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精子 "칼슘이온 먹으면 힘 펄펄"

  • 입력 2001년 10월 15일 19시 37분


정자가 격렬하게 수영을 쳐서 난자에 도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발견됐다. 이 단백질이 발견됨으로써 새로운 피임약의 개발은 물론 불임 치료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

이 단백질은 정자 꼬리의 막에 채널을 만든다. 이 채널은 막의 바깥에서 칼슘 이온이 들어오게 함으로써 꼬리가 운동을 할 수 있게 조절을 한다.

모든 사람은 이 칼슘 채널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오직 정자 세포에서만 스위치가 켜져 작동한다. 따라서 이 채널에 작용하는 약을 찾아내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피임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버드의대 데지안 렌 박사팀은 “남성용 피임약의 개발에 이번 연구 결과가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렌 박사팀은 정자에 이온 채널이 없는 돌연변이 쥐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모두 불임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돌연변이 쥐의 정자들은 운동 능력이 평소의 3분의 1로 떨어졌으며, 난자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방향감각도 둔해졌다.

특히 이 채널에 이상이 있는 정자는 여성의 몸 속에 들어가도 흥분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정자는 여성의 몸 속에 들어가면 여성이 보내는 화학적 신호에 반응해 움직임이 매우 격렬해진다. 이 흥분 상태로 인해 정자가 난자 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돌연변이시킨 정자는 이런 흥분 상태가 너무 미약해서, 난자의 바깥 막을 제거했을 때에만 수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따라서 칼슘 채널에 결함이 있을 경우 이는 남성 불임의 원인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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