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업은 뭐가 다를까…‘인재 밀도’의 비밀[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2일 10시 00분


혁신을 탄생시키는 조직은 뭐가 다를까요. 혁신의 조직을 만들어낸 공통의 레서피는 존재할까요.

전 세계를 쇼크에 빠뜨린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를 보며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이 전하는 스토리가 어디서 많이 본 듯했거든요. 딥시크의 일하는 방식은 애플, 구글, 넷플릭스 같은 미국 IT 기업 창업자나 연구자들이 했던 얘기와 매우 닮아있었죠. 거기서 찾은 핵심은 이겁니다. 극도로 높은 인재 밀도와 극단적으로 적은 통제의 결합.

요즘 한국에서도 딥시크 때문에 AI 기술 육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오늘은 혁신 기업의 레서피를 들여다봤습니다.

혁신이 싹트는 토양은 뭐가 다를까? 게티이미지
혁신이 싹트는 토양은 뭐가 다를까? 게티이미지
*이 기사는 1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중요한 건 인재의 규모보다 밀도
“판즈정은 2023년 여름 엔비디아 인턴 중 한명이었습니다. 나중에 그에게 정규직을 제안하려 했을 때, 그는 주저 없이 딥시크에 합류했습니다. 당시 딥시크 멀티모달팀은 단 세명이었죠.”

딥시크의 추론모델 ‘R1’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1월 말. 엔비디아의 수석 엔지니어 위즈딩이 예전 인턴을 축하하며 X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딥시크는 초기부터 엔비디아도 잡고 싶어할 만한 뛰어난 인재를 끌어들인 기업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은 딥시크를 ‘연구와 탐구’를 위한 기업이라고 설명한다. 필요한 자금은 모두 모기업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가 댈 수 있기 때문에, 외부 투자는 받지 않는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돈이 아니라, 첨단 반도체칩 규제”라고 말한다. 동아일보 DB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는 이젠 유명해진 지난해 36kr과의 인터뷰에서 “(딥시크에) 신비한 천재는 없다”면서 “명문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이라고 말한 적 있죠. 하지만 딥시크의 채용면접을 본 지원자들 얘기는 좀 다릅니다. 그들은 딥시크 채용 방식을 두고 “중국 기업 99%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 천재 1%만 채용한다는 식이라고 설명하죠. 딥시크가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특히 중요하게 보는 건 학력과 함께 경시대회 입상 경력이라는데요. 업계에선 “딥시크는 금메달 아래는 원하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경시대회 1등들만 모아놨단 뜻이죠.(이게 천재가 아니면 뭐죠?)

이런 인재 영입을 위해선 과감한 투자는 필수입니다. 딥시크 연봉은 중국 IT업계에서도 급여가 세기로 유명한 바이트댄스(틱톡 모기업)를 앞선다고 하죠. 내부자에 따르면 “바이트댄스가 제안하는 연봉을 근거로 해서, 그보다 더 높여준다”고 합니다.

그럼, 왜 딥시크처럼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은 연봉을 더 주더라도 이렇게 최고의 인재만 골라 영입해야 할까요. 당연한 것 아니냐고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얘기하지 않았느냐고요?

그런데 딥시크가 보여주는 건 단순히 인재 수가 많아야 한다는 이야기와는 좀 다릅니다. 딥시크 직원 수는 고작 약 150명. S급 연구개발 인재의 수로 따지자면 바이두나 텐센트 같은 대기업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데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이겁니다. ‘인재 밀도’의 중요성.

넷플릭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인재 밀도가 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철학에 따라 넷플릭스 채용 원칙의 첫번째는 ‘드림팀: 넷플릭스는 우수한 성과를 내는 사람만 채용한다’이다. AP 뉴시스


예컨대 최고의 인재 80명과 평범한 직원 40명으로 구성된 기업과 단지 뛰어난 인재 80명만으로 구성된 기업. 둘 중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건 어디일까요? 후자였다고 합니다. 이건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팅스트가 직접 겪고, 자신의 책 ‘규칙 없음(No Rules Rules)’에 소개한 이야기인데요.

