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피해 2,3층서 필사의 탈출… “실종 14명 2층 휴게실 갇힌듯”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1일 01시 40분


대전 車부품 공장 화재, 55명 부상
점심시간 휴게실 등서 쉬는중 화재… 부상자 상당수는 골절상-가스 흡입
샌드위치 패널 건물 불 빨리 번져 붕괴 위험… 수색작업 시간 걸릴듯
“제발 구조되길” 60대 모친 발동동

매트리스 없는 맨땅으로 뛰어내려 중상
20일 오후 1시 17분경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점심시간을 맞아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은 필사의 탈출에 나섰다. 불이 빠르게 확산되자 직원들은 건물 2층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렸고, 아래에 매트리스 등 완충장치가 없어 중상을 입었다. 사진 출처 X
매트리스 없는 맨땅으로 뛰어내려 중상 20일 오후 1시 17분경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점심시간을 맞아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은 필사의 탈출에 나섰다. 불이 빠르게 확산되자 직원들은 건물 2층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렸고, 아래에 매트리스 등 완충장치가 없어 중상을 입었다. 사진 출처 X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는데… 무사히 구조되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20일 오후 시커먼 연기로 가득 찬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을 바라보며 60대 여성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아들이 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점심 무렵 급하게 공장 사람에게 ‘큰일이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소재를 알 수 없는 아들의 상태를 걱정했다.

이날 오후 1시 17분경 발생한 화재로 55명이 다치고 14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소방 당국은 14명이 공장 2층 휴게실에 모여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건물 붕괴 우려 등으로 이날 밤늦게까지 수색 작업에 나서지 못했다.

● “구조자 명단에 이름 없어” 애타는 가족들

화재는 오후 7시 12분경 초진이 완료됐지만, 14명은 연락이 두절됐다. 그러나 화재 진압 이후에도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소방 당국은 이날 밤늦게까지 건물 수색 작업에 나서지 못했다. 소방 당국은 “건물 내부 진입로가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전=뉴스1
화재는 오후 7시 12분경 초진이 완료됐지만, 14명은 연락이 두절됐다. 그러나 화재 진압 이후에도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소방 당국은 이날 밤늦게까지 건물 수색 작업에 나서지 못했다. 소방 당국은 “건물 내부 진입로가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전=뉴스1
화재는 이날 오후 7시 12분경 초기 진화가 완료됐지만, 14명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다. 공장 인근으로 달려온 가족들은 검게 그을린 공장을 바라보며 연신 발을 굴렀다. 한 여성은 “조카가 이 공장에서 일하는데 구조자 명단에서 이름을 찾을 수가 없다”며 울먹였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공장에 근무하고 있던 인원은 170명으로, 이 중 14명이 실종됐다. 이 밖에 긴급이송 7명, 응급 17명, 비응급 31명 등 총 55명이 다쳤다. 소방 당국은 “14명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모두 공장 인근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공장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오후 1시 17분경으로, 점심시간을 맞아 직원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쉬고 있었다.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휴게실이나 각자 차에서 쉬고 있는데 불이 나 우왕좌왕했다”며 “3층 탈의실에서 쉬던 중 사이렌 소리를 듣고 문을 열어 보니 시커먼 연기가 들이닥쳤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 역시 연락이 닿지 않는 14명이 2층 휴게실에 모여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남득우 대전 대덕소방서장은 “(실종자들이) 건물 2층 휴게실 쪽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간신히 빠져나온 직원들의 상당수도 부상을 입었다. 화재가 워낙 빠르게 번진 탓에 일부 직원들이 2층에서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황급히 뛰어내렸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화재가 번지고 있는 공장 옆에서 급하게 응급 조치를 받기도 했다.

● 붕괴 우려에 수색 난항

불이 난 건물은 지상 3층(연면적 약 1만 m²)의 조립식 건물이다. 조립식 건물은 주로 불이 잘 붙는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져 화재 확산 속도가 빠르다. 여기에 화재 당시 공장 외부에 나트륨 101kg을 보관 중이었던 것도 진화 작업의 속도가 더딘 배경으로 꼽힌다. 이 공장은 자동차 엔진에 사용되는 밸브를 만드는 곳으로, 작업 과정에 나트륨을 사용해 위험물 허가 대상이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나트륨은 금속성 물질로 물이 닿으면 열과 수소가스가 발생해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화재로 인한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소방 당국은 진화와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남 소방서장은 “건물이 조립식인 데다 안전 전문가로부터 붕괴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받아 옥내 진입이 어려운 상태”라며 “무인 소방 로봇을 투입해 1층 위주로 검색 중이며, 옥내 수색과 완전 진화를 위해서는 보강 작업이 선행돼야 해 장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건물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초기 진화 없이 불이 빠르게 확산됐다. 내부에 있던 직원들도 “화재 초기 화재경보기 소리는 들렸지만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건물 전체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지역은 아니다”라고 했다.

피해가 커지자 정부도 총력 대응에 나섰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화재 현장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중앙합동재난피해자지원센터를 설치해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건축물 진입은 구조적 안전을 확인한 후 구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대전 화재#자동차 부품 공장#인명 피해#실종자 수색#조립식 건물#화재 진화#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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