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 연판장 주도 이성권 반기
중진들 “2월 설, 노선변경 데드라인”
장동혁은 “꿋꿋하게 갈 것” 거리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민주연맹(IDU) 집행위원회의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이 매우 심각한 민주주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제공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한 지방선거 전략 및 당 노선 수정 요구가 당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장 대표를 만난 일부 중진 의원들은 ‘내년 2월 설 명절 전’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하며 중도 확장을 위한 당 노선 전환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재선 이성권 의원은 7일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해 당원의 목소리를 더 키우려 한다”며 “당원 투표 비율을 높이는 결정을 하는 것은 민심에 역행하는 ‘정치적 자해행위’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당내 수도권 최다선(5선)인 윤상현 의원 등에 이어 비상계엄 사과 연판장을 주도한 이 의원이 공개적으로 공천 룰 개정에 반기를 든 것. 계파색이 옅은 재선 김미애 의원도 이날 “정당은 팬덤이 아니라 국민을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위원장 나경원 의원)은 경선 룰 개정을 추진하면서 당원 투표 50%, 일반인 여론조사 50%인 현재 경선 룰을 당원 70%, 일반인 여론조사 30%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를 향한 노선 변경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영남 3선인 윤한홍 의원이 5일 공개 회의 석상에서 장 대표를 비판한 데 이어 중진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장 대표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진인 김기현(5선), 김태호 안철수(이상 4선) 의원 등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내년 2월 설 명절 전’을 데드라인으로 거론하며 노선 변화를 장 대표에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도층에 호소할 수 있는 확장성이 필요하다’ ‘윤한홍 의원의 비판을 잘 새겨들어야 한다’는 등의 얘기도 오갔다고 한다.
장 대표는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은 늘렸지만 노선 변화에는 거리를 뒀다. 장 대표는 6일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저에 대한) 비판은 두렵지 않다”며 “어떤 경우에도 실망시켜 드리지 않고 앞으로 꿋꿋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번 주 오·만찬과 티타임 등을 통해 개별 의원들과 만나 당내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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