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 무렵, 산책을 하다 들판에 앉아 쉬는 기러기 떼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몸집이 작은 새끼 기러기들이 끼어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본 몇 달 사이, 새끼를 낳아 품었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유난일 것 없다는 듯 기러기 모양을 제법 갖춘 작은 녀석들이 의젓해 보였다. 꽃이 만개한 사월, 기러기들은 모두 떠나고 없다. 자연의 법칙!
화자의 어머니는 꽃과 제비를 “너무 오래” 바라본다. 화자는 어머니가 힘드실까 봐 슬쩍 참견한다. 모자는 선문답인 듯, 꿈속의 말인 듯 대화를 나눈다. 주고받는 아름다운 말들이 시의 전부다. 꽃을 오래 보면 “노랗기 빨갛기 혈액이 돈다”는 어머니는 해마다 봄을 겪어도 새 봄인 듯 감탄한다. 눈을 떼지 못하는 어머니야말로 시인 같다. 중요한 건 “꽃을 본다고 꽃이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 “마음을 이래 살랑살랑 그래야 꽃이 된다”는 건 어떤 태도일까? 꽃을 보면 마음을 꽃에 오롯이 포개고, 제비 새끼들을 보면 제비의 마음 자체가 되어야 꽃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주 잠깐을 살아도 “이뿌기” 살다 가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평생의 정원처럼 가꾸고 싶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