른다. 유치원에서만 식사예절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가 어릴때부터 고급레스토랑에 데리고 가 테이블 매너를 자연스럽게 가르친다. 영양소별로 식품군을 만들어 편식습관을 고치는 점도 우리가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식품의 사진이 들어있는 슈퍼마켓의 전단지를 모아오도록 해서 예뻐지는 식품(채소 과일류) 키가 크는 식품(우유 유제품 육류) 통통해지는 식품(곡류 과자) 등으로 나누어 커다란 표에 붙이게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오늘 간식시간엔 통통해지는 과자를 먹었으니까 점심때는 예뻐지는 야채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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