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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7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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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 세이커스 김태환 감독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김감독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트리플포스트’를 계속 밀고 갈 것인지 아니면 예전처럼 ‘스피드와 외곽슛’의 팀컬러로 복귀할 것이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김감독은 데릴 프루와 박도경을 영입한 후 이전과는 다른 트리플포스트 작전을 주 메뉴로 쓰고 있다.하지만 김감독을 고민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 작전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고 ‘18번’인 스피드를 앞세운 속공과 외곽슛을 다시 꺼내들기도 꺼림직하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플레이오프가 걱정되기 때문.
에릭 이버츠-박도경-대릴 프루로 이어지는 트리플포스트를 앞세우자니 정규리그 성적이 안 좋을 것 같고 이 카드를 버리면 플레이오프에서 고전할 것 같아 김감독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새롭게 LG의 사령탑에 앉은 김감독은 시즌 개막과 함께 빠른 속공과 정확한 3점포로 중무장, ‘공격농구’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잘나가던 김감독에게도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고민이 있었다. 바로 ‘높이’였다.
농구가 ‘확률싸움’이라는 것은 상식. 김감독 역시 아무리 잘해도 50%가 넘지않는 3점포로 승부를 결정내야만 하는 LG의 한계 절감하고 있었던 것.
특히 ‘확실한 센터’를 보유, 확률높은 골밑공격을 위주로하는 팀들과의 경기는 고전을 면치 못해 대책이 필요했다.
김감독은 고민끝에 알렉스 모블리를 버리고 2m의 장신 프루를 영입,일단 포스트를 강화했다. 또 허남영을 SK에 내주고 백업 센터 박도경을 데려오는 강수를 택했다.
그러나 LG의 트리플포스트는 아직 손발이 맞지 않아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속공과 외곽슛 기회를 잠식한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문제는 플레이오프.
‘공격은 관중을 즐겁게 하고 수비는 우승을 가져다 준다’는 농구의 격언처럼 단기전의 승부를 좌우하는 것은 수비.
LG가 예전처럼 외곽슛 위주의 플레이로 돌아선다면 한층 강화된 상대의 수비에 고전 할 것은 뻔하다.그러니 우승을 노리는 김감독으로선 트리플포스트에 애착이 갈 수 밖에 없다.
‘높이냐 아니면 스피드와 외곽포냐’ 김감독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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