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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일 2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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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대국민 강좌였다. 특유의 아집과 독선, 궤변, 대안 없는 공허한 내용이었다. 대통령 혼자 독무(獨舞)를 췄다는 게 국민의 생각이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 “김정일(金正日)이 답방만 하면 한반도에 장밋빛 미래가 도래할 것처럼 강조한 데에는 위태로움마저 느낀다”며 “다만 실업문제와 정치개혁이 미흡했다고 인정한 것만은 그나마 다행이다”고 비아냥댔다.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는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려고 노력은 했지만, 억지 논리와 군색한 변명이 많았다”며 “대구에 갔더니 시민들이 다 TV를 껐더라”고 전했다.
이한구(李漢久)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경제 업적을 너무 과대 평가하는 것 같고, 민생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인식이 덜 되어 있더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경제가 하반기에 좋아진다고 하는데 그 전제 조건인 미국 경제와 구조조정이 다 좋지 않다. 또 정부가 북한에 직접 퍼준 것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 정부보다는 민간이 퍼준 게 더 많다. 이런 점을 자꾸 속이려고 해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당직자들은 아예 TV 중계를 보지 않았다.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양정규(梁正圭)부총재와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 등은 “약속이 있어 못봤다”, “솔직히 그 양반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TV 3사의 생중계를 비난한 뒤 야당에도 반론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