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령 운전자의 급가속 사고를 막기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추가로 지원한다. 23일 경찰청은 다음 달 12일부터 65세 이상 730명을 대상으로 장치 설치 신청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희망자는 신청서와 운전면허증, 차량등록증 등 서류를 갖춰 다음 달 19일까지 거주지 인근 한국교통안전공단 지역본부에 들르거나 우편으로 서류 사본을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는 공단 홈페이지나 가까운 경찰서에서 받을 수 있다. 신청자가 몰리면 나이가 많거나 소득이 적은 이들에게 먼저 배정한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정차 또는 저속 주행 시 가속 페달을 급하게 밟으면 차량이 스스로 출력을 제어해 갑작스러운 돌진을 막는 장치다. 경찰은 올 4월 1차 보급 때 고령 운전자 141명에게 장치를 달아줬는데, 올 7~9월 이들 차량에서 발생한 비정상적 가속 71건이 모두 장치로 차단됐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오조작을 장치 설치만으로 막은 셈이다.
실제 사고 위험도 적지 않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자사 보험 가입 자동차 사고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페달 오조작 사고는 연평균 2000여 건 발생했다. 이 중 25.7%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였다. 최근 경기 부천시 제일시장에서 67세 운전자가 트럭을 몰다가 급가속해 행인을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치면서 고령 운전자의 돌발 가속 문제가 다시 큰 주목을 받았다.
2029년 1월부터 출시되는 승용차에는 해당 장치 장착이 의무화되지만, 기존 차량에는 장치 구매·설치가 쉽지 않아 보급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손해보험협회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고령 운전자 대상 지원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