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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준비 10분이면 끝… 이제 로봇으로 ‘응급환자’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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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준비 10분이면 끝… 이제 로봇으로 ‘응급환자’ 치료한다

홍은심 기자 입력 2019-06-26 03:00수정 2019-06-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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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산병원
송태진 간담췌외과 교수 급성담낭염 로봇으로 응급수술 시야 확보 쉽고 손떨림 없어 혈관 복잡하게 얽힌 수술에 제격

로봇수술이 국내에 도입되고 많은 병원들이 로봇을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의사가 손으로 수술하지 않고 로봇 콘솔을 이용해 로봇 팔을 원격 조작하는 수술법은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의료기술로 각광받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강경 수술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로봇 수술은 이제 보편화됐다.


송태진 교수, 로봇수술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고려대 안산병원은 로봇수술의 장점인 정밀함과 빠른 회복을 위해 응급로봇수술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송태진 간담췌외과 교수가 있다. 송 교수가 시행하는 응급로봇수술은 주로 급성담낭염에 사용되고 있다.

급성담낭염은 대부분 콜레스테롤과 관계있다. 90% 이상이 담석이 담낭관을 폐쇄할 때 발병한다. 환자들은 주로 심한 우상복부 통증, 발열, 오심, 구토의 증상을 호소한다. 갑자기 시작된 통증은 보통 1∼4시간 동안 지속된다. 그러다가 통증은 서서히 혹은 갑자기 사라진다. 만성담낭염은 담석이 지속적으로 담낭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담낭 질환의 또 다른 위험인자는 ‘고령’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긴급 상황이 자주 나타나는데 담낭은 복부 깊은 곳에 있어 시야가 제한적인 데다가 수술 도구가 접근하기 어렵다. 주변 혈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술 과정에서 주변 장기를 손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쉽고 손 떨림 없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이 담낭 질환 치료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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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담낭절제술은 개복수술과 비교해 통증과 출혈량이 월등히 적고 다른 장기를 건드리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한데 수술 후 당일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이는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도 월등하게 높은 회복력이다.

다빈치 Xi의 로봇 팔은 수술 중 복강 내 어느 곳으로도 접근 가능하다. 기존 159도에 제한됐던 움직임의 범위가 177도까지 확대됐다. 기구의 길이가 5cm 더 늘어나 단 한 번의 도킹(환자에게 맞춰 로봇수술장비 세팅하는 일)으로도 로봇 위치를 변경하지 않고 복강 전체에 더욱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4개의 로봇 팔은 더욱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도록 길이가 길어지고 얇아져 수술 움직임의 가능 범위가 확대됐다. 보다 넓은 영역에서 최소침습수술이 가능해졌다.


최소절개로 고령 등 수술 위험 환자에 시행

로봇수술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담낭염이다.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보다 출혈 시 긴급한 조처가 가능해 심한 급성담낭염이나 과거 상복부 수술 경험이 있는 환자도 수술할 수 있다. 개복수술을 하면 배 중앙에 큰 흉터가 남게 되는데 로봇 단일공 담낭절제술은 배꼽 주변 약 2∼2.5cm만 절개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시행하는 담낭질환의 로봇수술은 응급로봇수술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일반적으로 로봇을 이용한 응급수술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로봇수술은 세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전담 인력들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아 외래를 통해 수술날짜를 잡은 일반 환자들에게 주로 적용해 왔다.

하지만 고려대 안산병원 수술 스태프는 로봇수술의 준비시간을 기존의 30분에서 3분의 1 수준인 10분까지 단축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응급로봇수술의 가능성을 현실화해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담낭의 염증이 심하거나 담도가 폐쇄돼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가 해결하지 못하고 고려대 안산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들이 많다. 대부분이 고령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마취와 수술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응급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타 병원에서 급성담낭염으로 복강경 담낭 수술 중이었던 한 환자는 수술 과정에서 담도가 손상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담낭 주변으로 심한 염증이 있었고 환자의 특이한 담도구조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급히 고려대 안산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담도 마이크로 튜브 삽입을 이용한 로봇수술을 시행했으며 절단된 담도를 개복하지 않고도 복원에 성공했다. 각도와 움직임이 제한적인 복강경 수술 기구로는 결코 시행하지 못했을 응급수술을 자유롭게 꺾이며 영상을 10배 이상 확대해 보여주는 카메라가 달려 있는 로봇을 이용해 응급상황에서도 정확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던 사례다.

송 교수는 “응급로봇수술 시스템 구축은 외과의사 혼자만의 능력이 아닌 수술 스태프와 함께 노력해온 결과로서 기존의 수술법에서 진화한 새로운 로봇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와 수술법 개발로 환자에게 최고의 의술을 제공하여 빠른 치료와 회복을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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