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부회장 “이재명-김성태 통화하는것 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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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재판 출석]
법정서 “경기도, 대북대납 알았을것
미치지 않고서야 60억원 냈겠나
이화영 양복에 5000만원 넣어줘”

쌍방울그룹 방용철 부회장(수감 중)이 3일 법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쌍방울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최소 두 차례 통화하는 걸 직접 봤다고 밝혔다. 또 2019년 쌍방울이 경기도의 남북경협 비용 500만 달러(약 66억 원) 등 800만 달러(약 105억 원)를 북한에 보냈다고 시인했다.

3일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방 부회장은 “김 전 회장이 이태형 변호사, 이 전 부지사 전화기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하는 것을 본 것이 있다”고 했다. 그는 2019년 1월 17일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 휴대전화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한 후 “‘경기도가 잘못해서 내 돈 들어갔다 뭐야 이거’라고 농담 투로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2019년 12월 이 변호사 휴대전화를 통해 통화했다는 진술을 쌍방울 임직원 여럿으로부터 확보한 상태다. 또 이 전 부지사 휴대전화를 통해 2019년 1, 7월과 2022년 초 통화했다는 진술을 김 전 회장으로부터 확보하는 등 총 5차례에 걸쳐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통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방 부회장에게 대북 송금 과정에서 경기도와 쌍방울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방 부회장은 경기도가 북한에 스마트팜 조성 비용으로 지불하기로 한 500만 달러를 2019년 1, 4월 대납했다고 시인하면서 “경기도에서 내용을 알고 도와주지 않으면 이걸 한다고 누가 생각하겠나. 60억 원이다. 미치지 않고 확신이 없으면 누가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북한에 돈을) 지급한 뒤 꼭 (이 전 부지사에게) 전화해서 ‘형님, 얼마 넘겨드렸다’고 전화했고, 김 전 회장도 따로 전화해 얘기한 걸로 들었다”고도 했다.

방 부회장은 2019년 이 대표의 방북비용 300만 달러(약 39억 원)를 대납하게 된 과정에 대해 “2019년 7월에 (북한의) 리종혁이 왔을 때 이재명을 방북시킨다고 500만 달러를 요구했는데 사정해서 300만 달러로 했다”고 증언했다. 또 그는 “김 전 회장이 (대북 사업이) 안 돼도 사람은 얻는 것 아니냐. ‘자기들을 위해 노력하고 했는데 (이 대표가) 대통령이라도 되면’이란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법인카드 사용을 요청해 뇌물을 제공했다고 시인했고, 2019년 7월 이 전 부지사에게 맞춤형 고급 양복을 선물하면서 “양복 안에 봉투를 넣어 5만 원권 10묶음, 총 5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북사업을 총괄한 방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 이후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실과 경기도와 쌍방울의 유착관계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선 증인 선서를 한 뒤 “현실적으로 김 전 회장도 검거됐고, 재판을 몇 번 받다 보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입장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쌍방울 부회장#이재명#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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