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마겟돈’에 반도체 투톱 주가 껑충… 코스피 5600도 뚫었다

  • 동아일보

엔비디아, 메타에 AI칩 공급 계약… AI공포-거품론 美서 잠잠해져
20만전자-100만닉스 기대감 커져… 코스닥선 매수 사이드카 발동돼
국내증시 높은 변동성 지적에도… 일각선 “코스피 7000 간다” 전망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사상 처음 5,600 선을 넘어선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두 번째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제한)가 발동되는 등 5% 가까이 상승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사상 처음 5,600 선을 넘어선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두 번째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제한)가 발동되는 등 5% 가까이 상승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설 연휴를 마치고 주식 거래가 재개된 19일 코스피가 5,600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2거래일 만에 갈아 치웠다. 코스닥지수는 5% 가까이 오르며 올해 들어 두 번째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효력 정지)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9% 오른 5,677.25에 장을 마쳤다. 기관투자가가 1조637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4.94% 오른 1,160.71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86% 오른 19만 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시가총액 1100조 원(보통주 기준)을 달성했다. 시총 1000조 원을 돌파한 지 8거래일 만이다. 전장 대비 1.7% 상승 마감한 SK하이닉스는 장중 90만 원을 넘었다.

● 메모리 공급난 ‘램마겟돈’에 반도체 투톱 껑충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는 ‘공포론’과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 의구심이 커지는 ‘거품론’이 미국에서 잠잠해지면서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재개했다. 메타 등 빅테크의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높고, 에너지 소재 등 실물이 중요한 업종은 AI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으면서다.

엔비디아는 17일(현지 시간) 메타에 수백만 개의 AI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AI 칩의 개당 평균 가격이 약 1만6000달러(약 2300만 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메타가 200만 개만 구매해도 46조 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는 세계 최대 개인화 시스템을 구동하는 AI 기업”이라며 이번 대규모 투자를 치켜세웠다.

시장에선 엔비디아 AI 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가는 만큼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램마겟돈(RAMmageddon)’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램마겟돈은 메모리 반도체를 뜻하는 ‘램’과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신조어다. 블룸버그통신은 “메모리 반도체 부족 사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끌어올리며 코스피가 세계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주식시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정부가 ‘동전주’ 퇴출 방안과 함께 체질 개선 의지를 밝힌 코스닥 시장은 더 크게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4% 오른 1,160.71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1조429억 원어치, 외국인은 854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기간 AI 등의 위험 요소를 따져보던 투자 자금이 한 번에 유입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 “AI 수익성 논란” vs “코스피 7,000 간다”

코스피가 다시 상승 랠리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 불확실성 등에 따라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AI 수익성 논란 등 글로벌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며 “(증시 등) 가격 변수의 변동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증가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코스피 등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19일 코스피가 7,9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치를 제시했다. 현대차증권(7,500)과 NH투자증권(7,300) 등도 코스피가 7,000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측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 나은 AI 모델을 구축하려는 미국 빅테크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지 않으면 코스피도 오를 수밖에 없다”며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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