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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고형(固形) 세탁비누를, 아워홈이 순대와 청국장 사업을 각각 포기하기로 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품목을 선정하면서 내린 첫 ‘사업이양 권고’에 따른 것이다. 동반성장위는 지난해 청와대가 발표한 ‘9·29 동반성장 대책’ 1주년에 맞춰 이르면 28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사업이양은 대기업이 해당 품목 생산을 완전히 포기하고, 이미 투자한 생산설비와 인력을 경쟁 중소기업에 넘겨주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생산설비나 인력을 인수할 만한 중소기업이 마땅치 않아 대기업의 사업 포기에 따른 실업 등의 후유증도 예상된다.20일 동반성장위에 따르면 대·중소기업과 합의를 거쳐 고형 세탁비누와 순대, 청국장, 막걸리를 중소기업 적합품목으로 선정하고 사업이양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과 아워홈 등은 이번 주 이사회를 소집해 세탁비누와 순대, 청국장 사업 포기를 의결하기로 했다. 또 이 대기업들은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작성해 동반성장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막걸리 역시 사업이양 권고 대상 품목이지만 생산품을 100% 수출하는 하이트진로와 유통만 하는 CJ제일제당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동반성장위는 28일경 세탁비누 등을 포함한 30개 안팎의 중소기업 적합품목을 1차로 선정해 발표하면서 대기업 진출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 정도에 따라 △지속 관찰 △진입 자제 △확장 자제 △사업이양의 단계별 권고를 내릴 계획이다. 사업이양 권고는 이 가운데 규제수준이 가장 높은 단계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LG생활건강과 아워홈 등에 대한 동반성장위원회의 사업이양 권고는 해당 기업의 투자 손실은 물론이고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강력한 조치다. 중소기업 적합 품목제는 민간 자율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따르지 않아도 법적인 제재는 받지 않는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대기업이 이런 것까지 만들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느냐’는 사회적 비판을 고려하여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실업과 소비자 피해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 사업이양 권고 배경 당초 동반성장위가 막 출범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사업이양 권고는 중소기업계조차 거의 기대하지 않은 카드였다. 동반성장위가 대기업에 경고 사인을 보내는 차원에서 ‘확장 자제’ 혹은 ‘진입 자제’ 권고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가 공생발전 이슈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데다 사회적 여론도 대기업에 불리하게 돌아감에 따라 LG생활건강 등이 동반성장위의 사업이양 권고를 따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잘해오던 사업을 포기하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다 함께 살자는 사회적 분위기에 적극 협조하는 차원에서 세탁비누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도 “‘대기업이 막걸리나 순대까지 만들어야 하느냐’는 여론에 밀려 관련 대기업들이 결국 사업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업, 소비자 편익 부작용 우려 이번 사업이양 결정에도 불구하고 해당 대기업들의 매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적합품목 1, 2개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생활용품에서만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이 중 세탁비누 사업의 연 매출액은 15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업포기에 따른 설비와 인력 문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중소기업에 넘기길 바라지만 이를 고스란히 받아낼 수 있는 규모의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은 현실적으로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순대를 만드는 아워홈은 2009년 경기 안산시 공장에 약 100억 원을 투자해 순대와 편육을 생산할 수 있는 최신 설비를 들여놓았다. 그러나 현재 순대시장에 진출한 대기업은 아워홈 하나로, 나머지 경쟁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이어서 수십억 원을 들여 이를 인수할 여력이 없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도 “대기업이 포기한 생산시설을 받아줄 중소기업이 없다면 실업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업들은 ‘정리’ 대상 인력 규모 공개를 거부했다. 대기업 브랜드를 믿고 고형 세탁비누 등을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주부 박신영 씨(32)는 “민감한 피부여서 일부러 대기업 세탁비누를 찾아 썼는데 이제부터 회사 이름도 생소한 제품을 쓰라는 것은 소비자를 외면한 일방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대기업 “기준 오락가락” 비판 대기업들은 겉으로는 “동반성장 분위기에 협조하겠다”고 하지만 중소기업 적합품목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동반성장위는 올 7월 적합품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의 요구에 따라 제재 대상 대기업 기준을 원칙적으로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제한집단(자산 규모 5조 원 이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사업이양 대상 기업들 가운데 LG생활건강만 상호출자 제한집단에 속하고 아워홈 등 나머지 기업은 이에 속하지 않는다. 지경부가 동반성장위에 요구한 원칙대로라면 아워홈 등은 제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맞다. 아워홈 관계자는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매출액이 당시 2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 원으로 성장했다”며 “현재 LG그룹 지분도 전혀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대기업계는 이번 사업이양 권고가 자동적으로 진입규제 역할을 하는 것에도 마뜩잖은 분위기다. 산업계의 변화로 새롭게 사업 진출을 모색해야 하는 기회가 원천 봉쇄되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이폰 등장 이후 주물 분야에 진출해 스마트폰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기업의 사업 진입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한국오츠카제약은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문성호 전무(49·사진)를 선임했다고 19일 밝혔다. 문 대표는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국오츠카제약에 입사해 NS사업부 상무, 경영지원부문 전무 등을 거쳤다. 전임 엄대식 사장은 오츠카제약 본사의 아시아·아랍지역 치료약 부문 총괄책임자로 옮겼다.}

