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김종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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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스포츠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골프, 농구, 야구, 라켓 종목 등을 체험하며 취재해왔습니다. 사람과 사랑, 땀과 꿈을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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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8~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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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 왓슨“롱런 비결? 공 치며 화 다스릴줄 알아야”

    ■ PGA투어 ‘송도 챔피언십’ 참가 위해 방한 61세 톰 왓슨지난해 7월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환갑의 골퍼는 우승 문턱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눈앞에 아른거렸던 클라레 저그(우승자에게 주는 와인 주전자)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꿈이 거의 이뤄질 뻔했다”고 아쉬움을 토해내긴 했어도 그의 입가에는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 패배를 받아들이는 여유가 보였다. 6일 한국을 찾은 톰 왓슨(61·미국)의 얼굴에는 깊게 팬 주름에 여전히 온화함이 떠나지 않았다. 왓슨은 10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코리아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투어 포스코건설 송도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몇 년 전 한 프로모션 행사에 참석하려고 방한한 뒤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왓슨은 7일 숙소인 쉐라톤 인천호텔에서의 사인회,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골프장에서 열린 에쓰오일과 아담스골프가 주관하는 프로암대회 참석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숙소에서 골프장까지 헬기편으로 이동할 때 그는 미국과는 다른 국내 풍광에 호기심을 드러냈다. “한국에는 산마다 무덤이 참 많은 것 같다. 수도권에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당초 일기예보와 달리 날씨가 화창하자 그는 “한반도를 지나간다던 태풍이 슬라이스를 낸 것 같다.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전세기편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전날 밤 인천공항에 도착해 여독도 풀리지 않았지만 그는 행사 내내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자상한 할아버지처럼 참석자들의 사인 요청과 사진 촬영에 일일이 응하느라 일정이 지연될 정도였다. 시타식에서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클럽을 동반자들에게 기꺼이 빌려줘 역시 진정한 프로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한국 골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의 남녀 골프선수들은 정말 대단하다. 특히 신지애는 세계 정상의 실력을 갖췄다.” “평소 먹고는 싶었으나 기회가 없던 한국 음식을 실컷 먹고 싶다”고 한 왓슨은 “김치를 유일하게 먹었을 뿐”이라며 웃었다. 골퍼로서 장수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한번도 골프를 하면서 화를 못 다스린 적이 없다. 늘 밝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며 “부모님의 밝은 성격과 가정교육 덕분”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클럽챔피언 출신 아버지에게 그립과 스탠스 같은 기본기를 철저히 배운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도 이 두 가지를 강조하며 “골프에 왕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메이저 8승을 포함해 PGA투어에서 39승을 거둔 왓슨. 화려한 경력을 뒤로한 채 60대 접어든 그의 존재감은 오랜 세월 속에서 여전히 무겁게 느껴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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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居鎭川…진천 국가대표 훈련장 내년 9월에 개원

    예부터 생거진천(生居鎭川)라는 말이 있다. 충북 진천은 평야가 넓고 토지가 비옥해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뜻이다. 그런 진천이 이제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요람으로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국가대표 종합훈련장이 지난해 2월 착공 후 내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에 한창이다. 개원을 1년 앞둔 9월 현재 골조 공사가 완료돼 약 43%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내년 8월까지 마감공사, 도로포장, 조경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진천 훈련원이 개원되면 대표팀 훈련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일부 종목 선수들은 태릉선수촌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채 촌외훈련을 하고 있다. 종목마다 배정된 태릉선수촌 훈련 일수를 초과해 방을 빼야 해서다. 사격 대표팀은 창원사격장을 이용하면서 여관방을 전전하고 있어 어린 선수들에게는 교육 차원에서도 문제가 됐다. 선수 수용에 한계를 드러낸 태릉선수촌의 대안이 될 진천 훈련원은 수영장, 사격장, 다양한 구기 종목을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체육관, 350명 수용 규모의 숙소 등이 건립된다. 메달의 산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영장에는 경영은 물론 수구,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다이빙 등의 훈련이 가능하다. 올림픽 규격에 맞춰 설계된 사격장에는 클레이사격장까지 갖춰 태릉사격장 철거 문제로 속을 태웠던 사격인들도 고대하고 있다. 내년 이맘때면 14개 종목 300명의 선수가 최신식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박필순 진천 훈련원 운영준비 TF 팀장은 “선수들이 밀도 있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세계 7위의 성적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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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z Golf]한일전 보러 제주 갈까… PGA 보러 인천 갈까

