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 발표
가구당 월소득 2.4% 증가 548만원
소비지출은 5.3% 늘어난 310만원
소득보다 지출 늘며 가계수지 악화
식당 아르바이트로 월 60만 원가량 버는 이승규 씨(31)는 최근 끼니를 줄일 생각까지 한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올 들어 식비와 생활비 등 물가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예전처럼 쓰면 남는 돈이 없다”며 “물가가 계속 오르다 보니 하루 한 끼 정도는 건너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고 했다.
올해 1분기(1∼3월) 가구 소득이 1년 전보다 2.4% 늘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대에 그쳤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지출이 소득을 웃도는 ‘적자 살림’으로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2.4%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소득은 늘었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실제 구매력은 제자리를 맴돌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이다. 지출은 소득보다 더 많이 늘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42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생활에 필요한 상품 및 서비스 구입 비용을 뜻하는 소비지출은 310만5000원으로 5.3% 늘었다.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웃돌면서 가계가 벌어들인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웃돈 건 2024년 2분기(4∼6월) 이후 일곱 분기 만이다.
자동차와 의료, 여행 관련 지출이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교통·운송 지출은 36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1%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 구입 지출이 29.6% 증가했고, 기름값 등 운송기구 연료비도 5.3% 늘었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영향은 3월부터 반영돼 1분기 전체 소비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국내 증시 활황이 자동차와 가구 등 내구재 소비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락·문화 지출은 1년 전보다 12.0% 늘었고, 교육 지출은 2.9% 줄었다.
지출이 소득보다 빠르게 늘면서 가계수지는 나빠졌다. 세금과 이자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소폭 늘었지만,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23만9000원으로 3.1% 감소했다.
저소득층이 고물가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3만8000원이었다. 반면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7.3% 늘어난 145만7000원이었다. 1분위 가구는 주거·수도·광열, 식료품·비주류음료, 음식·숙박 등 필수 지출 비중이 크다. 물가가 올라도 쉽게 줄이기 어려운 지출이 많아 고물가에 따른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64만5000원, 소비지출은 556만6000원으로 소득이 소비를 크게 웃돌았다.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배로 직전 분기(5.59배)보다 높아져 소득 분배 상황은 더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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