동반성장위원회가 28, 29일경 중소기업 적합품목을 1차로 선정해 발표한다. 또 대기업이 이미 시장에 진입해 있는 134개 품목에 대해 늦어도 다음 달까지 심사를 마칠 예정이다. 한편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사진)은 정부가 최근 적합품목 심사 과정에 간섭한 사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동반성장위 정영태 사무총장은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전체회의가 끝난 뒤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중소기업들이 신청한 적합품목 가운데 사회적 관심이 큰 45개를 우선검토 대상으로 정해 대·중소기업 조정협의체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이달 안에 1차로 선정된 품목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사무총장은 “이들 45개 품목을 포함해 대기업이 이미 시장에 진입한 134개 품목에 대해서도 늦어도 다음 달까지 심사를 마치고 결과를 추가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반성장위에 따르면 적합품목으로 접수된 품목은 총 234개인데 반려 요청이 있거나 자진 철회한 것을 제외하면 실제 검토 대상은 218개다. 정 사무총장은 “일부 업종은 대·중소기업이 (적합품목 선정에 대한) 합의문을 가다듬는 수준으로 상당히 진척됐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동반성장위는 삼성그룹이 관련 사업을 포기하는 등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에 대해 다음 달까지 가이드라인을 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1, 2차 협력업체를 포함한 27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동반성장 체감도 설문조사’도 마칠 방침이다. 이날 전체회의에선 정 위원장이 공개 발언을 통해 “정부가 그동안 적합품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면서 “정부는 동반성장위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놨다. 이에 앞서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은 적합품목 가이드라인 발표 하루 전인 7월 6일 대기업 기준에 대한 대·중소기업계의 합의를 뒤집고 중견기업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을 동반성장위에 요구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예고된 재난이었다. 이미 올해 초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로 치솟아 예비전력이 위험수위까지 떨어지는 등 대규모 정전사태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7월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했다. 전력 전문가들도 이미 지난해부터 대규모 정전사태를 경고했다. 그런데도 수급(需給) 관리에 실패했다.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실장은 “지금껏 정전이 없었던 게 오히려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원가에 못 미치는 전력요금으로 전력소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0.580kWh의 전력을 사용한 반면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3배 큰 일본은 달러당 0.206kWh의 전력을 쓰는 데 그쳐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8월 1일부터 전력요금을 평균 4.9% 올렸지만 여전히 생산원가에 미달하는 수준이었다.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강력한 물가안정 대책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력요금에 민감한 국민정서를 고려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소 3∼4년이 걸리는 화력발전소 건설공사 기간을 감안할 때 정부가 장기 계획에 따라 발전규모를 제때 늘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전소가 들어서기로 예정된 지역의 반발이 심해지자 이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영향도 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원자력발전소 용지 선정이 한계에 부닥친 데다 신재생에너지의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최근 제4이동통신 진출을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선 중소기업중앙회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공익사업을 추구해야 할 비영리법인인 중기중앙회가 동반성장 이슈와 거리가 있는 데다 수익성마저 불투명한 이동통신사업을 하는 게 옳으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기중앙회의 투자결정을 최종 승인할 중소기업청마저 이동통신사업 진출에 사실상 반대하는 상황이다. 김동선 중기청장은 이달 초 “제4이통 사업은 그 혜택이 중소기업 전반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중기중앙회의 공익적 취지를 고려한다면 제4이통 사업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계 일각에선 중기중앙회가 동반성장 문제와 직결된 삼성그룹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 인수는 도외시한 채 이동통신사업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본분을 잊은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기청은 특히 중기중앙회가 이동통신사업을 추진하면서 노란우산공제기금 등 공적인 자금을 동원하는 것도 꺼리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수익성에 의문이 있는 제4이통사업을 위해 공제기금에서 거액을 끌어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중기중앙회는 궁여지책으로 1500억∼2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는 특수목적회사(SPC)에서 자신의 출자지분을 당초 1000억 원가량에서 100억∼150억 원대로 크게 줄이고 나머지는 중소기업 컨소시엄 투자액으로 채우기로 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계에서는 중기중앙회가 이동통신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중기중앙회는 현재 개별 중소기업들이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이 총 3200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SPC 출자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투자확약서(LOC)를 받는 단계에서 상당수 중소기업이 투자를 포기할 여지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중기중앙회는 관련 중소기업들에 이번 주까지 투자확약서를 내라고 공지했지만 14일까지 확약서를 낸 기업은 투자의향을 밝힌 기업의 25%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정부가 청년창업자들이 빌린 정책자금 일부를 탕감해주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단,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막기 위해 사업 실패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타당할 때에 한해 채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사진)은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에 실패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청년창업자를 구제하는 제도가 우리나라엔 아직 없다”며 “원인을 따져 불가항력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엔 정책자금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3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송 이사장은 중소기업청 창업벤처본부장과 현 정부의 초대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을 지냈다. 