    골프팬이라면 다음 주에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할지 모른다. 국내에서 굵직한 프로대회 2개가 똑같은 시기에 열리기 때문이다. 6년 만에 재개하는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한일국가대항전과 국내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인 포스코건설 송도챔피언십이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의 열전을 치른다. 한일전 장소는 제주 해비치골프장이고 송도챔피언십은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개최된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지만 골프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으려다 보니 일정이 겹쳤다. 양대 빅 이벤트에 앞서 가상의 홍보 담당자 김한일 씨와 이송도 씨를 통해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김한일=어떤 스포츠 종목이든 한일전은 팽팽한 라이벌 관계 속에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 골프 대회 최초로 한일 양국 응원 서포터스도 구성했다. 한장상 단장이 이끄는 한국 팀은 국내 1, 2위 김대현과 배상문을 중심으로 젊은 피들이 대거 포진했다. 10명의 한국 팀 평균 나이는 24.4세로 일본(32.8세)보다 8세 이상 어리다. 챔피언스투어는 노장들의 무대 아닌가. ▽이송도=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준우승자 톰 왓슨을 비롯해 베른하르트 랑거, 마크 오메라 등 이름만 들어도 골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선수가 많다. 이들의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올 시즌 챔피언스투어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75.4야드이며 이 부문 1위 기록은 296.9야드다. 중년의 주말골퍼들이 한 수 배우기에는 제격이다. ▽김한일=아오키 이사오가 단장을 맡은 일본 팀에는 최고 인기 스타 이시카와 료가 포함됐다. 이시카와의 출전으로 일본 관광객과 취재진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어 업무가 힘들 지경이다. ▽이송도=영원한 현역 최상호 박남신 최광수 등 4명의 한국 선수가 60명의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총상금 300만 달러에 우승 상금만도 45만5000달러에 이른다. 랑거는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해 상금 선두다. ▽김한일=해비치골프장은 대회 준비를 위해 3월부터 리뉴얼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달 23일부터 3주 동안 내장객을 받지 않고 있다. 최상의 코스에서 최상의 기량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송도=대회는 54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진행된다. 니클라우스가 심혈을 기울인 코스도 볼거리다. 국내 최초의 도심형 클럽이라 상하이나 두바이처럼 고층 건물 사이에서 골프를 관전하는 이국적인 묘미가 색다르다. ▽김한일=첫째 날은 2인 1조로 번갈아 공을 치는 포섬 매치가, 이튿날은 2인 1조로 각자 플레이해 잘 친 한 명의 스코어로 승패를 가리는 포볼 매치가 펼쳐진다. 마지막 날에는 일대일 홀 매치 플레이가 이어진다. 이기면 1점, 무승부는 0.5점을 배분한다. 우승 팀에는 퍼터를 형상화한 트로피와 40만 달러가 주어진다. 패한 팀도 20만 달러를 받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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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운 태풍… 인천월드컵경기장 ‘너덜너덜’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2일 오전 8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인천월드컵경기장에 있는 구단 사무실을 찾았다. 태풍 곤파스가 수도권을 강타하면서 홈구장이 심각한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순간 최고 초속 30m를 넘나드는 강풍에 이날 새벽 경기장 지붕막 24개 가운데 동남쪽의 7개가 찢어졌다. 피해액은 100억 원 안팎이나 된다. 허 감독은 4일 오후 8시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뜻 깊은 K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흉물로 변한 지붕을 보며 한숨을 쉰 허 감독은 “다행히 잔디 상태는 문제가 없어 경기는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설관리공단은 야간경기에 대비한 조명과 전기 설비 등의 긴급 수습에 나섰다.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 같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곤파스의 위력 앞에 국내 스포츠 현장도 파행을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두산-SK전은 취소됐다. 잠실구장 지붕과 전광판, 외야 광고판 일부가 파손됐고 관중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 국내 여자프로골프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신애는 이날 오전 6시 4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집에서 경기 화성시 리베라골프장으로 떠나려다 발길을 멈췄다. 3일 개막하는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에 앞서 프로암대회에 참가하려다 취소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안신애는 “유학 시절을 보낸 뉴질랜드에서도 보기 힘든 바람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리베라골프장에서 쳐본 일이 없어 오늘 코스를 파악해보려 했는데 중요한 라운드가 무산돼 안타깝다”고 했다. 허정구배 제57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3라운드도 취소됐다. 대한골프협회는 2일 대회 장소인 성남 남서울골프장이 도저히 대회를 열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판단해 경기를 3라운드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남서울골프장은 10m가 넘는 아름드리나무 150그루가 뽑혀 직원들이 총출동해 피해 수습작업을 벌였다. 같은 경기도이긴 해도 여주 솔모로골프장의 한국프로골프 메리츠 솔모로오픈은 바람 피해가 덜해 정상적으로 1라운드를 치렀다. 성남 국군체육부대는 영내 소나무 300그루가 뽑혀나가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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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프 탈출샷 순간 스파크… “불이야!”

    모처럼의 골프 라운드. 티 박스에 올라가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낮은 궤적을 그린 클럽은 아뿔싸 뒤땅. 불꽃이 퍽 하고 일어난다. 이 광경을 지켜본 동반자의 미소 띤 한마디. “불나겠네. 조심해.” 주말골퍼 사이에서 흔히 나올 법한 농담이지만 실제로 골프를 치다 큰 산불로 번진 황당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AP통신 등 주요 언론은 지난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의 고급 주택지인 셰이디 캐니언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던 한 골퍼가 산불을 냈다고 1일 보도했다. 사연은 이랬다. 이 골퍼는 바위가 널려 있는 러프에 공을 빠뜨린 뒤 7번 아이언을 꺼냈다. 공을 빼내려다 바위를 강하게 때려 불꽃이 일면서 마른 풀에 튀어 불이 붙었다. 건조한 날씨 속에 주변에는 불이 잘 붙는 관목참나무와 고사목 등이 있어 불길은 삽시간에 번졌다. 오렌지카운티 소방대원 150여 명에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수천 갤런의 물을 뿌려가며 진화에 나섰지만 12에이커(4만8562m²·약 1만4690평)를 태우고서야 겨우 진화됐다. 현지 소방서의 그레그 맥권 씨는 “화재를 일으킨 골퍼는 셰이디 캐니언 주민으로 실화 책임은 없다”며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누리꾼의 댓글이 쏟아졌는데 부싯돌이 된 아이언의 모델이 테일러메이드의 ‘버너(Burner)’라거나 ‘파이어솔(Firesole)’이라는 재치 있는 글도 있었다. 한 언론은 이제 골프장에서 미스 샷을 하면 공을 조심하라며 외치는 ‘포어(Fore)’를 대신해 ‘불이야(Fire)’를 외쳐야 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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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력 달린 이용대 “남자복식 한 우물”

