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마러라고서 2시간반 회동
‘돈바스’ 병합 여부 등 입장차 여전… 안전보장 기간 ‘15년-50년’ 엇갈려
러도 부정적 반응… 종전까진 ‘난항’
트럼프, 베네수엘라 지상 타격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팜비치=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약 2시간 반 동안 만났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 어느 때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가까워졌다. 95% 정도”라며 종전 협상의 타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이 100% 합의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5년간의 안전 보장안을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최대 50년을 원하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모두 회담 결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대부분을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의 러시아 병합 등 영토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은 여전하다. 게다가 러시아는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교감한 종전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최종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 영토 갈등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뒤에는 유럽 주요국 정상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 종식에 관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잘되면 아마 몇 주 안에 타결될 것이나 나쁘게 되면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협상의 합의까지 얼마나 가까이 왔냐’는 질문에는 “95%까지 가까워졌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20개 조항의 평화안을 포함한 평화 체제 구축의 거의 모든 측면을 논의했다”고 화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토 갈등을 두고 “한두 가지 ‘까다로운(thorny)’ 문제가 있다. 아직 해결되진 않았지만, 많이 접근했다”고 했다. 아직 양측의 최종 합의까지 이끌어낼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전체를 양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같은 날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지체 없이 철수하는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는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의제 또한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입장 차가 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100% 합의됐다. 군사적 차원에선 100%”라고 자신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주요국이 ‘집단 방위’를 명시한 나토 조약 제5조에 준하는 안전 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안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감을 이뤘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럽이 (안전 보장의) 큰 부분을 맡고, 우리는 유럽을 100%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는 유럽 주요국 군대의 우크라이나 주둔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쟁 후 러시아가 통제 중이지만 가동이 중단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운영 재개 또한 관건이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두 나라가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러시아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자포리자 원전의 재개에 “협조적”이라고 했다.
● 트럼프, 베네수엘라 지상 목표물 첫 공격 시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베네수엘라의 지상 목표물을 공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미국이 그간의 해상 봉쇄를 넘어 베네수엘라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녹화돼 이날 공개된 W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선박이 출항하는 큰 공장과 시설을 거론하며 “우리가 파괴했다(knocked out)”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마약 밀매, 부정 선거, 반대파 탄압 등을 비판해 왔다. 올 9월부터 마약선 공습을 본격화하며 마두로 정권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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