송 이사장이 언급한 채무탕감 대상은 창업 3년 이내인 39세 이하 청년창업자들이다. 일단 내년에 5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해 1인당 최대 2000만 원을 탕감해줄 방침이다. 중진공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20, 30대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54%에서 2008년 12%로 크게 줄었다. 외환위기에 이어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거품이 걷히면서 창업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젊은층이 부쩍 늘어서다. 송 이사장은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중진공이 사업실패 원인과 의도성 등을 철저히 따져 불가항력의 상황에 몰린 청년창업자들을 우선 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구제방안 마련의 배경에 대해 “벤처캐피털이 고도로 발전한 미국은 초기 창업자들이 실패하더라도 패자부활에 나설 기회가 있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이사장은 “세금으로 창업자 채무를 탕감해주는 데 대해 봉급생활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정책적 취지를 국민들이 이해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송 이사장은 청년창업 활성화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 그가 제안해 중진공이 올 3월부터 의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대표적 결과물이다. 이 학교는 청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사업계획과 마케팅, 제품개발 등에 대한 전문가 교육은 물론이고 창업보조금과 사무공간까지 한꺼번에 지원해 준다. 그는 “창업은 출산에 비유될 정도로 어려운 과정이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은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수년간 혹독한 훈련을 거쳐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는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이 학교는 철저한 스파르타식 교육을 지향한다. 이곳에 입교한 청년창업자 241명 가운데 17명이 중간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퇴교했다. 육체적 정신적 강인함을 키워주기 위한 해병대 교육과정이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송 이사장은 “기업 생태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고질적인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려면 우리 사회가 청년창업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7일 오전 7시 반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 동반성장위원회 적합품목 실무위원 10여 명이 이른 아침부터 속속 모여들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계 대표,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실무위원들의 눈은 한 사람에게 쏠렸다. 실무위원들이 합의한 적합품목 규제 대상기업의 기준을 막판에 뒤집어 논란을 일으킨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이었다. 동아일보는 윤 차관이 동반성장위에 전화해 적합품목 기업 기준에 간섭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1시간 반 동안 이어진 이날 간담회는 윤 차관이 “자유롭게 현안을 논의해보자”며 며칠 전 요청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간담회가 시작되자마자 당일 동아일보 기사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그는 기사 내용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실무위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언론에 샜다”며 위원들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당초 실무위원들은 윤 차관이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적합품목 발표 시기를 늦추자고 제안할 것으로 기대했다. 동반성장위가 본회의를 여는 16일 일부 적합품목을 발표할 것으로 예정돼 있지만 아직까지 품목별 조정협의체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시간에 쫓겨 허술한 발표를 하느니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더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던 터였다. 그러나 위원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한 실무위원은 “정책 간담회라기보다는 동아일보 기사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한 자리인 듯했다”며 “이런 회의를 이른 아침부터 왜 하나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윤 차관의 처신이 동반성장위를 정부 산하기관 취급하는 관치(官治)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지난해 발표한 ‘9·29 동반성장 대책’의 후속조치로 동반성장위가 구성된 만큼 적합품목 대상기업 기준도 청와대와 정부의 뜻을 따르는 게 당연하다”며 윤 차관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한 동반성장위 실무위원은 “그렇다면 동반성장위를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아닌 별도의 민간협의체로 독립시킨 취지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주도하려는 것은 대통령의 뜻과도 어긋난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 1월 대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동반성장은 정부가 법으로 모든 걸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 자율적인 기업문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차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동반성장위를 ‘찍어 누르려는’ 태도를 보면 과연 이들이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김상운 산업부 sukim@donga.com}