    한국 셔틀콕의 간판스타 이용대(22·삼성전기·사진)는 30일 끝나는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안았다. 대회를 앞두고 대만오픈에서 우승하며 기대를 부풀렸기에 실망이 더 컸다. 정재성(국군체육부대)과 짝을 이룬 남자 복식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포인트를 결정지어야 할 대목에서 번번이 상대 리턴에 막히며 고전했다. 혼합 복식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합작했던 이효정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16강전에서 무너졌다. 이용대는 “나름대로 준비했는데 부족한 점이 많았다. 체력 보강이 시급했다. 힘이 달리다 보니 집중력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기권한 뒤 3개월 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현재 완쾌됐지만 자신감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대표팀 김중수 감독은 “7월 말에야 겨우 훈련을 시작했기에 운동량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이용대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혼합 복식까지 겸업하며 두 마리 토끼를 쫓기보다는 남자 복식에서 한 우물을 파는 게 낫다는 지적이 많다. 김 감독은 “당분간 이용대를 남자 복식에 집중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9일 열린 남자 단식 4강전에서는 전날 대회 4연패를 노리던 강호 린단(중국)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박성환(상무)이 타우픽 히다야트(인도네시아)에 0-2(10-21, 20-22)로 졌다. 혼합 복식 4강전에서도 고성현(김천시청)-하정은(대교) 조가 중국의 정보-마진 조에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동메달 2개로 대회를 마감했다.파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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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선수권 유치 한 표를” 구미시 총력전

    30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피에르 드 쿠베르탱 체육관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대회 기간 경기장 주변에는 대형 플래카드를 두른 승합차가 각국 선수단과 관중의 눈길을 끌었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는 한국 구미에서 유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경북 구미시는 국내 최초로 세계선수권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구미시는 전통적으로 배드민턴과 인연이 많은 데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도시 위상을 끌어올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남유진 시장을 비롯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유치에 매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배드민턴의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하기에 구미시는 성기조 구미시체육회 부회장과 오종환 경북배드민턴협회 전무, 담당 공무원 등을 파견해 유치전에 나섰다. 이들은 유치 도시가 결정되는 내년 5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이사회에 참가하는 이사 25명을 일일이 접촉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발품을 팔아 정성껏 준비한 기념품을 전달하고 구미 유치의 당위성과 차별화된 대회 운영 방안 등을 설명하며 구슬땀을 쏟았다. 한국 대표팀 김중수 감독도 다른 출전국 관계자들에게 홍보의 목소리를 높였다. 2013년 세계선수권에는 구미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덴마크 코펜하겐 등 5, 6개 도시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파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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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배드민턴선수권 ‘더위-도둑-텃세’ 3重苦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피에르 드 쿠베르탱 체육관은 1937년에 개관됐다. 오랜 역사를 지녔지만 냉방이 안 돼 선수들은 찜통에 들어온 것처럼 서 있기만 해도 진땀을 쏟았다. 게다가 최근 프랑스에서 배드민턴 인기가 높아져 연일 매진으로 4000명 가까운 관중이 찾아 코트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이용대(삼성전기)는 “마치 사우나에 있는 것 같아 쉽게 지친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국 대표팀 강경진 코치는 “덥고 습한 환경에 익숙한 동남아 선수들과 체격이 뛰어난 유럽 선수들이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선수단 지정 숙소인 아디지오1 아파트호텔은 때 아닌 방범주의보가 내려졌다. 대회 개막 직후 대만과 태국 선수들의 방에 도둑이 들어 피해를 봤다. 대만 선수들은 자고 있는 사이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와 지갑에 5유로만 남긴 채 나머지 현금과 카드 등을 모두 털어갔다. 남자단식에 출전한 손완호(인하대)는 프랑스 심판의 어이없는 오심에 휘말려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유럽 심판의 주심 배정이 두드러졌다. 개최 대륙이라는 홈 어드밴티지에 세계배드민턴 무대에서 유럽의 입김이 거세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은 네트 너머 상대뿐만 아니라 더위-도둑-심판 텃세라는 3중고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았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11월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악조건이 예상된다.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7일 열린 혼합복식 8강전에서 세계 12위 고현성(김천시청)-하정은(대교) 조는 세계 9위인 인도의 브이 디주-구타 알라 조를 2-0(21-16, 21-19)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남자복식 세계 7위 이용대-정재성(상무) 조는 상대 전적에서 최근 8연승을 달렸던 세계 1위 쿠키엔켓-탄분헝 조(말레이시아)와의 8강전에서 71분간의 접전 끝에 1-2(25-23, 13-21, 14-21)로 역전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파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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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0억+α ‘돈잔치’… 왕중왕 가린다

