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람 선배 쓴소리가 약… 야구도 삶도 우람해지는 중”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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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슈퍼루키 김서현의 성장기
‘인스타 욕설 논란’으로 방황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알려줘
1군 합류 뒤엔 체중관리까지 조언… 첫 홈런 아팠지만 풀어갈 힘 생겨

2023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선수 김서현(한화)은 미국 스프링캠프 기간 벌어진 ‘인스타그램 험담 사건’으로 
팬들 비난에 시달렸지만 팀 선배 정우람의 조언을 받아들이면서 ‘안경 낀 에이스’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2023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선수 김서현(한화)은 미국 스프링캠프 기간 벌어진 ‘인스타그램 험담 사건’으로 팬들 비난에 시달렸지만 팀 선배 정우람의 조언을 받아들이면서 ‘안경 낀 에이스’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처음 ‘그 일’이 있고 나서 정우람 선배님(38)이 방으로 부르셨다. 그때는 정말 무서웠다. 뭐 때문에 부르신 건지 아니까.”

최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서현(19·한화)은 올해 2월 미국 스프링캠프 기간에 벌어졌던 ‘인스타그램 욕설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서현은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에 코치진과 팬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구단으로부터 3일간 훈련 참가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징계 기간에도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를 누른 사실까지 알려지자 김서현은 ‘싹수가 노랗다’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때 김서현보다 나이가 두 배 많은 정우람이 김서현을 불렀다. 김서현은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그 뒤에 어떻게 생활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셨다”고 전한 뒤 “나 때문에 팀에 또 혼란이 생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4월 1일 시즌 개막 후에도 김서현은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콜업’ 전화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더 다듬고 (1군에) 올리겠다’는 코칭스태프의 결정으로 퓨처스리그(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화가 온 건 지난달 18일이었다.

김서현은 다음 날(4월 19일) 대전 두산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팀의 세 번째 투수로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최고 시속 158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실점 없이 1이닝을 막아냈다. 첫 상대 타자였던 로하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허경민과 이유찬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서현은 1군 합류 뒤에도 정우람의 조언을 잘 따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체중 관리’다. 김서현은 프로 입단 전까지 86kg이었던 몸무게를 현재 95kg까지 늘린 상태다. 김서현은 “스프링캠프 때는 우울해서 밥을 잘 못 먹었는데 요즘 식욕이 ‘살벌하다’. 저녁 먹고 혼자 족발까지 시켜 먹는다”며 “이러다가는 100kg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우람 선배님이 95, 96kg 사이를 유지하라고 하셔서 유지해야 한다. 상체가 커진 건 좋은데 뱃살은 더 생기면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몸과 함께 마음도 자라는 중이다. 서울고 재학 시절 홈런을 한 번도 맞지 않았던 김서현은 데뷔 후 네 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28일 안방 NC전에서 오영수에게 통산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김서현은 “‘최근에 잘했으니 오늘은 맞을 만했다’고 생각했다. 실투를 던진 것도 인정한다. 홈런을 맞으면서 잘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날에는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계획할 수 있게 됐다”고 ‘날카로운 첫 피홈런의 추억’을 전했다. 김서현은 이후 10경기에서는 다시 무피홈런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 2회차’처럼 여유가 넘치지만 김서현은 아직 돌아오는 생일이 설레기만 한 10대다. 31일이 19번째 생일인 김서현은 생일날 경기도 일찌감치 체크해놓고 있었다. 김서현은 “그날 키움과 안방경기를 치른다. 그 경기는 꼭 이겨야 한다. 여태껏 살면서 생일에 안 풀린 적이 없었다”면서 “(입단 동기) 문현빈도 생일날(4월 20일) 안타를 쳤다. 나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야구#한화#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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