현대그룹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1∼6월)까지 600명의 사무직 인력을 채용했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200명(해상 근로자 제외)을 채용하는 등 8개 계열사들이 고르게 인력을 뽑았다. 현대는 그룹 인재상에 맞는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채용해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의 인재상은 2009년 선포한 신 조직문화인 ‘4T’를 기반으로 한다. 4T는 트러스트(Trust·신뢰) 탤런트(Talent·인재) 테너서티(Tenacity·불굴의 의지) 투게더니스(Togetherness·혼연일체)를 뜻한다. 현대는 이 중 탤런트와 관련해 실천력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창조적 리더 양성, 우수인재 확보와 체계적 육성, 선진화된 인사관리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재상으로 현대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재(Creative)’ ‘부지런하고 곧은 성품의 인재(Attitude)’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재(Citizenship)’를 각각 제시했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재란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자세,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자세,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책임지는 자세를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부지런하고 곧은 성품의 인재는 부단한 자기계발, 현대 특유의 소탈함, 예의 등을 갖춘 사람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재는 고객과 사회에 봉사하며 환경을 생각할 줄 아는 태도다. 이런 현대그룹 공통의 인재상을 바탕으로 개별 계열사들도 각 업종의 특성에 걸맞은 인재상을 갖고 있다. 예컨대 현대상선은 ‘자율적 조직인’ ‘창조적 변화인’, ‘세계적 전문인’을, 현대증권은 ‘부지런하고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사람’ ‘글로벌 환경에 적합한 사람’ ‘밝고 건강하며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는 계열사별 수시 채용방식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최고의 인재를 뽑고 있으며, 앞으로 그룹 공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LG그룹은 정부의 공생발전 방침에 동참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올해 고졸 출신 5700명을 포함해 지난해보다 2000명 많은 1만70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는 연간 채용인원 기준으로 1만 명을 처음 돌파한 지난해(1만5000명)보다 13.3%(2000명)가량 늘어난 규모다. LG는 올 상반기(1∼6월)에만 이미 1만3000명을 뽑은 상태다. LG는 구체적으로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 900명, 경력 400명, 기능직 2700명 등 4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전자 부문 1만3600명 △화학 부문 2100명 △통신·서비스 부문 1300명이다. LG 관계자는 “미래성장을 위한 인재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며 “이는 ‘사람을 잘 선발하고 키워야 성장의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구본무 회장의 평소 신념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LG는 대졸인력에서 특히 연구개발(R&D) 부문에 주력하기로 했다. 올해 R&D 채용규모는 전체 대졸 채용인원 8600명의 58%인 5000명에 이른다. 이들 R&D 신규 인력들은 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태양전지, 3차원(3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발광다이오드(LED), 2차전지 등 주력사업 및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거 배치될 예정이다. 또 올해 기능직 채용인원(8400명)의 절반 이상을 고졸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다. 이미 상반기에 기능직 5700명 가운데 3000명을 고졸 출신으로 뽑았고, 하반기에는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에서 1600명의 고졸 인력을 채용한다. 이와 함께 LG전자와 LG이노텍이 마이스터고인 구미전자공고와 협약을 맺어 맞춤형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채용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LG그룹의 국내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11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연말까지 12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 6월 말 기준으로 11만8000명을 기록했다. 계열사 중에선 LG전자가 3만6000명으로 가장 많고 LG디스플레이 3만4000명, LG화학 1만 명, LG이노텍 7600명, LG CNS 6500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LG그룹 채용절차는 크게 서류접수와 인성·적성검사, 면접으로 구성된다. 서류접수 기간은 △LG전자 9월 15일 △LG디스플레이 9월 16일 △LG유플러스 9월 26일 △LG CNS 9월 23일 등으로 계열사 별로 마감일이 다르다. 인성검사는 도전과 고객지향, 혁신, 팀워크, 자율과 창의, 정정당당한 경쟁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LG가 원하는 인재상에 적합한지를 검사한다. 면접은 직무 및 인성면접을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토론과 영어면접은 직무에 따라 별도로 진행한다. LG그룹의 인재상은 ‘LG 방식(Way)에 대한 신념과 실행력을 겸비한 사람’으로 요약된다. LG Way는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통해 일등 LG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공통의 인재상을 바탕으로 계열사들도 특유의 조직문화를 반영한 인재상을 따로 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끈질긴 열정과 강한 실행력, 전문성의 3박자를 갖춘 사람을 뽑겠다고 밝혔다. 최근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해 ‘패스트(Fast), 스트롱(Strong) & 스마트(Smart)’라는 슬로건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빠른 준비와 강한 열정, 독한 실행력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또 다른 주력 전자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열정과 전문성, 팀워크를 주요 인재상으로 꼽았다. LG디스플레이 조미진 인사담당 상무는 “스스로 얻고자 하는 결과를 행동으로 옮기는 의지가 LG디스플레이가 원하는 열정”이라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품목 선정에 간섭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독립 민간협의체로 출범한 동반성장위의 설립 취지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복수의 동반성장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반성장위가 중소기업 적합품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7월 6일 윤 차관은 위원회 적합품목 실무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적합품목 규제 대상 기업을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집단으로 바꿔라”라고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 차관은 “지난해 9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동반성장 대책에도 중견기업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중견기업 육성 차원에서라도 적합품목 규제 대상에서 중견기업을 빼는 게 맞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독립 민간기구인 동반성장위가 청와대 발표와 어긋나는 내용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인 것이다. 