    2007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가 처음 도입됐다. 야구나 농구 같은 포스트시즌 제도로 흥미를 끌어올릴 취지였지만 소문난 잔치는 별 볼일 없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때문이었다. 우즈는 원년 플레이오프 때는 네 번의 대회 중 첫 대회를 출전하지 않고도 독주 끝에 싱겁게 챔피언에 올랐다. 우즈가 무릎 수술로 불참해 맥이 빠진 2008년에는 비제이 싱(피지)이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해에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필 미켈슨(미국)이 정상에 올랐으나 플레이오프 타이틀은 평소 포인트를 두둑이 쌓았던 우즈에게 돌아가 짜릿한 역전 승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에는 비로소 플레이오프다운 치열한 접전이 기다리고 있다. 묘하게도 우즈가 극도의 부진을 보이면서 스타들의 혼전 양상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26일 미국 뉴저지 주 파라무스의 리지우드골프장(파71)에서 개막하는 바클레이스대회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 첫 대회다.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125명이 출전해 2차전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 나설 100명을 추린다. 여기서 70명을 가려 BMW 챔피언십을 치른 뒤 30명이 투어 챔피언십을 거쳐 1000만 달러(약 120억 원)의 보너스를 챙길 페덱스컵 챔피언을 가린다. 4개 대회의 상금 합계만 해도 3000만 달러(약 360억 원)에 포인트에 따라 출전 선수에게 할당될 3500만 달러(약 420억 원)의 보너스까지 걸려 있는 돈 잔치다. 페덱스컵 랭킹 112위에 처져 있는 우즈는 첫 대회에서 50∼57위의 성적을 거둬야 다음 대회에 나설 수 있다. 이혼 발표 후 첫 출전이라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쏠릴 게 분명하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극복하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서바이벌게임의 사활이 걸렸다. 올 시즌 9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는 우즈는 페덱스컵 포인트에 따라 발표된 1라운드 조 편성에서 가장 이른 시간인 26일 오전 7시 10분(한국 시간 오후 8시 10분) 무명의 캐머런 베크먼, 트로이 매트슨과 같은 조로 티오프하게 돼 달라진 처지를 새삼 실감하게 됐다. 우즈가 주춤거리는 틈을 노려 어니 엘스(남아공), 스티브 스트리커와 짐 퓨릭, 미켈슨(이상 미국) 등이 1인자 등극을 노리고 있다. 코리안 군단에서는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 나상욱 앤서니 김이 도전장을 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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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자료 5955억원, 우즈 결국…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가 결국 이혼했다.우즈와 스웨덴 출신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30)의 변호인들은 23일 성명을 내고 플로리다 베이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이혼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2004년 10월 5일 카리브 해의 바베이도스에서 178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초호화 결혼식을 올렸던 이 부부는 6년 만에 파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인 11월 27일 우즈가 일으킨 의문의 심야 교통사고를 계기로 섹스스캔들을 쏟아낸 지 9개월 만이다. AP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은 두 사람이 참석한 이혼 재판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끝났다고 보도했다.이들은 변호인을 통해 “우리의 결혼생활이 끝나 슬프다. 서로 앞날이 잘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앞으로도 우리는 두 자녀의 부모이다. 그들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혼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세 살 된 딸 샘과 19개월 된 아들 찰리를 둔 이들은 공동양육권을 갖기로 했다. 위자료는 최소 1억 달러(약 1191억 원)에서 최대 5억 달러(약 5955억 원)로 전해졌다. 미국의 포천지는 지난해 우즈의 총수입이 스포츠 스타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노르데그렌은 우즈의 사생활에 관련한 어떤 인터뷰, 자서전 발간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이들의 이혼 소송 비용은 397.5달러. 통산 82승 가운데 결혼 기간 36승을 거뒀던 우즈는 이혼을 계기로 새로운 골프 인생을 걷게 됐다. 우즈는 성추문 후 끝 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9개 대회에서 우승 없이 상금 랭킹은 83위로 처졌다.AP통신은 우즈 부부가 7월 첫째 주에 이혼서류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AT&T내셔널에 출전했던 우즈는 4라운드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처럼 복잡한 개인 문제 속에서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스윙이 흔들려 정확도가 낮아졌고 날카롭던 퍼트도 무뎌졌다. 성적인 욕구 불만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혼을 통해 골프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싱글 대디가 된 우즈는 26일 개막하는 PGA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에 출전한다. 페덱스컵 포인트 112위에 처진 우즈는 이번에 상위권에 들어야 포인트 랭킹 100위 이내만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 나설 수 있어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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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로피 없는 최강 ‘시련의 김송희’

    김송희(22·하이트)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평균 타수 1위를 달리고 있다. 69.94타로 유일하게 60대 스코어다. 하지만 아직 우승은 없다. 2007년 LPGA투어 데뷔 후 84개 대회를 뛰고도 정상과는 인연이 멀었다. 트로피가 없는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연말에 대회 타이틀 없이 최저타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어 트로피가 돌아가는 흔치 않은 장면이 나올지 모른다. 23일 미국 오리건 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리지골프장(파72)에서 끝난 세이프웨이 클래식. 김송희는 전날 3타 차 선두였던 미야자토 아이(일본)와 챔피언 조에서 맞붙었다. 미야자토가 주춤거리는 틈을 노려 추격에 나섰다. 11번 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오른쪽 러프에 빠졌지만 개울을 넘겨 절묘한 칩인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에 나섰다. 3연속 버디. 이쯤 되면 분위기를 가져올 만했지만 오히려 스스로 무너졌다. 13번 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한 뒤 14번 홀(파3)과 16번 홀(파3)에서 벙커를 전전하며 보기를 추가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결국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4위(8언더파)에 그쳤다. 김송희는 최근 23개 대회에서 18차례나 톱10에 들었다. 올 시즌 버디도 222개로 이 부문 1위다.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기는 해도 정상을 향한 결정적인 고비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마지막 라운드에 스코어가 치솟거나 대회 초반 부진하다 뒤늦게 몰아치는 등 엇박자가 많았다. 김송희와 절친한 사이인 최나연, 신지애와 동갑내기 김인경 오지영 박인비 등이 모두 우승을 했기에 혼자만 남았다는 부담감도 커 보인다. 갑상샘 기능에 이상이 있어 접전 상황에서 심하게 흔들린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송희의 전담 코치 로빈 사임스(북아일랜드)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신감만 키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야자토는 합계 11언더파로 시즌 5승째를 거두며 세계 랭킹 2위에서 1위에 복귀했다. 미야자토는 상금 선두(131만1818달러)에 오르며 최나연(129만7082달러), 신지애(125만8048달러)와 치열한 상금왕 경쟁을 예고했다. 최나연이 공동 2위(9언더파), 신지애와 김인경이 공동 6위(7언더파)를 차지한 것을 포함해 한국 선수 5명이 톱10에 들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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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선 거친 印아트왈 첫 정상…PGA 윈덤챔피언십

