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신도만 만나니 세상과 괴리”
타종교인들과 ‘만남 중창단’ 만들어

―세상과 괴리됐다고 느낀 계기가 있습니까.
“몇 년 전 우연히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TV 대담 프로그램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준비하면서 좀 놀란 게, 제가 쓰는 말이 대부분 일반적인 언어가 아니라 절 안에서 쓰는 말인 거예요. 생각해 보니 절에 오는 분들이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일반인을 만나 대화한 적이 거의 없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뭐가 고민이고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도 잘 몰랐고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적극적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타 종교인들과 함께한 유튜브 프로그램(‘님과 함께’)이 시즌 2를 찍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중창단도 만드셨더군요.
“방송에서 타 종교인분들을 만나니 너무 좋은 거예요. 제가 모르던 것도 알게 되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방송에서만 만나지 말고 함께 세상에 선한 기운을 내보내는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지요. 그래서 신부, 목사, 교무(원불교)님들과 함께 ‘만남 중창단’을 만들었어요.”
―노래 말고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까.
“우리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사람들과 먼저 공감을 하고 싶었지요. 우리 이야기를 하면 결국 또 종교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종교가 없는 분들과도 소통하고 대화하고 싶었거든요. 그러기에는 노래가 가장 좋은 방법이었지요. 그런데 막상 대중 앞에 서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어요.”
―생각지도 못한 일요?
“종교인 넷이 모여서 노래를 했더니 오히려 종교는 사라지고, 포용이 남더라고요.”
―의외입니다.
“저희도 의외였어요. 만약 저 혼자 불렀다면 사람들은 제게서 불교를 봤겠지요. ‘스님이 포교하려고 그러나?’ 하고…. 그런데 넷이 함께 부르니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종교 대신 화합과 포용을 보시더라고요.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좋아해 주시는 이유를 그때 깨달았지요. ‘노래를 꼭 귀로만 듣는 것은 아니구나. 마음으로도 듣는구나. 마음이 기쁘면 좀 못 불러도 좋아하는구나. 나 정말 밖으로 잘 나왔구나’ 하는….”
남양주=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