당초 동반성장위는 중소기업기본법을 기준으로 해 중견기업까지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려 했으나 윤 차관의 요구에 따라 중견기업을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만 규제하기로 가이드라인을 바꿨다. 이에 따르면 장류나 두부 등 식품시장에서 상호출자제한 집단에 속해 있는 CJ만 규제 대상이 되고 풀무원, 대상 등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풀무원 등으로선 규제를 피한 채 강력한 경쟁자인 CJ를 견제할 수 있어 특혜를 보는 셈이다. 그러나 동반성장위는 최근 두부와 장류, 재생타이어, 햄버거용 빵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이 아닌 중기기본법을 원칙적으로 적용해 중견기업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기로 하고 이를 5일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되면 풀무원과 대상, 한국타이어, SPC그룹 등이 중기 적합품목 규제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윤 차관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기업을 포함해야 중기 적합품목제도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계뿐만 아니라 특별히 중견기업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동의했던 사항이다. 지경부는 개별 적합품목 선정 과정에도 간섭했다. 이달 들어 데스크톱 PC를 적합품목 심사에서 빼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현대자동차 계열의 글로비스가 진출을 노리는 자동차부품 재생업종은 넣어달라고 지난달 요구했다. 한 중소기업 전문가는 “대·중소기업계 의견을 반영해 독립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민간기구로 출범시킨 동반성장위의 합의사항을 무시하고 정부가 중요한 기본 원칙을 바꾼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1일 중국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 시 서시장. 떠들썩한 재래시장 점포 사이로 낯익은 한국상표가 붙은 물건을 한 무더기씩 쌓아놓고 파는 곳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아예 중국 간체자로 ‘한국’이라고 쓴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매장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취급하는 품목은 여성 화장품부터 속옷, 라면, 과자, 음료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시장 옆 대로변은 PC방과 노래방이 즐비해 한국 거리를 연상케 했다. 서시장은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의 남대문시장에 해당한다. 서시장 주변 최신 도심 상권인 인민로의 백화점들도 한국 가전매장을 따로 만들어놓은 곳이 많았다. ‘한국백화점(한백)’은 아예 한국 제품만 들여놓았다. 한백을 운영하는 중국동포 조현일 대표는 “조선족 220만 명 가운데 50만 명이 한국에서 살고 있어 한국 문화나 상품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함경북도 사투리를 쓰는 이곳에서 ‘머리설계’(미용실)와 같은 북한식 간판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중국동포가 밀집해 있는 만주 지역의 이른바 동북 3성(지린, 헤이룽장, 랴오닝 성)이 중국 내 틈새시장을 노리는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문화와 친숙한 이 지역의 소비시장과 지방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인센티브 덕분이다. 이날 찾은 옌지 시 경제개발구 내 ㈜대륙은 공장 1층에 최신 설비를 새로 들여놓느라 어수선했다. 지난해 4월 이곳에 입주한 이 회사는 전기차단기 분야에서 손꼽히는 강소(强小)기업이다. 대륙은 이미 2003년 중국 상하이에 생산거점을 세웠지만 옌지 공장의 생산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외자 기업에 대한 특혜가 거의 사라진 상하이와 달리 동북 3성은 세금이나 임대료 등에서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옌지 시정부는 경제개발구에 입주하는 외국 기업에 법인세 감면(이윤 발생 후 2년까지 면제, 3년째부터는 7.5% 감면)은 물론이고 설립 후 3년간 임대료 전액을 면제해준다. 이에 따라 대륙은 현재 약 2644m²(약 800평)에 이르는 땅을 빌려 공장을 지었지만 월 200만 원에 이르는 임대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우리말이 통하는 중국동포를 현지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륙의 박상열 법인장(총경리)은 “조선족들이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한족 근로자들과 본사에서 나온 한국인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중국 경제에서 아직 변방에 머물고 있는 동북 3성은 소비력 측면에서도 발전의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KOTRA 중국통상전략연구센터가 작성한 ‘주목해야 할 중국의 2, 3선 도시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들의 차량 등록대수가 2007년 중국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09년에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동북 3성을 비롯한 2, 3선 도시들의 소득 수준이 부쩍 높아져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대도시와 비교하면 아직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는 만주 지방으로 한국 기업이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며 “특히 옌볜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시에 러시아 연해주 국제철도와도 연결돼 지정학적 가치도 높다”고 말했다.옌지=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3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고 정몽헌 전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의 결혼식. 정 전무의 큰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결국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결혼식은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간의 화해가 전격적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렸다. 정 회장이 상징적으로 조카딸의 손을 잡고 입장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정 전무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신랑과 동시에 입장했다. 