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우리밀 칼국수맛 이색 입씨름

  • 입력 2001년 2월 13일 21시 27분


대학 교수와 가톨릭농민회장 출신인 농민운동가가 우리밀 칼국수의 맛을 놓고 이색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다.

논쟁을 벌이고 있는 인물은 울산대 식품영양학과 송재철(宋在徹·54)교수와 가톨릭농민회장(90∼92년) 출신으로 현재 사단법인 우리밀살리기운동 부산 경남 상임본부장을 맡고 있는 장태원씨(張泰元·63).

송교수는 지난 2일자 울산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 직원의 말을 빌려 “우리밀 칼국수는 끈기가 없고 맛이 없으며 면발이 흐느적거려 젓가락으로 후려(감아) 먹을 수가 없다. 또 입속에서의 감촉은 껄끄럽고 매우 거칠어 꼭 풀을 쑤어 먹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송교수는 또 “우리밀에는 쫄깃쫄깃하게 만들어주는 ‘글루텐’이라는 성분이 적은데다 밀가루로 만든 뒤 품질개량 공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맛이 없다”며 “우리밀에도 새로운 가공기술을 도입해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89년부터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장 본부장이 발끈했다.

장 본부장은 12일자 같은 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우리밀 칼국수의 끈기가 수입밀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풀을 쑤어 먹는 느낌’이라고 말한 송교수의 주장은 악의적인 표현”이라며 “밀가루가 반드시 쫄깃해야 한다는 것은 편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 본부장은 또 “우리밀은 글루텐 함량이 낮아 쫄깃한 맛은 떨어지나 정제를 덜 함으로써 밀 고유의 영양소나 구수한 맛은 오히려 수입밀에 비해 월등하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