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품에서 힐링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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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어머니 산’ 우암산 둘레길
오늘 4.2km 구간 전면 개방
통행로 확보-수목 제거 최소화 등
시민 의견 최대한 반영해 조성

민선 8기 청주시의 3대 현안 사업 중 하나인 우암산 둘레길 조성 사업이 조기 완공돼 8일부터 개방된다. 사진은 낮시간대 모습. 청주시 제공
민선 8기 청주시의 3대 현안 사업 중 하나인 우암산 둘레길 조성 사업이 조기 완공돼 8일부터 개방된다. 사진은 낮시간대 모습.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의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우암산(353.2m)에 둘레길이 조성됐다.

청주시는 삼일공원에서 어린이회관까지 4.2km 구간을 대상으로 한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을 끝내고 8일부터 전면 개방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100억 원을 들여 이 구간에 △보행 덱 설치(2.3km) △보도정비(4.2km) △경관조명 및 휴게공간 조성 등을 진행했다. 낡고 파이고 기울어진 기존 보도블록 보도를 정비하고, 친환경 천연목재 덱과 경관조명 등을 설치해 보도 공간을 늘렸다. 또 둘레길 곳곳에 벤치와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기존 전망대 주변에는 특색 있는 조형물과 조형 벤치를 만들어 포토존으로 꾸몄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 둘레길 가운데 덱 설치가 미반영된 우암산근린공원∼어린이회관까지 1.9km 구간에 30억 원을 들여 추가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암산 둘레길 조성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는 2011년에 국립청주박물관 뒷산을 시작으로 삼일공원까지 숲길을 만든 뒤 기존 우암산 순환도로와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순환도로를 일방 통행로로 바꿔야 하는 교통영향평가를 넘지 못했다. 일부 단체와 운전자들의 반대도 있었다. 결국 시는 우암산 터널∼국립청주박물관∼삼일공원으로 이어지는 3.6km의 숲길만 조성했다.

이후 지방선거 때 일부 후보들이 공약했지만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20년 5월 말 이시종 전 충북지사가 “우암산 둘레길이 청주의 명물이 되도록 연구해 보라”고 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도는 ‘우암산 명품 둘레길 조성 기본계획 및 조사용역비’ 2억 원을 편성, 충북도의회에 제출했다. 이 지사가 직접 계획안을 설명하면서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고, 도의회는 원안대로 의결했다.

하지만 이 일대 주민들이 출퇴근 불편과 산불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통행로 확보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이범석 시장은 6·1지방선거 후보 시절 계획 변경을 공약했고, 당선 이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검토해 ‘양방향 통행+보도 덱 설치’로 수정됐다.

그러자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우암산에는 아까시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 2400여 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둘레길이 조성되면 모두 베어진다”며 생태계 보전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수목 존치를 위해 덱 상판에 구멍을 뚫어 시공하고, 공사 과정에서 수목 제거를 최대한 억제해 식생 유지에 문제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로 반영해 우암산 둘레길 조성 사업을 조속히 완료했다”며 “우암산 둘레길이 시민들이 자주 찾는 힐링 공간이 되고, 청주의 ‘꿀잼 관광자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암산은 속리산 천왕봉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내려온 한남금북정맥 산줄기에 속한다. 청주 동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선도산∼것대산∼상당산∼구녀산인데 그중 상당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나온 산이 바로 우암산이다. 와우산, 대모산, 모암산, 장암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청주#어머니 산#우암산#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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