정 회장 대신 그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사위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소회를 묻는 취재진에 “축하한다”라는 말만 남기고 서둘러 입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불참에 대해 “평소 조카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대그룹이 결혼식을 나흘 앞둔 지난달 30일 현대차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했으나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본안 소송은 여전히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데 외부에 화해무드로 비치는 것을 정 회장이 꺼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 때 현대차그룹에 힘을 보탰던 KCC그룹의 정상영 명예회장도 아들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을 보내 결혼을 축하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오너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결혼식에 참석해 “형님(고 정몽헌 회장)이 오늘 이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보니까 지이가 형님을 많이 닮았다”며 덕담을 했다. 이어 정 전 대표는 화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집안 식구끼리 (새삼스럽게) 화해는…”이라고 답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이제까지 중소기업은 ‘갑을’ 관계에서 약자임을 강조하며 뭔가를 해달라는 쪽이었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들의 책임을 얘기할 때가 됐다.”(홍순영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나 대기업에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달라는 것이다.”(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29일 중국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 시 청사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앙회의 ‘공생발전을 위한 백두포럼’에선 동반성장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둘러싸고 학계와 중소기업계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앞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사진)은 인사말에서 “동아일보의 ‘같이 가야 멀리 간다’ 시리즈가 중소기업 현장의 내용을 현실감 있게 객관적으로 다뤄 동반성장 문제를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8월 12일부터 23일까지 10회에 걸쳐 연재된 이 시리즈는 대·중소기업 관계의 현실을 짚은 뒤 모범 사례를 통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소기업들도 이제 사회적 책임과 자기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계가 사회적,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려면 받을 것만 얘기하지 말고 사회에 뭘 해줄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대기업이 동반성장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김문겸 중소기업 호민관(숭실대 교수)은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간 착취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 사이보다 1·2차 협력업체 간, 또는 2·3차 협력업체 간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김 호민관은 “영세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보면 ‘대기업에 납품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내려갈수록 심해지는 착취구조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대기업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기업계에선 대기업의 동반성장 의지가 아직도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 이사장은 “동반성장위원회 회의에 들어가 보면 대기업 측 위원 9명 가운데 참석 인원은 고작 1∼3명”이라며 “그나마 실권이 없는 임원들만 나온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주요 그룹 총수들이 협력사를 직접 방문한 적이 있느냐. 이들이 현장을 와보고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옌지=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LG그룹이 GM과 손잡고 전기자동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LG는 전기차 분야에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GM은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LG는 2차전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GM은 판매량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이다. LG와 GM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시 GM 본사에서 대니얼 애커슨 GM 회장, 조준호 ㈜LG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GM의 전기차에 배터리 셀을 납품했던 LG는 앞으로 배터리 셀 공급은 물론이고 주요 부품 개발, 디자인 등 전기차 개발의 모든 과정에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다. 》○ 자동차업계, 新합종연횡 세계 4, 6위의 자동차기업인 도요타와 포드가 소형 트럭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 기술 공동연구에 나선 데 이어 LG와 GM이 손잡고 전기차를 개발하기로 함에 따라 친환경 ‘그린카’ 시장을 노린 자동차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자동차기업들이 잇따라 ‘합종연횡’에 나서는 것은 자사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제휴를 통해 그린카 연구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위험을 분산할 수 있기 있기 때문이다. 그린카는 가솔린과 전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 수소와 산소를 동력으로 하는 연료전지차 등을 일컫는다.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 양산에 성공한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포드는 소형 트럭 및 SUV가 주력 분야다. LG와 GM 역시 각각 2차전지 분야 기술력 1위,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라는 명확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업계의 ‘짝짓기’는 GM과 대우, 닛산과 르노,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처럼 자동차기업 사이에 이뤄진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전기모터 및 전자·통신부품의 의존도가 높은 그린카 분야에서는 GM과 LG처럼 자동차와 비(非)자동차기업 간의 제휴도 활발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인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진행 중인 전기차 및 수소연료차 연구 방향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LG, 전기차에 ‘다걸기’ 이날 LG는 GM과의 제휴 사실을 발표하며 “기존 3대 신성장동력 사업인 에너지, 리빙에코, 헬스케어에 전기차를 새로 추가해 4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G는 최근까지 전기차사업을 에너지 부문의 하위 단위로 분류했다. 