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사」외교관 한성렬 유엔근무『끝』…후임엔 이근씨

  • 입력 1997년 5월 16일 20시 24분


북한 대미(對美)외교의 입 역할을 해 왔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韓成烈(한성렬·44)공사가 3년8개월여에 걸친 유엔근무를 마치고 19일 귀국한다. 그는 한국은 물론 서방 언론인들로부터 「북한관리답지 않은 북한관리」로 평가받은, 기억에 남을만한 인물이다. 해맑은 피부와 세련된 말투가 그랬고, 자신의 주의주장을 강요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태도가 보통 북한관리와 달랐다. 한 일본특파원은 『비교적 개방적인 인물로 북한 관료체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그를 평가했다. 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에 따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북한대표부는 「전화하기조차 겁나는 곳」이었다. 직원들의 말투는 거칠었고 외국인, 특히 남한 언론인들에게는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요즘 북한대표부는 다르다. 우선 전화 교환원들의 목소리가 몰라보게 상냥해졌다. 『목소리가 참 곱다』고 한마디라도 건네면 듣기 좋은 웃음소리와 함께 『고맙습니다』라는 인사가 되돌아 온다. 북한대표부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변화의 바람이 상당부분 한공사로부터 왔다고 말한다. 한공사는 비록 직급(한국으로 치면 부이사관급)은 낮지만 영향력이 있는데다 오랜 미국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대표부의 분위기 변화를 주도했다는 것. 그는 金正日(김정일)정권의 실세인 韓成龍(한성룡)정치국위원의 친동생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평양에 돌아가 어떤 보직을 받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통으로서 계속 북―미(北―美)협상에 깊숙이 관여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의 후임자는 미주국부국장이던 이근(50). 15일 뉴욕에 도착한 그는 차석대사로 직급도 높은데다 성격이 직선적이고 강해 한공사와 대조를 이루리란 전망이다. 〈워싱턴〓이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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