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끼리 서로의 아이 돌보기
10년 만에 사업 규모 12배 커져
양육 부담 완화로 다자녀도 늘어
제주 수눌음돌봄공동체에 참여한 아이들. 2016년 18개 팀으로 시작한 이 사업을 올해 12배 이상 커진 220개 팀으로 늘었다. 제주도 제공
이웃과 함께 아기를 키우는 ‘수눌음돌봄공동체’ 사업 규모가 10년 새 12배 이상 커졌다. 이 사업을 통해 다자녀 가구가 늘고 육아 부담도 줄었다. 수눌음은 제주도 특유의 미풍양속으로 육지의 ‘품앗이’와 같은 의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7일 메종글래드 제주 컨벤션홀에서 ‘우리가 수눌음돌봄을 하는 이유’를 주제로 수눌음돌봄공동체 발대식을 개최했다.
수눌음돌봄공동체는 돌봄 자녀가 있는 3가구 이상이 자발적으로 모여 진행하는 돌봄 품앗이 모임이다. 부모와 이웃이 팀을 이뤄 서로의 아이를 돌보며 양육 부담을 나누고, 제주도는 이들 가구에 활동비를 지원한다. 2016년 18개 팀으로 시작한 수눌음돌봄공동체는 올해 220개 팀(1006가구)으로 12배 이상 확대됐다.
참가자가 증가하면서 제주도는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 보조금도 대폭 늘렸다. 올해부터 대상 가구를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에서 임신부부터 중학생까지로 확대했다. 아동 1인당 월 활동비는 2만 원에서 2만5000원으로, 장애아동은 3만 원에서 3만5000원으로 각각 인상해 공동체별 지원금을 최대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상향했다. 올해 선정된 공동체에는 임신부부터 영유아, 초·중등 자녀를 둔 가구가 참여해 틈새돌봄, 저녁돌봄, 주말돌봄, 긴급돌봄 등 다양한 돌봄 활동을 펼친다.
제주도는 수눌음돌봄공동체가 출산율 증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참여 가구의 자녀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1자녀 가구 비율은 40%에서 29%로 줄었고, 2자녀 가구는 46.4%에서 52.7%로, 3자녀 가구는 11.7%에서 15.9%로 늘었다. 참가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육아 정보 공유 및 소통 98%, 양육자 마음의 위로 97%, 자녀의 정서적·심리적 안정 95%, 일상 및 긴급돌봄 어려움 해소 90% 순으로 나타났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공동체 돌봄 환경이 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둘째, 셋째 출산에 대한 심리적 부담 완화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높은 참여 수요를 반영해 올해는 애초 200개 팀에서 220개 팀으로 확대해 3500여 명이 참여하는 공동체 돌봄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18개 팀에서 220개 팀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다자녀 가구 비율도 60%대에서 70%대로 늘어나는 변화가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공동체 돌봄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제주형 돌봄 공동체 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제주의 합계출산율은 0.87명(잠정치)으로 전년 0.83명보다 늘었다. 이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