그러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 시대에 뒤늦게 대처해 부진의 늪에 빠진 데다 LG디스플레이마저 액정표시장치(LCD) 시황 악화에 시달림에 따라 LG화학을 중심으로 전기차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사업에 ‘올인(다걸기)’하기로 했다. GM과의 협약에 LG화학이 아닌 ㈜LG가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LG는 이미 갖춰 놓고 있는 LG화학(배터리)과 LG전자(에어컨 및 환기 시스템), LG이노텍(모터), LG CNS(충전 인프라), V-ENS(자동차부품 설계) 등 계열사를 총동원해 전기차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는 대규모 전기차 연구시설을 설립하기로 하고 올해 초부터 송영길 인천시장을 직접 만나는 등 인천시와 용지 마련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대성산업이 지은 주상복합건물 ‘디큐브시티’가 26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문을 열었다. 백화점을 비롯해 호텔, 아파트, 사무실, 아트센터 등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구성됐다. 개막 행사로 디큐브 아트센터는 30일부터 6개월간 뮤지컬 ‘맘마미아’를 공연할 예정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 제철 제강에 쓰이는 생석회를 생산하는 A사는 2006년 중소기업 고유업종제 폐지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1979년부터 생석회가 고유업종제 대상 품목으로 지정돼 27년 동안 별다른 노력 없이도 그럭저럭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정부의 보호막이 사라지면 치열한 약육강식의 세계에 놓일 게 뻔했다. A사 대표는 “남들이 안 해본 걸 해보자”며 직원들을 독려해 석회를 원료로 새집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개발해냈다. 이에 힘입어 A사의 영업이익은 2005년 2399만 원에서 지난해 4억3966만 원으로 18배 이상으로 뛰었다. #2. B사는 옥수수기름을 수의계약으로 군납하는 여러 중소업체 중 하나였다. 옥수수기름은 1983년 고유업종으로 지정돼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23년 만인 2006년 옥수수기름이 고유업종제 적용 대상에서 해제되자 B사는 다른 틈새시장을 찾았다. ‘웰빙’ 추세에 주목한 B사 대표는 쌀눈과 쌀겨에서 식용유를 뽑아내는 ‘현미유’를 개발해냈다. 그 결과 2005년 4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B사는 지난해 3억4244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B사 대표는 “이제 군납용 옥수수기름은 생산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보호막이 걷힌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1979년부터 시행됐던 고유업종제도가 폐지된 뒤 해당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 고유업종제는 대상 품목이 1989년 237개에 달했지만 2001년 45개로 줄어든 뒤 2006년 완전히 폐지됐다. 동아일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와 함께 고유업종제 적용을 받던 2005년과 폐지된 뒤인 2010년 중소기업 300곳의 경영성과를 비교한 결과 전체의 79%인 237개 기업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났다. 대상 품목은 최소 15년 이상 중기 고유업종으로 지정됐던 10개(옥수수기름, 생석회, 골판지상자, 재생타이어, 두부, 국수, 플라스틱용기, 수산물냉동냉장, 아스콘, 어육연제품)이며, 품목별 조사 기업 수는 7∼54개였다. 아스콘을 제외한 9개 품목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으며 매출액은 평균 64.2%, 영업이익은 8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와는 달리 고유업종제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지 못했으며, 정부의 보호에 안주하던 중소기업들이 제도 폐지 후 살길을 찾아 노력한 결과 오히려 성과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상당수 중소기업 관계자들도 고유업종제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유업종제 시행으로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오히려 기업경영이 어려워진 사례도 있었다. 아스팔트로 도로를 포장하는 아스콘 업종이 대표적이다.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중기 고유업종 지정이 기업경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건설경기가 악화돼 아스콘 수요가 크게 줄었는데도 오히려 업체 수가 늘어난 것이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2006년 고유업종제를 폐지한 정부는 이와 유사한 ‘중소기업 적합품목제’를 추진해 다음 달 적합품목을 발표할 예정이다. 동아일보가 분석한 고유업종제 10개 품목은 고스란히 동반성장위원회가 적합품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반성장위는 중소기업의 안주를 막기 위해 졸업제(최장 6년 뒤 보호 대상에서 제외)를 새로 도입하는 등 적합품목제는 과거 고유업종제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보호영역을 따로 정해 대기업 진입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두 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고유업종제의 폐단이 이를 계승한 적합품목제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유업종제가 적용됐던 당시나 지금이나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지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역을 나누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며 “결국 적합품목제가 과거 고유업종제를 답습하기 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동반성장위가 적합품목제를 운영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적합품목제 잔류 기준을 엄격히 하거나 대상 품목을 과다하게 늘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적합품목에 안주하는 중소기업들이 기술혁신을 소홀히 해 제품의 질이 떨어지면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인해 피해가 극심한 분야로 적합품목의 범위를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13조 원이나 투자했는데 과연 안드로이드를 계속 공짜로 쓰도록 해 주겠습니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A사의 대표는 16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A사는 국내 대기업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동시에 안드로이드 마켓에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팔고 있다.