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日'식탁차림 대회' 3연속 입선 김영애씨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32분


“우리 음식은 맛은 깊지만 시각적인 면에서 세련미가 부족한 것 같아요. 같은 음식이라도 상차림을 깔끔하고 먹음직스럽게 하면 주부의 감각이 한층 돋보이지요.”

상사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일본에 간 평범한 한국 주부가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서 해마다 열리는 테이블 코디네이트 대회에서 3년 연속 입선했다. 6년간 짬짬이 테이블 코디네이트를 공부했다는 김영애(金榮愛·52)씨.

10일부터 도쿄돔에서 열리고 있는 ‘아름다운 식공간 콘테스트’에서 유기그릇을 중심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그의 출품작 ‘아시아 맛’은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테이블 코디네이터는 우리나라에선 다소 낯설지만 일본에서는 전문직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 독창적인 상차림을 선보이는 이번 대회에만 모두 1000여점이 출품됐으며 그 중 입선작 60점만이 전시돼 심사중이다.

99년 대회 때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딸과 사위를 위하여’라는 작품으로 특별상을, 지난해에는 ‘할머니와의 추억’으로 오사카가스상을 받았던 김씨는 주로 한국의 전통그릇을 활용해 현대적인 멋을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통 가정에서는 비싼 전통식기는 세트로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워하지만 한 두 개만 사용해도 식탁에 포인트를 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전통식기를 생활 속에서 자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지난해 일본에서 테이블 코디네이터 사범자격증 2급을 따낸 뒤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전통상차림을 가르치기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에 한달에 한번씩 방문해 주부교실을 열고 있다.

곧 1급 자격증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는 그는 “귀국하면 우리 음식의 맛을 제대로 전하면서 아름답고 품위 있게 식탁을 꾸미는 상차림을 널리 보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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