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 저생각] 끼리끼리의 횡포

  • 입력 1996년 11월 11일 20시 24분


열명이상이 모이는 자리에 가면 그중에 반드시 죽이 맞고 배짱이 맞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끼리끼리 어우러짐을 본다. 인원수가 많을수록 분열의 규모는 확대되고 이권이 따르는 기능단체이면 그것들의 색깔은 한층 강렬해진다. 명예와 돈이 따르는 역할은 실세의 끼리끼리들이 독식하고 그러한 행위들이 능력인 양 대중에게 인식됨으로써 구성원들은 위화감을 갖고 피해를 보게 된다. 양심과 안면몰수를 다반사로 하며 실세가 되고자 돌아치는 무리들에게 연민을 가질 수도 있지만 모임체의 성격이 창작을 본업으로 하는 정신성의 예술분야라면 문제가 적지 않다. 실세들의 작위적인 행위가 청중(독자 혹은 관객)을 오판케 하고 편견의 인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끼리끼리 뭉쳐서 자기들 외에는 예술작품도 예술인도 없는 것처럼 계획적으로 주변의 동료들을 거침없이 떼밀어버리고 저희들만 잘났다고 떠들어댄다. 일부 매스컴 역시 설득력 없는 내용을 풍선으로 쳐올리며 청중 혼란과 오판의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출판사와 평자와 작가와 매스컴이 장구치고 북치면서 끼리끼리 돌아간다. 수백 수천명 예술가들의 냉소와 상처를 짓밟고 서서 자기들이 한국예술 한국문학을 둘러메고 있는 양 오만해진다. 끼리끼리의 행동에는 개연성도 객관성도 윤리성도 기준도 없다. 안목이 좁고 깊이가 얕고 욕망만이 판을 친다. 자신을 과대포장해 놓고 눈앞의 이득에만 연연할뿐 그야말로 우물안에 갇힌 형상들로 발전적인 요소를 방해한다. 이들로 인해 훈장을 거부하고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를 부끄러워 하는 수많은 진정한 예술가들이 점점 파묻히게 되고 청중들은 그들을 서서히 잊어버리게 된다. 이들에게 끼리끼리의 행동은 잔혹한 횡포가 된다. 김 지 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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