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가 “안드로이드는 오픈 플랫폼으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이 말을 선뜻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A사 대표는 “지금껏 구글이 시장을 키우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사용하도록 해줬지만 모토로라 인수를 계기로 세(勢)를 키우면 조만간 라이선스를 챙기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웨어 중소기업들은 삼성전자, LG전자에 대한 납품 비중이 절대적인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상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동반 몰락’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작년 말 국내 대기업에 상당수의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빼앗긴 B사 관계자는 “좋으나 싫으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삼성, LG와 결국 한 배를 타고 있다”며 “구글이 안드로이드 정책을 폐쇄적으로 가져가면 우리도 함께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앱 숫자를 서둘러 늘리기 위해 중소기업 개발자들을 쓸어갔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모바일 플랫폼’은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대기업들이 협력사와 손잡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진작 강화했다면 지금처럼 위기론이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통신 소프트웨어 업체 C사 대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세상에 나온 게 벌써 4년 전”이라며 “삼성전자가 그때부터 소프트웨어 협력업체와 협업을 했다면 자체 운영체제(OS)인 ‘바다’ 플랫폼이 지금보다 훨씬 세련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OS로 태블릿PC 등을 만들고 있는 중소업체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애플 ‘아이패드2’의 등장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상황에서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하드웨어 시장까지 치고 들어오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를 만드는 중소업체 D사는 올 상반기(1∼6월) 자체 태블릿PC를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3월에 나온 아이패드2 때문에 제품 출시를 미뤘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구글 인수로 모토로라 태블릿PC의 성능이나 인지도가 지금보다 훨씬 올라가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가져다 쓰는 중소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의 생존이 심각한 위협을 맞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김상운 산업부 기자 sukim@donga.com}
중소기업중앙회가 삼성 계열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소 MRO 기업에 대한 보호 명분과 자금력의 한계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 대신 중기중앙회는 관련 중견·중소기업들의 인수 컨소시엄 결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중기중앙회는 삼성그룹의 아이마켓코리아 인수 제안에 대해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중소기업 권익 보호와 경제적 지위 향상에 힘써야 할 조직체로서 아이마켓코리아 인수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하면 중기중앙회가 일종의 대기업이 돼 중소 MRO 업체들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며 “이는 중앙회의 정체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와 한국베어링판매협회 등 관련 중소기업 단체에선 아이마켓코리아 인수가 소상공인 보호 취지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5000억 원이 넘는 인수자금을 중기중앙회가 마련하는 게 사실상 힘들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중기중앙회는 최근 홈쇼핑 사업 진출에 이어 수조 원이 들어가는 제4이동통신 사업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아이마켓코리아 인수는 그나마 자금력에 여유가 있는 소수 중견기업들의 손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대형마트에 전통주를 납품하는 중소기업 사장 박모 씨(48)는 재작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직원들의 임금을 ‘서류상 동결’했다. 실제로는 1인당 월급을 4만∼11만 원 올려줬지만, 인상분은 급여계좌에 넣는 대신 현금으로 줬다. 거래처 구매 담당자가 임금 인상은 물론이고 낡은 회사 트럭을 신차로 바꾼 일, 공장 앞 도로를 포장한 것까지 지적하며 원가 절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3년 전 추석 선물세트 때문에 서울에 출장 가면서 그랜저를 타고 갔더니 구매 담당임원이 ‘이런 차 탈 정도면 세트당(2만 원짜리) 1000원은 낮춰도 되겠다’며 그 자리에서 납품단가를 깎아 버리더라. 올해 추석 물량도 본전에 가까운 수준에서 계약을 마쳤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대·중소기업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납품단가 현실화’를 우선 꼽는다. 국내 중소기업계에서 단가 조정은 곧 기업 생사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실시한 대기업과 거래하는 하도급 관련 중소기업중앙회 협동조합 36곳 전수 조사에서도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 중 가장 심하다고 느끼는 행위로 ‘불합리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83.3%·복수응답)가 첫손가락에 꼽혔다. 계약을 맺은 뒤 원재료 가격이 15% 이상 상승하면 납품단가를 조정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이 6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지만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납품 현실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주현 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실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야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원자재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절감 등 대·중소기업이 함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상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팀장김상수 차장 ssoo@donga.com ▽팀원김선우 정효진 유덕영 김상훈김현수 김상운 한상준 장선희 기자:: 독자의견-제보 기다립니다 ::동아일보의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 시리즈와 관련해 독자의견을 기다립니다. 기사와 관련한 의견이나 제보는 오피니언팀 reporter@donga.com으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