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일할 나이에 퇴직이라뇨』
최근 대전 서구 둔산동 향촌아파트(1천6백50가구)에서는 색다른 주민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아파트 관리회사인 ㈜J산업측이 60세이상 경비원을 정년퇴직시키려 하자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
서명운동에 먼저 나선 112동(90가구)주민들은 『나이든 분들이 젊은 사람들 보다 더 아파트를 내집처럼 여겨주고 어린이들도 잘 보살펴준다』며 『경비업무에 아무 지장없는 그들을 나이 만을 이유로 퇴직시키면 그들이 갈 곳은 어디냐』고 말했다.
정년퇴직제가 도입될 경우 이 아파트에서 올해안에 그만두어야 할 경비원은 모두 19명(전체 42명). 전직 교사, 교회장로, 사업가, 법원직원 출신인 이들은 한달 월급 60여만원에 경비, 열쇠 및 우편물 관리 등 24시간 교대근무를 거뜬히 해내고 있다.
회사측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끝내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경비원은 『새로운 일을 얻어 기뻤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주민들은 이틀만에 전체 90가구중 85가구로부터 찬성의견을 받았다.
이같은 서명운동이 확산되자 회사측은 『곧바로 시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민여론을 들어보겠다는 것이었다』며 한발짝 후퇴하는 태도를 보였다.
〈대전〓이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