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가 16년 만에 달러당 7.3 위안을 돌파했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우량대출금리(LPR 론프라임 레이트) 1년물을 예상 인하 폭 보다 적은 3.45%로 0.1% 포인트 인하한 여파로 풀이된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08.21 [서울=뉴시스]
대학생 김모 씨는 겨울 방학을 맞아 중국 상하이 여행을 계획 중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환율이 너무 오른 데다 물가가 비싸서 가지 않기로 했다. 김 씨는 “무비자가 시행되고 비행시간이 짧고, 물가가 서울 대비 저렴하기 때문에 지인들도 최근 중국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고 원-위안화 환율이 상대적으로 덜 올라 위안으로 환전하는 이용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달러 변동 폭이 커지면서 달러화는 실 소비 목적보다 투자 및 보유 목적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본보가 하나카드에 의뢰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는 여행 카드 ‘트래블로그’의 국가별(12개국) 환전액·이용액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1월 환전액은 2조336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8865억 원) 대비 23.8% 증가했다. 이 기간 환전액은 일본(737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2849억 원), 유럽(2323억 원), 베트남(1738억 원), 중국(1276억 원)이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환전액 증가 폭은 중국이 171.89%로 가장 높았다. 말레이시아(59.44%), 필리핀(58.26%), 인도네시아(37.84%), 베트남(37.74%), 홍콩(37.26%), 태국(32.71%)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이 카드는 58종 통화를 무료 환전할 수 있고, 해외 결제·이용 수수료 무료 혜택을 볼 수 있다.
실제 최근 1년(2024년 11월~2025년 11월) 위안화의 환율 월별 등락 폭은 4.7%포인트(ㅡ2.16~2.54%) 수준으로, 유로 7.94%포인트(ㅡ3.12~4.82%), 엔 6.96%포인트(ㅡ3.93~3.03%), 미 달러 6.84%포인트(ㅡ3.55~3.29%) 대비 낮았다. 실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 월보 10월호에 따르면 도착지별 내국인 출국자 현황에서 중국 출국자는 약 24만 명으로 일본(72만 명), 베트남(32만 명)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 늘어난 숫자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인 일본은 환전액 증가 비중(ㅡ2%)이 유일하게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원·엔이 800원대를 나타냈을 때 엔화가 평가 절하됐다는 판단으로 환전만 해놓고 쓰지 않은 고객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엔의 환전액 대비 사용액 비중은 86.5%였다. 열에 한 명꼴로 엔화를 바꿔놓기만 하고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 비중이 97.7%까지 올랐다.
다만 미 달러는 지난해 이 비중이 84.8%였는데, 올해도 85.6%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달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용자들이 미리 모아두고 있는 셈이다. 환 등락 폭이 가장 심했던 유로(95.7%)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환율 등락이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중국과 동남아 국가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율 변동성이 지속해서 큰 경우 이용자가 지정한 환율에 외화를 자동 구매하는 이용자 친화적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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