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동작을-성남 중원-대구 수성갑… 격전지 10곳서 명암 갈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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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100일 전쟁]총선 판도 좌우할 10대 승부처

“대선은 인물, 총선은 바람이다.”

총선은 지역단위에서 벌어지는 선거다.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각각의 후보가 개별적으로 선거운동을 벌이지만, 지역별 거점에서 어느 당이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주변 지역구는 물론 선거판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지역별 거점 포스트의 성적에 따라 총선 전체의 결과도 달라질 수 있는 것. 그렇다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월 총선의 핵심 거점이자 판을 흔들 격전지는 어딜까. 정치권에선 이 10곳을 주목하고 있다.

○ 점차 현실화되는 ‘종로 대전’

지역구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도권은 역대 총선마다 여야의 승패를 가르는 승부처로 불렸다. 20대 총선에선 수도권 122석 중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35석을 건진 반면 민주당은 82석을 얻으면서 1당 지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역대 총선에서 수도권 민심은 여야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고 계속 엎치락뒤치락했다.

4월 총선에선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역구인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가 명실상부한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분리된 13대 총선 이후 줄곧 보수 정당 후보가 이겼으나(재·보선인 노무현 전 대통령 제외), 정세균 후보자가 나선 19, 20대 총선에선 잇따라 민주당이 이겼다. 그만큼 표밭이 요동치고 있는 지역. 현재로선 여야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빅매치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둘 중 한 명이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상대방을 링으로 불러내면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치킨게임’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위한 카드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발탁하면서 추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이 지역에서 준비해 왔는데 상대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지역 판세가 얼마든지 ‘리셋’될 수 있다. 우선 민주당에서는 김상진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다만 민주당은 이곳이 서울 동쪽 지역의 판세를 흔들 수 있는 곳인 만큼 민주당에선 전략공천을 전제로 거물급 인사를 꽂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는 추미애 대표 시절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지낸 강희용 지역위원장, 김부겸 의원과 가까운 허영일 전 당 부대변인이 출마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지역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차출을 검토했지만 강 장관이 완강히 출마를 거부해 지금은 사실상 강경화 카드를 포기한 상태다.

경기 성남중원에서는 ‘문재인의 남자’ 중 한 명인 윤영찬 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이자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신상진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 중 가장 먼저 총선 표밭 갈이를 해 온 윤 전 수석은 ‘신상진 피로감’을 내세우고 있고, 신 의원은 지역 밀착형 선거운동으로 수성을 기대하고 있다.

○ 유승민 김부겸이 대구에서 살아올 수 있을까

보수정당의 텃밭인 영남, 특히 대구경북권에서 민주당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건이다. 특히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의원이 대구 수성갑 재선에 성공하느냐는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그의 향후 정치적 미래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맞서 한국당에선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정상환 변호사 등이 ‘TK(대구경북) 홀대론’ 등을 내세워 출사표를 낸 상태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과 현역 의원인 한국당 김규환 의원(비례)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대구 동을은 대구에서 ‘박근혜 효과’가 아직 살아 있는지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같은 곳. 이곳에서 4선을 한 유 의원이 이른바 ‘박근혜 배신자’ 프레임을 넘어설지가 핵심이다.

문 대통령의 고향이지만 보수층이 많은 부산의 선거 결과도 관전 포인트다. 부산에선 북-강서갑이 주목된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검사 출신으로 지역구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박민식 전 의원이 네 번째 정면대결을 펼친다.

○ 민주당 ‘텃밭’ 호남 탈환할까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끈 국민의당 돌풍 탓에 호남 28석 중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2017년 대선부터 호남이 문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온 만큼 이번에도 이 지역에서 민주당의 강세가 예상된다. 그런 와중에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수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민주당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도전장을 냈다.

충청권에선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과 한국당 원내대표 출신의 정진석 의원이 맞대결을 펼치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격전지로 꼽힌다. 강원 춘천에선 한국당의 대표적인 강경파 중 한 명인 김진태 의원과 학생운동권 출신인 민주당 허영 강원도당위원장의 ‘리턴 매치’가 펼쳐진다. 최근 사면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출마 여부도 여권의 강원도 선거전략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성휘 기자

#4월 총선#종로 대전#선거 지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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