    2007년 3월 10일. 그의 머릿속에서 평생 지워지지 않을 날짜일 것이다. 인도의 프로골퍼 아르준 아트왈(37). 그는 당시 미국 올랜도 인근의 아일워스골프장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와 9홀 연습 라운드를 마친 뒤 임신한 아내와 두 살배기 아들이 기다리던 집을 향했다. 고속도로에 오른 그의 BMW M6 쿠페 차량은 제한 속도 시속 75km 구간에서 한 벤츠 차량과 스피드 경쟁을 벌였다. 160km 가까이 가속을 내던 중 상대 차량이 코너를 돌다 도로를 이탈해 나무와 담장에 연이어 부딪혔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찌그러진 차량 안에 있던 한국계 운전자는 사망했다. 아트왈은 백미러를 통해 이 장면을 목격했다. 현지 검찰로부터 징역 30년을 구형받기도 했던 그는 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판결로 사법처리는 면했다. 하지만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양쪽 어깨 부상으로 4개월을 쉬어야 했다. 올해 들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복귀했어도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세계 랭킹은 450위까지 곤두박질쳤다. 더 잃을 게 없던 그는 2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의 시지필드골프장(파70)에서 개막한 윈덤챔피언십에 출전권이 없어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했다. 이번 주 페덱스컵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에 강자들이 대거 불참한 사이에 선두를 질주했다. 연습 파트너였던 우즈는 수시로 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23일 끝난 최종 4라운드에서 아트왈은 3타를 줄여 합계 20언더파로 우승했다. 2004년 인도인 최초로 PGA투어에 진출한 뒤 오랜 가시밭길 끝에 꿈을 이뤘다. 유럽과 아시아투어를 전전하던 그는 당연히 인도인 최초의 PGA 챔피언에 오르며 ‘인도의 박세리, 최경주’라는 찬사를 들었다. 당초 내년 투어 잔류가 힘들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2년 동안의 투어카드를 확보하며 91만8000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월요 예선 통과자가 챔피언이 된 것은 1986년 프레드 워즈워스가 서던오픈에서 우승한 뒤 24년 만이다. 우즈는 지난해 11월 집 근처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우즈에게 아트왈의 재기는 남의 일 같지 않을 것 같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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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4전85기… 함영애 ‘깜짝주연’

    함영애(23·세계투어·사진)가 우승을 결정지은 뒤 10명 가까운 동료 선수가 몰려들어 맥주와 음료를 부었다. 그중에는 같은 조로 맞붙었던 서희경(공동7위·하이트)도 있었다. 보기 드문 무더기 축하 세례였다. 따뜻한 성격과 뛰어난 붙임성을 지닌 함영애의 첫 승을 자신의 일인 듯 기뻐했다. 함영애는 22일 제주 서귀포시 더클래식골프장(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합계 13언더파로 우승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KLPGA투어 85개 대회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그는 고마워할 사람이 참 많았다. 나흘 동안 무더위에도 늘 곁을 지킨 캐디는 친언니 함영미(25)였다. 언니도 프로골퍼 출신으로 2007년에는 함께 투어 생활을 했다. 올해부터 동생의 캐디백을 맡은 언니는 자신이 못 이룬 우승의 꿈을 대신 이룬 동생과 얼싸안으며 눈물을 쏟았다. 챔피언 조에서 맞붙은 서희경은 고덕호 프로 밑에서 동문수학하는 사이. 지난겨울 하와이에서 서희경과 함께 훈련하며 큰 도움을 받았다. 당시 함영애는 저녁에 고기를 먹던 동료들과 달리 숙소에 혼자 남아 삶은 달걀을 먹으며 7kg 가까이 감량을 해 우승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함영애는 “경험이 많은 희경 언니가 오늘 16번홀에서 잘하고 있으니 침착해라, 한 템포 죽이라 등 조언을 해줘 힘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상금 59위(2600만 원)에 그쳐 출전권을 놓친 뒤 시드전을 거쳐 투어에 잔류한 함영애는 1억2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135야드의 5번홀(파3)에서 9번 아이언으로 낚은 홀인원이 행운의 신호탄이었다. 주목받던 안신애와 조윤지는 공동 2위(11언더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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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z Golf]주방가구 ‘넵스’ 정해상 대표