2001년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위기에 처한 넷플릭스는 전체 직원 120명 중 40명이나 해고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났는데 회사 분위기가 가라앉기는커녕, 이상할 정도로 너무 좋은 거죠. 왜 그런가 봤더니, 재능 있고 창의적인 인재들끼리만 모이자 서로에게 배우고 의욕을 불어넣으면서 능률이 솟구쳐 오른 겁니다. 이후 헤이스팅스는 ‘인재 밀도’를 넷플릭스 운영의 최우선에 둡니다. 최고의 인재는 업계 최고 연봉을 주면서 뽑되, 평범한 직원은 바로 해고해 버리죠(대신 퇴직금은 넉넉히 줍니다). 그는 “빠르고 혁신적인 직장은 소위 말하는 ‘비범한 동료들’로 구성된다”고 말하는데요. 회사를 ‘스포츠팀’처럼 운영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재 밀도의 중요성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의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됩니다(2006년, ‘나쁜 사과가 통을 망치는 방법, 시기, 이유’). 연구팀은 대학생들을 여러 팀으로 나눠 45분간 과제를 수행하게 하는 실험을 수십 차례 했는데요. 일부 팀엔 특정 역할을 맡은 배우를 1명 끼워 넣었습니다. 삐딱하게 앉아 핸드폰만 보는 ‘게으름뱅이’, 빈정거리는 ‘삐딱이’, 책상에 얼굴을 파묻은 ‘우울한 비관주의자’ 식으로요. 실험 결과, 이 단 한 명의 문제 행동은 전염력이 엄청났습니다. 다른 팀원들이 모두 그 행동을 흉내 내면서 과제 성과는 엉망이 됐죠(평균 30~40% 하락).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능력자가 많아도 평범하거나 비뚤어진 직원이 끼어있으면 이는 금세 전염돼 성과를 망치죠.

혁신은 복도 대화에서 탄생한다
또 인재 밀도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뭉치면 스파크가 터지면서 진짜 천재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가 아닌 팀일 때 놀라운 혁신이 터져 나올 수 있는 건데요.

현대 인공지능(AI) 세계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혁신으로 꼽히는 구글의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술 개발도 그랬죠. 2017년 구글 연구진 8명이 논문(‘Attention is all you need’)으로 발표한 이 기술 덕분에 AI가 드디어 문장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됐고요. 이후 챗GPT부터 딥시크까지 모든 생성형 AI가 이 트랜스포머 기반인데요.

현대 AI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논문인 ‘Attention is all you need’에서 트랜스포머를 설명한 그림. 이전에 AI는 단어를 순차적으로 처리했지만, 트랜스포머는 문장의 모든 단어를 동시에 처리한다.  지금의 모든 최첨단 AI 모델은 트랜스포머 덕분에 탄생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논문 제목은 비틀스 노래 ‘All I need is love’에서 따왔다.
현대 AI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논문인 ‘Attention is all you need’에서 트랜스포머를 설명한 그림. 이전에 AI는 단어를 순차적으로 처리했지만, 트랜스포머는 문장의 모든 단어를 동시에 처리한다. 지금의 모든 최첨단 AI 모델은 트랜스포머 덕분에 탄생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논문 제목은 비틀스 노래 ‘All I need is love’에서 따왔다.


트랜스포머 개발 스토리에서 눈에 띄는 건 같은 회사 울타리 안에 있던 인재들끼리의 우연한 만남과 엿들음이 모여서 놀라운 혁신으로 이어졌단 겁니다. 구글 AI 연구자 야콥 우스코라이트는 어느 날 같이 구글 카페에서 다른 팀 엔지니어 일리아 폴로수킨과 점심을 먹었고요. 이 자리에서 폴로수킨이 구글검색 답변 속도에 대해 불평하는 걸 듣고 자신이 갖고 있던 기본 아이디어를 공유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팀에 속한 몇몇이 자발적으로 뭉쳤고요. 그들이 신기술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일 때, 우연히 구글의 베테랑 과학자 노암 샤지어가 그 앞 복도를 지나갑니다.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된 샤지어는 ‘와,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감탄하며 프로젝트에 합류해 직접 코드 작성을 맡았고요. 그렇게 몇 달 만에 AI 세계를 완전히 뒤바꿔놓을 역사적인 논문이 탄생합니다. 연구팀조차 이 과정을 “마법”이라 부를 정도로 놀라운 창의력과 집중력이 발휘되었죠.

딥시크도 비슷했습니다. 딥시크는 2017년 구글이 소개한 뒤 일반화된 MHA(멀티헤드주의) 대신 MLA(멀티헤드잠재주의) 아키텍처를 적용해 메모리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는데요. 이를 사진에 비유하자면 찍은 사진 파일을 그대로 저장하는 게 아니라, 작은 섬네일로 압축해 저장해놓는 식의 기술을 활용한 셈이죠.

