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본회의 개의 안하겠다…여야, 상식 갖고 협상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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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6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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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 뉴스1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 뉴스1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이 16일 오후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늘 본회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개의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 대변인은 “여야 정치권이 조속한 시일 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합의해달라고 촉구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한 대변인에 따르면, 문 의장은 “제발 상식을 갖고 협상장에 나서주기를 국회의장으로서 강력히 촉구한다”고 여야에 당부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소집했으나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불참하며 협상이 불발되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주말 내 마라톤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달라고 한 당부도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한 대변인이 발표한 국회의장 입장문에 따르면, 문 의장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만 연출하고 있다. 부끄럽고 부끄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문 의장은 “국회의장인 나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매일같이 모욕적이고 참담한 심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에 ‘데모크라시’는 온데간데없고 ‘비토크라시’만 난무하고있다”며 “상대를 경쟁자나 라이벌이 아닌 적으로 여기는 극단의 정치만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개탄했다.

여야 협상이 전혀 진전되지 않고 거친 언사만 주고받는 사이, 이날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지지세력이 국회 본청에 난입을 시도하며 시위를 벌인 데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참석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경찰 병력과 대치를 하고 있다. 2019.12.16/뉴스1 © News1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참석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경찰 병력과 대치를 하고 있다. 2019.12.16/뉴스1 © News1

문 의장은 “오늘 특정 정치세력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했다”며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야 모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집권여당은 물론 제1야당을 비롯한 모든 정당들이 현 상황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모두 거리로 나와 광장에서의 대립이 일상화된다면 대의민주주의 기관인 국회는 존재 의미를 잃게될 것”이라며 “정당이 국회를 버리는 건 스스로 국회의 품위와 권위를 지키지 못하고 민주주의를 죽이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생경제와 남북관계, 국제외교에서 어려움 고조되는 이 상황에 국회가 정신을 차리고 바로서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면서 “국회가 지리멸렬하니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무시당하는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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