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굿샷 라이프]색소폰 불었더니… 폐활량 늘고 스트레스 해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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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가운데)은 건강 유지의 비결로 13년째 불고 있는 색소폰을 꼽는다. 노년층에 악기 연주는 뇌, 심장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박창열 회장 제공
박창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가운데)은 건강 유지의 비결로 13년째 불고 있는 색소폰을 꼽는다. 노년층에 악기 연주는 뇌, 심장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박창열 회장 제공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박창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77)은 50년 넘게 골프와 인연을 맺고 있다. 1970년대 처음 골프채를 잡은 후 건설사 대표 시절인 1991년 남광주CC를 지었고 2006년 폐염전에 조성한 21홀 대중골프장 고창CC를 개장해 운영하고 있다. 2019년 205개 골프장 회원사를 이끄는 협회장에 오른 뒤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박 회장은 70대 후반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 가운데 하나로 색소폰을 꼽았다. “13년 전 대학원 과정 졸업 파티 때 어떤 원우가 색소폰으로 ‘마이웨이’라는 곡을 부는 모습을 보고 ‘난 뭐 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곧바로 학원을 끊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매일 하루 1∼2시간씩 연습해서 지금은 웬만한 곡은 다 연주할 수 있어요.”

자신의 연주 앨범을 6집까지 낸 박 회장은 색소폰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데다 색소폰을 불면서 복식호흡을 해서인지 폐활량이 좋은 축에 든다는 걸 느낀다”라며 “정신적인 측면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해 주위에 자주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노년층에게 색소폰, 기타, 피아노 같은 악기 연주는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경희대 연구에 따르면 음악 활동을 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하지 않는 노인보다 우울 관련 점수가 절반이었으며 병원 방문 횟수도 적었다. 연주에 집중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혈압은 노화에 따라 증가하는데, 악기 연주를 포함한 음악치료가 혈압을 낮춰 심장, 뇌 질환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색소폰과 같은 관악기를 적절하게 연주하면 호흡 운동을 통해 폐 기능이 좋아지고 코어 근육이 강화된다.

악기 연주는 노년층의 근력 감퇴 방지와 신체 기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이면 뇌의 혈류량이 최대 20%까지 늘어나 인지 능력과 기억력, 집중력도 향상돼 치매 진행을 막거나 늦출 수 있다.

김 교수는 “노년층에게는 반복적이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취미가 좋다. 적당한 난도가 있어 성취감을 크게 느낄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악기 연주가 바로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색소폰에 처음 입문해 음정을 맞추는 수준이 되려면 6개월 정도 배우면 된다.

박창열 회장은 “노년에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많은데 새롭게 계속 도전할 것이 남아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자 ‘약(藥)’은 악기를 형상화하여 음악과 즐거움을 뜻하게 된 ‘樂’과 풀을 의미하는 ‘艸’로 이뤄졌다. 악기 하나 다룰 줄 아는 건 로망을 뛰어넘어 보약이 된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박창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색소폰#폐활량#스트레스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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