이 MLA에 대한 기본 아이디어를 맨 처음 떠올린 건 딥시크의 한 젊은 연구자였다고 합니다. 바로 이 새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기 위한 팀이 꾸려졌고요. 몇 달에 걸쳐 작업이 이뤄졌다고 하죠. 량원펑은 “탐사 과정에서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모든 연구원은 다른 사람을 초대해 논의한다”고 딥시크의 일하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1998년 애플 아이맥G3를 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 동아일보 DB
1998년 애플 아이맥G3를 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 동아일보 DB
기술 세계에서 혁신은 혼자 굴을 파고 들어가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아이디어와 아이디어가 부딪히면서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게 일반적이죠. 그래서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혁신은 사람들이 복도에서 만나거나 밤 10시 30분에 서로에게 전화를 걸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서 옵니다. 그들이 기존 사고방식에 구멍을 뚫는 무언가를 깨달았기 때문에 발생하죠.”

또 잡스는 이런 인터뷰도 남겼습니다. “제 사업 모델은 비틀스입니다. 그들은 서로의 부정적인 경향을 견제하는 네 사람이었죠. 그들은 서로를 균형 있게 조절했고,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더 컸습니다. 사업에서 위대한 일은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팀이 하는 겁니다. 비틀스는 함께 있을 때 정말 훌륭하고 혁신적인 작업을 했습니다. 그들이 헤어졌을 때, 좋은 작업을 했지만 결코 똑같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업도 그렇게 봅니다. 항상 팀입니다.”

통제를 없애면 혁신은 저절로 온다
요약하자면 최고의 인재를 밀도 있게 모아서 아이디어가 흐르게 만드는 것이 혁신 탄생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간단하죠? 그런데 두 번째 조건은 훨씬 더 까다롭습니다. 바로 개입과 통제를 최소화할 것.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는 혁신적인 조직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제 결론은 혁신엔 가능한 한 적은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고,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활동할 여지와 시행착오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혁신은 종종 저절로 발생합니다. 의도적으로 준비되거나 가르쳐진 게 아닙니다.”

인재 채용을 알리는 딥시크의 공고 이미지. 딥시크는 항저우와 베이징에서 약 150명이 근무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50명 정도를 추가 채용 중이다. 딥시크 SNS
인재 채용을 알리는 딥시크의 공고 이미지. 딥시크는 항저우와 베이징에서 약 150명이 근무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50명 정도를 추가 채용 중이다. 딥시크 SNS


일단 뛰어난 인재를 뽑았다면, 그냥 이들이 알아서 하게 두는 게 최선이란 뜻인데요. 그래서 딥시크엔 없는 게 많습니다. 우선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목표나 업무 할당이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할지 자기가 정해서 자발적으로 분업하는 거죠. 철저한 바텀업(상향식) 의사결정이 이뤄집니다. 딥시크엔 직급도, 부서도 없습니다. 모두 평등한 관계여서, 누구든 ‘이거 같이 연구해요’라고 다른 사람을 부를 수 있죠. 컴퓨팅 파워에 대한 권한도 제한이 없다네요. 누구나 승인 없이도 언제든 훈련 클러스터를 이용할 수 있는 겁니다.

이게 기업에서 가능한가 싶기도 한데요. 그래서 중국 매체 36kr은 이런 딥시크를 두고 ‘기술적 이상주의의 극단적 이야기’라고 평하죠. 사실 이런 이상주의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능력과 열정을 모두 갖춘 인재라는 믿음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또 역으로 이런 극단의 자율성 부여는 최고의 인재를 끌어모으는 매력적인 조건으로 작용합니다.

딥시크만큼은 아니지만 개입과 통제가 없기로 유명한 기업으로는 넷플릭스가 있죠. 예컨대 휴가기간, 법인카드 이용, 출장비 지출에 대한 명시적인 통제가 없고요. 무엇보다 상사의 ‘승인 권한’이란 게 없습니다. 일을 할 때 직원은 승인받을 필요 없고, 상사에게 진척 상황을 보고만 하면 되죠. 즉, 무슨 일을 할지 말지는 직원 개개인이 정하고 실행하는 겁니다.

