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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김정은-푸틴 만남은 새로운 위협… 실질적 확장억제 강화를”

입력 2023-09-25 03:00업데이트 2023-09-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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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평화재단 워싱턴 학술회의]
“전체주의 동맹, 印太안보 분수령
북핵-미사일 대응 ‘한국형 3축’, 확장억제 보완재로 강화하고
김정은 오판 막을 정보전 등 필요”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이사장 남시욱)과 한미안보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제36회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윌리엄 뉴컴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위원, 최병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 김희은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대표.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이사장 남시욱)과 한미안보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제36회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윌리엄 뉴컴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위원, 최병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 김희은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대표.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 한반도 안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격변의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미는 북한의 거센 도발에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제도화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를 지원해주면서 러시아에 핵 무력 완성을 위한 기술 지원을 요구하는 등 권위주의 결속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제36회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에서 한미 안보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 북핵 및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두고 한미의 바람직한 외교 전략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북한에 대한 외교·안보 전략을 논의할 때 빠져 있는 핵심 인식은 우리가 이미 냉전기에 돌입해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뉴컴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위원은 북-러 정상회담과 미중 갈등 속 새로운 대북 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안보 전략이 탈(脫)냉전 이후 국제 정세 속에 구축된 만큼 신냉전 구도에 맞는 전략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존 틸럴리 한미안보연구회 미국 측 회장은 “김정은과 푸틴의 만남은 한반도에 기존 시나리오에 없던 새로운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며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살펴보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브루스 벡톨 미국 국제한국학회장은 “북-러 관계뿐만 아니라 북한과 이란의 관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란이 이미 러시아에 드론을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거래는 미국의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혁 한미안보연구회 부회장 역시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과 첨단 기술을 원하고 있는 데다 이란과도 긴 협력의 역사가 있다”며 “전체주의 동맹은 인도태평양 안보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한미가 신속하게 실효적인 확장억제 강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은 “워싱턴 선언은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컵의 절반이 찬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 실질적인 확장억제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를 확장억제의 의미 있는 보완재가 될 수 있는 수준으로 강화하고 핵협의그룹(NCG)도 이미 여러 확장억제 협의체가 있는 한국 상황에 맞춰 실질적인 핵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드릭 빈센조 애틀랜틱카운실 선임연구원은 “워싱턴 선언은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중요한 조치이지만 김정은이 미국의 정치적 의지를 믿지 않으면 확장억제는 작동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의 오판을 막기 위해선 북한이 한미가 북한과의 핵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믿게 하는 (정보전 등) 하위 국가 억지 전략들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내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정권 교체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우 실장은 “한미의 정치적 안정 없이는 워싱턴 선언이 현실화되기 어렵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을 5배로 증액하길 요구했던 것은 한국인들에게는 악몽으로 기억되는 만큼 워싱턴 선언 집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다만 틸럴리 회장은 “40여 년 전에는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했던 대통령도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인도태평양은 현재 미국에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이며 북한이 전 세계에 제기하는 위협을 고려할 때 미국 행정부는 동맹의 방향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경쟁 등을 고려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러 안보협력 확대에 대비해 한국의 민간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보호대책을 강화하고 한미 사이버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북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드론 활용법을 배울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의 드론 공격에 대비해) 한국의 민간 인프라 보호 계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北인권문제, 한미일 안보협력 우선순위 논의해야”


“정면 거론이 北 억지력 강화에 도움
유엔총회서 외교적으로 고립 필요”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 ‘인권과 한반도의 미래’ 세션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우선순위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북한 정권을 유지시키는 핵심은 핵이나 미사일이 아닌 이념”이라며 “김일성(주석)은 핵무기가 없었지만 철권을 휘둘렀고, 이 바탕에는 북한 주민들을 정권의 노예로 만드는 이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에 대한 외부 정보 유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북한 정권의 부패와 인권 침해를 외부로 알려야 하고, 한국을 포함한 외부 세계의 발전상을 내부로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드릭 빈센조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의지를 강조해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한미·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인권이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먼드 하 HRNK 국장은 “팬데믹 이후 북한에 주재하던 외교관과 유엔 조사관들이 모두 북한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권과 관련해 북한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중 국경 개방으로 중국의 탈북자 송환이 재개되는 등 인권 위기가 조만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전략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이 11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안보리에서 한미일 협력 기회가 열린 만큼 유엔에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

윌리엄 뉴컴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위원은 “북한 인권이나 핵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며 “북한은 무슨 일을 저지르든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인권 탄압이나 도발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에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다”며 “유엔 총회로 무대를 옮겨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을 한미일이 포섭하는 등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술회의 참가자 명단

◆개회사

존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소장
김병관 한미안보연구회 공동회장(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존 틸럴리 한미안보연구회 공동회장(전 한미연합사령관)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

◆패널토의1(사회: 존 틸럴리 한미안보연구회 공동회장)
▽발표자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레이먼드 하 HRNK 국장
△로렌 정 HRNK 연구원
▽토론자 △윌리엄 뉴컴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위원
△최병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희은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대표

◆오찬 연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 기업연구소 석좌연구원

◆패널토의2(사회: 허남성 국방대 명예교수)
▽발표자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전 통일연구원장)
△프레드릭 빈센조 애틀랜틱카운실 선임연구원
△손경호 국방대 교수부장
△캐스린 웨더스비 조지타운대 교수
▽토론자 △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
△들린 윌리엄스 오스틴피주립대 교수

◆패널토의3(사회: 오인환 주미 서울대동창회 회장)
▽발표자 △윤민우 가천대 교수
△김소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실장
▽토론자 △타라 오 허드슨연구소 연구원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
△클린트 워크 한국경제연구소(KEI) 국장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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