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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9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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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무사회(회장 임향순·林香淳)는 29일 “정부가 공인회계사를 지나치게 많이 뽑아 기업 세무업무를 대리하는 세무사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무사회는 정부가 회계시장의 수급을 감안하지 않고 턱없이 많은 공인회계사를 뽑는 바람에 상당수의 공인회계사들이 곧바로 세무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임 회장은 “지금도 회계법인에 속하지 않고 개인사무소를 내 사실상 세무사를 주업으로 하는 공인회계사가 1300명에 달한다”며 “합격자들이 회계법인 수습을 받지 못해 처음부터 세무사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CPA 시험에 합격해도 2년간 회계법인이나 기업 등에서 실무 수습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정식으로 공인회계사로 활동할 수 없으며 기업 외부감사(監査) 업무를 할 수 없다. 반면 CPA 시험에 합격하면 2년 수습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세무사 자격증이 바로 주어지므로 세무사로 활동할 수는 있다.
작년까지는 CPA 시험에 합격하면 대부분 회계법인에서 수습을 마칠 수 있었으므로 수습 후 회계법인에서 몇 년간 근무하다가 개인사무소를 내 회계사와 세무사를 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부는 올해 800명의 세무사를 새로 뽑을 것을 요청했지만 세무사회에서는 603명을 최종 합격자로 뽑은 상태.
현재 세무사로 개업해 세무사회에 등록한 사람은 모두 4900여명(공인회계사 제외). 공인회계사회에 등록된 CPA는 개인사무소 1300명, 회계법인 소속 3000여명 등 총 430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는 회계사 수습제도를 손질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이용섭(李庸燮)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시험만 합격하면 자리가 자동으로 보장되던 시대는 끝났다”며 “회계사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회계시장이 더 투명하고 서비스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치러진 36회 CPA 자격시험 합격자 1014명 중 연수를 받고 있는 사람은 741명이지만 이 가운데 수습기관이 확정된 사람은 408명에 불과하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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