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위해… 미식축구 댈러스 안방구장 ‘AT&T 스타디움’의 변신
인조잔디 걷어내고 천연잔디 키우려 돔 천장에 분홍 조명 달아 인공 햇빛
27m 상공 전광판 UHD 화질로 교체
FIFA 규정 맞게 이름도 ‘댈러스’로
경기장 업그레이드에 5200억 들어
개폐식 돔 구장인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 햇빛 효과를 내는 분홍빛 발광다이오드(LED) 장치를 설치해 천연 잔디를 키우는 모습. 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 동안 ‘댈러스 스타디움’이라 불리게 되는 이곳은 월드컵 역사상 단일 대회 최다인 9경기가 열리는 곳이자 이번 대회 때 가장 많은 관중(9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알링턴=AP 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 외벽에 2026 북중미 월드컵 사이니지가 설치되고 있다. 알링턴=AP 뉴시스
2026 북중미(미국, 멕시코, 캐나다) 월드컵 기간에 가장 많은 관중이 찾을 경기장은 어디일까.
정답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있는 ‘댈러스 스타디움’이다. 이 경기장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 구단인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안방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댈러스의 가치는 130억 달러(약 19조5000억 원)에 이른다. 이 경기장 이름은 ‘AT&T 스타디움’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클린 베뉴(clean venue)’ 원칙에 따라 월드컵 기간에는 댈러스 스타디움으로 부르게 된다.
댈러스 스타디움은 9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번 대회 수용 인원 2위인 멕시코시티 스타디움(8만3000명)과 비교해도 1만 명 이상이 많은 1위 경기장이다. 경기도 제일 많이 열린다. 댈러스 스타디움에서는 이번 대회 때 총 9경기가 열리는데, 이 역시 월드컵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대회 개막을 보름 앞둔 27일 이 경기장을 찾았을 때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경비 인력이 차량에 대한 검문, 검색을 하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관광객은 스타디움을 보러 왔다가 차를 돌리기도 했다.
댈러스 구단의 상징색은 다크 네이비다. 하지만 요즘 이 구장 안에 들어서면 분홍빛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햇빛 효과를 내는 발광다이오드(LED) 장치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개폐식 돔구장인 AT&T 스타디움에는 원래 인공 잔디가 깔려 있었다. FIFA는 월드컵 본선 경기를 100% 천연 잔디 또는 천연 잔디에 인조 섬유를 섞은 ‘하이브리드’ 잔디에서만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맞춰 배수층부터 자갈, 모래에 이르기까지 1만5000t에 달하는 자재를 쌓아 올린 뒤 그 위에 천연 잔디를 심었다. 그리고 조명을 비춰 정성스럽게 잔디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또 미식축구장은 가로 109m, 세로 49m로 축구장(가로 105m, 세로 68m)보다 좁다. 이 때문에 ‘필드 레벨 스위트룸’ 좌석도 철거했다. 또 이 구장 중앙 27.5m 상공에 매달려 있는 전광판 ‘제리트론’도 울트라 HD(UHD) 화질로 교체했다. 이렇게 업그레이드하는 데만 총 3억5000만 달러(약 5262억 원)가 들었다.
토드 마틴 AT&T 스타디움 관리 책임자는 “축구용으로 설계된 경기장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축구 대회를 치르는 건 오랫동안 목표로 삼아 왔던 일”이라면서 “인공 햇빛을 제공하는 조명 기술은 오직 이곳에서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가 열리는 게 처음은 아니다. AT&T 스타디움은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단골 무대이자 멕시코 대표팀이 미국 내 안방구장처럼 쓰는 곳이기도 하다. 2023년에는 스페인 라리가의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이곳에서 ‘엘 클라시코’를 치렀고, 2024년 코파 아메리카 때도 세 경기가 열렸다. 다만 당시엔 인조 잔디 위에 카펫처럼 천연 잔디를 깐 뒤 바로 철거했다.
이번 월드컵 일정이 모두 끝나면 댈러스 스타디움은 다시 인조 잔디로 돌아간다. 제리 존스 댈러스 구단주는 “월드컵에 맞춰 기쁜 마음으로 천연 잔디를 깔았지만 대회가 끝나면 다시 본업에 맞는 형태로 되돌릴 것”이라면서 “인조 잔디가 경제성이 좋기 때문에 구단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