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개입 의혹〓선데이 타임스는 최근 입수한 미국 정보기관의 문건을 인용해 빈 라덴의 가명 중 하나인 셰이크 아부 압둘라 에미라티 명의의 계좌로부터 나온 7만4000달러(약 9200만원)가 인도네시아군으로부터 구입한 폭약 3t의 구입대금으로 지급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빈 라덴의 고위 참모인 오마르 파루크는 발리 테러를 자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단체 제마 이슬라미아(JI)의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가 그 장본인이라고 진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가 빈 라덴의 계좌에서 7만4000달러를 받은 뒤 부하를 보내 인도네시아군으로부터 불법 폭약을 사도록 했다는 것.
파루크는 빈 라덴의 동남아 특사로 6월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됐으며 아프가니스탄 내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에게 넘겨져 심문을 받고 있다. 그는 2000년 알 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인도네시아 방문도 수행했다.
▽바시르 체포 등 수사〓인도네시아 경찰은 19일 바시르의 측근인 함발리(본명 리두안 이사무딘)가 발리 테러 계획을 지원했으며 여기에 바시르가 개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병을 이유로 자바섬 솔로시의 병원에 입원 중인 바시르를 이날 체포해 병원에 구금했다.
경찰은 또 20일 발리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로 한 여성의 신병을 확보해 심문중이라고 밝혔다. 이 여성은 폭발이 일어난 사리 클럽 앞에 세워진 미니밴에서 내려 근처의 다른 차에 옮겨 탔으며 이 직후 미니밴이 폭발했다는 것. 한편 선데이 타임스는 파루크의 자백을 인용해 그와 인도네시아 테러 단체들이 서방과 인도네시아 이스라엘을 겨냥한 일련의 음모를 진행했었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 항공기 납치 후 이스라엘 목표물로 돌진 △5월 미국 인도네시아 해군 합동훈련 중 미 해군 함정 폭파 음모 △청산가리가 나오는 향수병을 이용한 화학 공격 음모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미국인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무차별 사격 음모 등이다. 이 중 무차별 사격 음모는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