인재 밀도가 높은 기업엔 이런 거추장스러운 통제가 필요 없다는 게 리드 헤이스팅스의 철학인데요. 그 직원이 진짜 능력자라면, 설사 실패하더라도 배우는 게 있을 테니 믿고 맡기란 겁니다. 헤이스팅스는 이런 식으로 표현하죠. 혁신을 하려면 “교향악단을 조직하지 말고, 즉흥 연구를 할 재즈 밴드를 결성해야 합니다.”

구글이 보여주는 혁신기업 딜레마
앞서 설명한 구글 트랜스포머 연구가 진행된 환경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사실 구글 고위층은 이 작업을 그저 흥미로운 AI프로젝트 중 하나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별 간섭 없이 그냥 8명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뒀죠. 연구 참가자들에 따르면 상사 중 누구도 프로젝트 진행과정을 체크하기 위해 부른 적도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구에 참여한 니키 파머는 “구글은 우리가 탐구하고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하죠.

혁신의 상징인 ‘트랜스포머’ 논문 저자 8명은 이후 모두 구글을 떠났다. 이는 구글이 얼마나 느리고 관료화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거론됐다. 구글은 이 8명 중 가장 베테랑인 노암 샤지어를 지난해 다시 영입하느라 거액을 썼다. AP 뉴시스

더 놀라운 건 그 이후 얘기입니다. 2017년 트랜스포머가 발표되고 나서, 이를 가지고 가장 먼저 대규모 언어모델을 출시한 건 구글이 아니라 오픈AI였죠(2018년 GPT-1이 시작). 이후에도 구글은 트랜스포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내놓는 데 매우 소심한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급기야 2022년 오픈AI가 챗GPT 출시로 먼저 확 치고 나오면서, 구글은 뒤처지게 되는데요.

그사이 실망한 트랜스포머 논문 저자 8명은 결국 모두 구글을 떠났습니다(지난해 구글은 이 중 노암 샤지어를 3년 만에 다시 거액을 들여 영입). 구글이 혁신 중심의 놀이터가 아닌 수익 중심의 관료조직이 되어버린 결과였죠. 그렇게 크고 돈 잘 버는 거대 대기업이 오히려 수익과 성과에 연연하며 실수를 두려워하다가 스타트업에 선두를 뺏기다니. 기술 세계의 아이러니인데요. 클레이턴 크리스턴슨 하버드대 교수의 1997년 저서 ‘혁신기업 딜레마’에서 전 설명한 대로 “혁신에서는 규모가 작고 독립적인 기업이 확실한 우위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인터뷰 발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잡스가 애플로 돌아와서 혁신적인 컴퓨터 아이맥(iMac) G3로 애플의 부활을 알렸던 1998년 했던 인터뷰입니다. “혁신은 얼마나 많은 연구개발비를 가졌는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애플이 맥을 내놓았을 때, IBM은 R&D에 적어도 100배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죠.(It‘s not about money. It’s about the people you have.) 당신이 어디로 이끌려가고, 얼마나 많은 것을 얻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By.딥다이브

그동안 전 세계 많은 언론은 딥시크가 유학파가 아닌 중국 현지 대학 출신을 주로 채용한다는 점을 비중있게 보도했는데요. 그보다는 ‘996(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근무)’으로 대표되는 가혹한 실적 압박의 후진적인 근로문화로 유명한 중국 IT 업계에서 이런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스타트업이 나왔다는 게 더 놀랍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드리자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 AI 기업 딥시크는 극도로 높은 ‘인재 밀도’가 특징입니다. 혁신 기업 인재에 중요한 건 규모보다 밀도이죠. 부정적인 조직원의 태도는 금세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가장 좋은 복지는 언제나 ‘뛰어난 동료’인 법입니다.

-최고의 인재가 모여있으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혁신의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AI계 가장 큰 혁신이라 할 구글 트랜스포머도 점심식사 중의 스몰토크, 복도에서 우연히 엿들은 대화를 계기로 탄생했죠. 위대한 일은 팀이 합니다.

-일단 뛰어난 인재를 뽑았다면 그냥 두면 됩니다. 개입과 통제가 필요 없죠. 딥시크에 부서와 직급, 할당된 목표나 업무가 없는 이유입니다. 무슨 일을 할지 자기가 정하면 승인 없이 뭐든 할 수 있는 자율. 그게 혁신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기업이 커진 뒤엔 관료화되고 느려지면서 혁신과 거리가 멀어지곤 합니다. 더 많은 연구개발비, 더 많은 인력이 혁신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이미 많은 대기업들이 보여주고 있죠. 우리 기업들은 과연 어느 길로 갈까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