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주간의 서바이벌… AI전사로 거듭나다

홍석호 기자 입력 2020-03-24 03:00수정 2020-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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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서초청년 취업스쿨’ 눈길
306명으로 시작해 30명만 수료… 인턴 희망 18명중 16명 취업 성공
“탈락 불안감에 더 열심히 공부”
서초구, 채용기업에 급여 등 지원
서울 서초구 주민 김서아 씨(30·여)는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다. 어릴 때부터 패션과 색감에 관심이 많았고 디자인을 ‘즐기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의류 관련 기업에 들어가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직장인 3년 차에 접어들 무렵 한계를 느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대화할 때마다 컴퓨터 지식이 부족했다. 결국 독학하기로 마음을 먹고 관련 서적을 읽었다. 컴퓨터 관련 지식에 재미를 느끼던 그는 지난해 4월 우연히 ‘4차산업 서초청년 취업스쿨’을 알게 됐다. 긴 고민을 하다 다니던 회사를 나와 서초청년 취업스쿨에 들어갔다. 그는 6개월 동안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AI) 등을 배웠다. 김 씨는 지난달부터 AI 기반 스마트 조명 개발 업체인 ‘루플’에서 인공지능 기초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다.

서초구는 4차산업 서초청년 취업스쿨 수료생 30명 중 16명이 AI 관련 스타트업의 인턴 과정에 들어갔다고 23일 밝혔다. 인턴을 희망한 수료생은 18명이었다. 인턴 과정에 들어간 16명 중 11명은 대학 등에서 프로그래밍, AI, 빅데이터 등을 배우지 않았다. 6명은 만 35세 이상이다. 이들은 인턴 3개월을 마친 뒤 성과 등에 따라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서초구는 지난해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KAIST와 4차산업 취업스쿨을 열었다. KAIST의 교육 과정을 그대로 도입해 입문, 공통기술, 심화,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등 4단계 과정을 마련했다. KAIST 교수들이 직접 수업을 맡았고 전문가와 대학원생들의 맞춤 지도도 이어졌다.


서초청년 취업스쿨은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된다. 불성실하거나 수업에서 열의를 보이지 않으면 탈락된다. 이 과정은 수업료가 따로 없다. 자칫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단계별 탈락 제도를 운영한다. 지난해 6월 온라인으로 입문 과정을 처음 열었을 때 수강생은 306명이었다. 4주 과정을 마친 뒤 다음 단계인 공통기술과정에 들어갈 때는 100명으로 줄었다. 3단계 세부심화과정에선 60명, 마지막 포트폴리오 프로젝트에는 30명만이 남았다. 온라인 수업 진도와 오프라인 수업 출석률, 학습평가, 면접 등을 반영해 일정 기준 이상의 수강생만 남았다. 김 씨는 “평가를 받을 때마다 ‘탈락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걱정했다. 대신 열심히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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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계인 포트폴리오 프로젝트에선 수강생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그래밍을 한 뒤 수료식에서 발표한다. 수료식에는 AI양재허브에 입주한 스타트업 관계자들도 찾는다. 수강생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기업에 선보이고 기업들은 인재를 찾을 수 있다. 대학생 강승호 씨(22)도 인턴 기회를 얻었다. 또래보다 빠르게 직장을 구한 셈이다. 김 씨와 강 씨를 채용한 루플의 김용덕 대표는 “과제 기획과 구현, 발표까지 모두 마음에 들었다”며 “교육 기간이 6개월 정도로 길지 않았다. 하지만 완성도가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3개월의 인턴 과정을 마치면 정규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서초구는 서초청년 취업스쿨을 수료한 뒤 인턴으로 채용한 기업에 3개월 치 급여의 90%와 사업주 부담 4대 보험료를 전액 지원한다. 서초구는 올해 6월에도 300여 명을 대상으로 4차산업 서초청년 취업스쿨을 진행한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초청년 취업스쿨#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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