    골프는 운동 중간에 뭔가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늘집에서 맛본 별미의 기억이 오랫동안 입안을 떠돌기도 한다. 맞춤형 주방가구 전문업체 넵스의 정해상 대표(49)는 한 술 더 뜬다. “골프와 요리는 아주 비슷한 데가 많아요. 둘 다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짜릿함을 줍니다.” 장갑을 벗을 때까지 알 수 없는 게 골프이듯 요리 역시 완성되는 순간까지 기다려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주방가구 업체로는 국내외를 통틀어 보기 드물게 골프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대회 개최와 프로골퍼 스폰서 등에 팔을 걷어붙였다. 19일 제주 서귀포시 더클래식골프장에서 개막해 22일까지 계속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총상금을 지난해 5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증액해 우승 상금만도 1억2000만 원에 이른다. 17번홀(파3)에는 수천만 원어치의 주방가구를 홀인원 부상으로 내걸었다. 골프장 곳곳에 예술 작품을 전시해 아트와의 접목을 꾀했다. 갤러리의 정숙을 요청하는 ‘조용히’ 피켓을 도마 모양으로 하고 홀 표시를 주방장갑으로 해 눈길을 끌었다. 대회 대행을 맡은 스포티즌과의 협력으로 스토리가 있는 차별화된 대회를 표방해 신선한 화제를 불렀다. 특이하게 프로골프대회에 늘 빠지지 않는 프로암대회를 없앤 대신 KLPGA투어에서 흔치 않은 4라운드짜리 대회로 늘렸다. “주방의 주인공은 요리사 아닙니까. 골프 대회는 선수와 팬 위주가 돼야 합니다. 3라운드보다 4라운드로 치르면 선수들에게 역전의 기회도 줄 수 있고 갤러리도 더욱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지 않을까요.” 5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탄탄한 체격을 지킨 정 대표는 축구 선수 출신. 서울 한양공고와 단국대, 한일은행 등에서 공격수로 뛰다 공군사관학교 교관으로 군복무를 했다. 줄곧 운동만 하다 은퇴 후 윤활유 영업으로 잔뼈가 굵었다. 화학 회사 근무 등을 거쳐 9년 전부터 넵스의 모기업인 이생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정 대표가 4년 전부터 이끌고 있는 넵스는 1986년 설립됐으며 최근 가파른 성장세 속에 지난해 매출액은 1368억 원. 구력 10년인 정 대표의 베스트 스코어는 2007년 이포골프장에서 기록한 76타. 연습 부족으로 요즘은 80대 중반만 쳐도 황송하다는 정 대표는 “멀리건과 컨시드는 절대로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록 실수를 했더라도 그 홀 또는 다음 홀에서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얘기. “좌우명이 벼랑 끝에 서 있는 남자입니다. 골프를 치다 보면 아주 작은 공이지만 뜻대로 안 되기도 하고 위기도 자주 맞지요. 포기하지 않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 희열을 느낍니다. 대회 관전을 통해 많은 분이 골프의 산해진미를 느끼시기 바랍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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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의 괴물’ 이종현, 수비가 무용지물

    연습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가볍게 까치발만 뛰고도 덩크슛을 펑펑 터뜨렸다.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내리 7점을 혼자 뽑았다. 그저 키만 큰 게 아니었다. 4m 안팎의 점프슛은 던지는 족족 골망을 흔들었다. 가로채기에 이어 20m를 드리블한 뒤 가볍게 속공까지 성공시킬 만큼 날렵했다. 경복고 센터 이종현(16). 장차 한국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꼽히는 그의 위력은 대단했다. 19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고려대총장배 전국고교농구대회(주최 한국중고농구연맹, 주관 고려대, 후원 동아일보). 제물포고와의 남고 1부 A조 첫 경기에 출전한 이종현은 몸 풀듯 28분만 뛰고도 양 팀 최다인 22득점,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경복고가 66-42의 완승을 거뒀다. 키 205cm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지닌 그는 공격뿐 아니라 무릎까지 내려올 정도의 긴 팔을 이용한 블록슛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수비능력도 돋보였다. 이종현은 “최고의 포스트맨이 되고 싶다. 힘과 체력을 보강하고 부상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고교 1학년이지만 그의 진로는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가 사활을 건 스카우트 전쟁을 예고했다. 서장훈 김주성을 능가한다는 평가 속에 몸값만도 5억 원을 육박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프로 직행 가능성까지 돈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 동국대 서대성 감독은 “중거리슛과 블록슛 능력이 탁월하다. 대학 형들과 맞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아직은 미완의 대기인 만큼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종현뿐 아니라 연세대에 진학할 예정인 졸업반 주지훈(203cm)과 김기윤(182cm)이 활약한 경복고는 첫 단추를 쉽게 끼우며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A조의 광신정산고는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의 아들 이동엽이 23점을 터뜨린 데 힘입어 군산고를 66-58로 꺾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dongA.com에 동영상▲초고교급 농구 센터 이종현 덩크슛▲초고교급 농구 유망주 이종현 인터뷰}

    • 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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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1 김주성’ 이종현을 지켜보자

    “잘 지켜보세요. 뭔가 큰일 낼 겁니다.” 남자 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과 김유택 코치가 벌써부터 주목하는 고교 유망주가 있다. 기아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이준호 씨의 아들인 경복고 1학년 이종현(16·사진)이다. 농구인 2세로 타고난 농구감각을 지닌 이종현은 뛰어난 하드웨어를 겸비했다. 키 205cm에 윙스팬(양팔 길이)은 220cm에 이른다. 지난해 전문의의 성장판 측정 결과 키가 216cm까지 자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휘문중을 거쳐 올해 고교무대 데뷔전이던 4월 연맹회장기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경복고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제2의 서장훈, 김주성이라는 평가를 듣는 이종현이 19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개막해 26일까지 열전에 들어가는 제5회 고려대총장배 전국고교농구대회 남고 1부에 출전한다. 센터 이종현이 골밑을 장악하는 경복고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올해 협회장기를 3연패한 울산 무룡고는 2008년 이후 2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린다. 전통의 강호 배재고,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의 아들 이동엽을 앞세운 광신정산고도 주목받는다. 11개팀이 출전한 남고 1부는 조별 풀리그를 거쳐 4강 토너먼트로 챔피언을 가린다. 이번 대회는 남고 2부가 신설돼 눈길을 끈다. 서울고 충암고 양천고 등 서울 12개 고교의 농구동아리팀이 출전해 학업 중에 틈틈이 갈고 닦은 농구 실력을 겨룬다. 학원스포츠 정상화를 향한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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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력되지… 미모되지… ‘훌쩍 큰 안신애’

