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선정시니어센터’ 개관
피트니스 등 갖춘 복합공간 변신
AI 운동기구가 체력에 맞게 조절
도봉-노원 등 서울 자치구 확산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마트 경로당 ‘선정시니어센터’ 2층 스마트피트니스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직원의 도움을 받아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1978년 건립된 선정경로당을 철거하고 신축한 이곳은 어르신 복지 수요에 맞춘 스마트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조성됐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예전엔 경로당에 할머니들만 있었는데, 새로 바뀌고 나서는 또래 ‘헬스인’이 많아졌어요. 앞으로 매일 출석 도장 찍을 겁니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선정시니어센터’에서 만난 이필성 씨(80)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회원카드를 태그하자 화면에는 이전 운동기록과 건강상태가 표시됐고, 인공지능(AI) 운동기구가 체력에 맞춰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했다. 기구는 40초가 지나면 자동으로 멈추는 등 안전장치도 갖췄다. 이 씨는 “무리하게 운동하면 심장에 부담이 되는데, 알아서 강도를 조절해주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 노후 경로당, 복합공간으로 변신
서울시가 추진 중인 ‘스마트 경로당’의 대표 사례인 선정시니어센터는 지난달 31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어르신복합문화시설이다. 1978년에 건립된 선정경로당을 철거한 뒤 신축해 어르신 복지 수요에 맞춘 스마트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47년 된 노후 경로당이 어르신 복지와 건강 관리에 알맞은 종합 시설로 탈바꿈한 것이다.
선정시니어센터는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605m²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다목적실, 2층에는 스마트피트니스센터, 3층에는 사무실 및 할아버지방, 4층에는 할머니방, 5층에는 라운지가 마련됐다. 강남구에 사는 어르신 성종빈 씨(70)는 “경로당일 때는 훨씬 나이가 많은 분들이 주로 사용해 눈치가 보여 못 썼다. 신축 후 새로 와봤더니 너무 맘에 들어 자주 방문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노후 경로당 복합화 사업’의 일환으로 선정시니어센터 외에도 단계적으로 스마트 경로당을 확충하고 있다. 2023년 학리경로당을 시작으로, 2024년 은곡경로당과 올해 3월 문을 연 삼성시니어센터까지 모두 4곳이 이미 문을 열었다. 구는 이어 도곡1경로당(11월 개관 예정)을 비롯해 내년에는 개포동 포이경로당과 청담동 재너머경로당을 복합문화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다.
● 스마트 경로당, 서울 전역으로 확산
다른 자치구도 어르신 건강과 원활한 노후 생활을 위한 스마트 경로당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노원구는 지난달 30일 제1호 스마트 경로당인 월계동 월성경로당을 개소했다. 어르신들의 가장 큰 걱정인 기초 건강 관리를 위해 헬스케어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체성분 분석기와 스마트 건강측정기기, 스마트 워크 등 건강관리 콘텐츠를 도입했다.
도봉구는 구내 33개 경로당을 올해 말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와 키오스크를 갖춘 스마트 경로당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양천구 역시 2023년부터 추진해온 스마트 경로당을 기존 10곳에서 20곳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자치구들의 이러한 스마트 경로당 전환을 돕는 동시에, 경로당의 문턱을 낮춰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소통과 교류의 공간으로 새롭게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시는 자치구별로 경로당 문화를 선도해 나갈 ‘어울림경로당’을 선정해 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중식 주 5일 제공을 내실화하는 등 건강관리 중심의 경로당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경로당이 지역사회 모두에게 열린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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