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업의 도약, APEC을 넘어 세계로[기고/김정관]

  • 동아일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9월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국보 제29호) 타종 행사가 22년 만에 다시 열렸다. 771년에 만들어진 청동 범종인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시대 기술과 예술의 정수이자 천년의 울림을 간직한 대표 유산이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열린 경주 예술의전당은 이를 모티브로 설계됐다. 글로벌 경제인의 화합과 협력의 축제가 펼쳐진 그곳에서 나온 다양한 메시지와 성과가 전 세계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매년 APEC 정상회의와 함께 열리는 CEO 서밋은 정책과 시장, 정부와 기업을 잇는 ‘연결과 혁신의 장’이다. 올해 행사는 1800명이 넘는 글로벌 경제인이 참여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면서 정상회의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한 직후 첫 공식 일정으로 특별연설에 나섰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마지막 날 특별연설로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황 CEO는 “한국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기술, 제조 역량 등 3대 핵심 요소를 모두 갖춘 드문 국가”라며 글로벌 AI 선도국이자 아태 지역의 AI 허브를 향한 한국의 여정에 엔비디아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해 화제가 됐다. 이를 비롯해 총 20개 세션에서 36회의 기조연설과 11회의 패널토론을 통해 AI·디지털, 금융·투자, 바이오·헬스 등 시대의 이슈와 미래 번영에 대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경제인들은 CEO 서밋이 열린 3박 4일 동안 분주히 움직이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갔다. 총 14회의 공식 네트워킹 행사와 수십 차례의 미팅이 열렸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32개 기업의 부스는 세계를 향한 효과적인 홍보 채널이 됐다. 특별 부대행사로 마련된 퓨처-테크 포럼, K-테크 쇼케이스에서는 약 1만3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우리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고 우리의 기술 혁신 역량을 세계에 선보였다.

이러한 기업인들의 노력은 투자 유치와 수출, 핵심 산업 협력 강화 등 국가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글로벌 기업 투자 파트너십’에서 총 90억 달러(약 13조 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됐다. 연계 행사로 열린 ‘수출 붐업 코리아’에서는 1만 건 이상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고, 3억5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AI 분야에서도 놀라운 협력 성과가 있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울산에 이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26만 장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국내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으며 AI 팩토리와 로보틱스 분야의 협력 계획도 공개했다.

2025 APEC CEO 서밋은 국내외 경제인들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CEO 서밋 의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의 노력에 더해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한 결과다. 화합과 교류를 통해 번영을 구가했던 통일신라의 위용이 성덕대왕신종을 통해 널리 전해졌듯 올해 경주에서 도출한 성과가 우리 산업의 밝은 미래와 우리 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 세계 방방곡곡에 지속적으로 퍼져 나가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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