    스무 살 여름의 추억은 강렬할 것 같다. 안신애(20·비씨카드)는 8월 들어서만 3주 동안 두 차례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지난해 데뷔 후 1년 반이 넘도록 무관에 그쳤던 갈증을 단숨에 풀었다. 요즘 그의 페이스를 보면 주말 골퍼들이 흔히 말하는 ‘그분’이 오신 듯하다. 최근 4개 대회의 라운드당 평균 타수는 68.58타. 시즌 평균 71.29타(3위)보다 3타 가까이 줄였다. 최종 라운드에 몰아치기 버디로 집중력을 과시했다. 시즌 첫 2승의 주인공이 되며 상금 선두(2억9933만 원). 지난해 우승 없이 신인왕에 오른 아쉬움은 가신 지 오래다. 상승세의 비결에 대해 그는 장비 교체를 우선 꼽았다. 아이언은 타이틀리스트 ap2, 퍼터는 스카티카메론 스튜디오 셀렉트 뉴포트2로 바꿔 샷이 편해지고 안정감을 찾았다고 한다. 호주 겨울훈련에서 쇼트게임에 주력해 공을 핀에 가깝게 붙이는 능력을 키운 효과도 봤다. 심리상담으로 위기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안신애는 “목표가 점점 커진다. 다승왕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각오를 밝혔다.뛰어난 미모로 골프 관련 행사에 단골 모델로 등장하거나 TV CF에도 출연했던 안신애는 상한가를 누리게 됐다. 그의 스폰서인 르꼬끄골프의 여성 의류는 매출이 15%나 늘었고 그가 입었던 티셔츠는 없어서 못 팔 정도. KLPGA투어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안신애는 19일 제주 서귀포시 더클래식골프장에서 열리는 넵스 마스터피스에 출전한다. 총상금 6억 원에 우승상금만도 1억2000만 원에 이른다. 국내 여자대회로는 보기 드문 4라운드 대회인 데다 연속 출전으로 피로가 쌓여 체력과 컨디션 유지가 그에게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안신애는 “날씨까지 더워 솔직히 몸이 파김치가 됐다. 골프가 늘 잘되는 것은 아니다. 주춤했을 때 실망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지난해 안신애와 신인왕을 다퉜던 시즌 상금 2위 양수진(넵스)과 지난해 우승자 이보미(하이마트), 서희경(하이트) 등도 우승 경쟁에 뛰어든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동영상=유이, “강원도서 골프신 올로케…산골소녀 다 됐다”}

    • 201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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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 동료가 된 두 노장 “전자랜드 우승” 의기투합

    어느덧 농구 코트에서 황혼기를 맞았다.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로 뒤늦게 만났기에 그들은 함께 땀을 흘리는 순간이 더욱 소중하기만 하다. 전자랜드 서장훈(36)과 신기성(35). 국내 최고의 센터(서장훈)와 포인트가드(신기성)로 이름을 날리던 이들은 올 시즌 처음 호흡을 맞추고 있다. 4월 KT에서 은퇴 위기에까지 몰렸던 신기성은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뒤 4개 팀의 러브콜 속에 전자랜드에 입단했다. 휘문고와 연세대를 나온 서장훈과 송도고, 고려대 출신인 신기성은 1998년 나란히 프로에 뛰어들어서도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었다. 서장훈은 “생각지도 않던 기성이가 오게 돼 큰 힘이 됐다. 청소년, 대학, 성인 대표팀에서 뛰어봤기 때문에 잘 알고 친하게 지낸다. 워낙 노련하지 않으냐”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고향인 인천 팀이라 더욱 의욕이 넘치는 신기성은 “우여곡절 속에서 장훈이 형을 만난 건 행운이다. TG(현 동부)에서 주성이와 뛰며 우승을 엮어본 기억을 다시 살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서장훈은 우승 반지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굳이 유종의 미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가 9위까지 추락하면서 10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기록도 깨지는 수모를 안았다. 우승 경험이 있는 신기성의 영입이 누구보다 반가운 이유다. 서장훈은 평소보다 이른 4월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비시즌에 120kg이 넘던 체중을 110kg으로 줄였다. 정규시즌 통산 득점 1위(1만1464점)와 리바운드 1위(4686개)를 기록하고 있어 1만2000점과 5000리바운드 돌파도 시간문제다. 서장훈은 “얼마나 더 뛸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기성이는 말년에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성은 새로운 둥지 전자랜드에서 주장의 중책까지 맡았다. 흔치 않은 이적생 캡틴이 된 것은 리더십을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신기성은 전년도 최하위였던 KT를 지난 시즌 2위까지 올리는 데 앞장섰기에 후배들과의 잦은 대화로 가라앉은 전자랜드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데 애쓰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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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세 한국인 소녀 3개홀 연속 ‘이글 파티’

    주말 골퍼들은 흔히 4개 홀 연속 파를 ‘아우디’, 5개 홀 연속은 ‘올림픽’으로 표현한다. 스코어 카드에 파를 나타내는 숫자 ‘0’이 늘어선 모양이 아우디자동차 로고, 오륜기와 비슷해서다. 그만큼 쉽지 않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그럼 3개 홀 연속 이글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아마추어는 물론이고 프로 무대에서도 나오기 힘들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 진기록이 9세 한국인 소녀에게서 나왔다. 주인공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거주하고 있는 손우주 양이다. 손 양은 15일 요하네스버그 랜드파크골프장에서 남아공 리틀키즈재단이 주최한 주니어대회 11, 12, 13번홀에서 연거푸 이글을 낚았다. 11번홀(파4·230m)에서 티샷을 바로 그린에 올린 뒤 10m 퍼트에 성공했다. 내리막 경사의 12번홀(파5·360m)에서는 티샷을 240m나 보낸 데 이어 5번 아이언으로 공을 그린 에지에 떨어뜨린 뒤 퍼터로 8m짜리 이글을 추가했다. 13번홀(파4·218m)에서는 티샷을 컵 3m 거리에 붙여 세 번째 이글을 보탰다. 손 양은 합계 4언더파를 기록해 2위를 6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3개 홀 연속 이글은 프로 대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필 미켈슨(미국)은 4월 마스터스 3라운드 13번, 14번홀 연속 이글에 힘입어 그린재킷을 입었다. 마스터스 사상 세 번째 2홀 연속 이글이었다. 수입상을 하는 교포 손춘권 씨(43)의 외동딸인 손 양은 5세 때 부모를 따라 골프장을 다니며 재미삼아 골프를 시작했다. 2년 전부터 남아공 어린이 골프대회를 휩쓸었고 6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유러피안 세계 챔피언십에서는 2오버파로 우승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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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같은 선후배 강동희 감독-이운재의 ‘특별한 인연’

    약속 장소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금요일인 13일 오후 서울 강북에서 강남으로 넘어가는 도로는 주차장이나 다름없었다. 프로농구 동부 강동희 감독(44)은 동국대에서 연습경기를 마친 뒤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어렵게 경부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절친한 후배인 프로축구 수원 골키퍼 이운재(37)를 만나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으로 향했다. 퇴근길 러시아워에 막혀 약속 시간은 벌써 눈앞에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태어나 처음 교통사고에 휘말렸다. 만남의 광장 부근에서 4중 추돌사고를 당했다. 앞에 가던 승용차 2대와 시외버스가 잇달아 부딪치면서 뒤따르던 강 감독 일행의 차도 범퍼와 보닛에 심한 손상을 입었다. 다행히 다친 데는 없었다. 사고 수습 후 2시간이나 늦게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그래도 이운재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운재야. 늦어서 미안하다. 많이 기다렸지.” “형, 괜찮아요. 어디 아픈 데 없죠. 와서 다행이네요. 우승하라고 액땜한 셈 치세요.”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이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번졌다. 짧은 헤어스타일에 둥글둥글한 외모가 언뜻 보면 친형제처럼 보였다. 이들은 3년 전 수원 원천침례교회에서 인연을 맺어 금세 친해졌다. 위로 누나만 둘인 강 감독과 5남매의 막둥이로 태어난 이운재. 강 감독은 이운재를 친동생처럼 여겼다. 부인끼리는 더 자주 만날 정도. 아들만 둘인 강 감독은 이운재의 두 딸을 귀여워했다. “동희 형과 분야는 달라도 도움을 받는 게 많아요. 요즘처럼 장래를 고민하게 될 때 특히 의지가 되죠.” 이운재는 11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17년 동안 단 태극마크를 뗐다. 은퇴경기에 앞서 강 감독을 찾아 복잡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강 감독은 “나이를 먹으면 서서히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선수라면 누구나 더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버릴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3년 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강 감독 역시 은퇴 시점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기아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강 감독은 36세 때인 2002년 LG로 이적한 뒤 2년을 더 뛰고 코트를 떠났다. 별다른 은퇴식도 없이 쓸쓸히 유니폼을 벗었다. 그랬기에 거취를 둘러싼 이운재의 마음고생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대표팀을 떠난 이운재는 소속팀에서도 은퇴의 기로에 섰다. 몇몇 팀에서 그를 원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수원 창단 멤버인 이운재는 “내 몸에 푸른 피(블루윙즈)가 흐를지 모른다. 구단과 상의해야 하겠지만 여기서 마무리하고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감독이 불쑥 “근데 왜 국내 골키퍼는 해외에서 뛰는 경우가 없냐”고 물었다. 이운재는 “나도 2002년 한일 월드컵 끝나고 기회가 있었는데 고민 끝에 포기했다. 그때 이미 서른이 넘었기에 실패가 두려웠다. 조금만 젊었으면 도전할 만했는데…”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의 골키퍼는 신체 조건이 뛰어나고 유소년 시절부터 골키퍼를 선택해 성장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열이면 열 모두 어려서는 골키퍼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뒤늦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에 해외 진출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불어나는 체중으로 고민한 적이 있는 이들은 둘 다 “국군체육부대 시절 몸이 최고로 좋았다”며 “신체적인 핸디캡은 노력과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웃었다. 시간이 나면 함께 골프를 즐기는 강 감독과 이운재는 얼마 전 퓨전 한식당에 공동 투자했다. 이들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조심스러워했다. 자칫 한눈판다는 오해를 살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예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투잡스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성공 사례도 많다. 식당 이름은 ‘이구동성(二球東星)’으로 정했다. 농구공과 축구공을 합쳐 별이 되자는 뜻이라고 한다. 코트와 그라운드를 빛낸 강 감독과 이운재. 이젠 새로운 분야에서도 스타를 꿈꾸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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