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생태탐방로 걸으며 ‘자연속 힐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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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율곡습지공원 9.1km 코스
3년 만에 이달부터 정상 운영
매주 수요일~일요일 이용 가능
탐방-트레킹은 인터넷 신청해야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제한적으로 운영됐던 경기 파주시 임진강변 생태탐방로가 이달부터 정상 운영된다.

이 일대는 1971년 미군 제2사단이 서부전선을 한국군에 넘길 당시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철책이 세워졌다. 이후 군 순찰로가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고, 생태환경이 보존돼왔다.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는 2016년 1월부터 일반인 출입이 가능해졌다. 출입 절차와 시간·인원 제한은 있지만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자연과 함께 걸어요”
생태탐방로의 전체 길이는 약 9.1km다. 임진강 통문을 출발해 통일대교를 넘어 초평도, 임진나루, 율곡습지공원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전체를 둘러보려면 성인 기준으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생태탐방로에 가기 위해선 먼저 출발지인 임진각 관광지에 집결해야 한다. 이곳은 1972년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 개발된 대표적 통일 관광지다. 해마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6·25전쟁 관련 각종 유물과 전적 기념물 등이 전시돼 있다. 전쟁으로 끊어진 경의선 기찻길,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함께 전쟁의 상징이 된 ‘자유의 다리’, ‘평화의 종’도 있다.

임진강을 남북으로 잇는 통일대교를 왼쪽에 두고 하류 쪽으로 내려가면 철새 월동지로 알려진 초평도가 눈에 들어온다. 물억새와 갯버들이 우거진 섬이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가을부터는 두루미, 가창오리, 쇠기러기, 독수리 같은 철새가 찾는다. 초평도 맞은편 450㎡ 규모의 전망대에 고배율 망원경 3대를 설치해 철새의 월동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탐방로 주변에서 고라니가 뛰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인근에는 높이 10여 m의 주상절리 벽이 약 400m에 걸쳐 펼쳐진다. 검은 현무암 기둥이 절벽을 이루고 있는 장관이다.

임진나루는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의주로 피란할 때 지났던 곳이다. 근처에는 조선 영조 때 만든 성문인 진서문 터가 있다. 또 강을 굽어보는 벼랑 위에 지어진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은 율곡 이이가 관직에서 물러난 뒤 제자들과 시와 학문을 논했던 정자다.

율곡습지공원과 율곡수목원은 율곡 선생을 주제로 조성한 생태공원이다.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혼자 걷기 좋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 정취를 맘껏 누릴 수 있다.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을 비롯한 가족묘지, 위패 등을 모신 자운서원도 가볼 만하다.
●해마다 1만 명 이상 찾는 명소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는 개방 첫해인 △2016년 1만 명 △2017년 1만2000명 △ 2018년 1만5000명 등 해마다 1만 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생태탐방로는 매주 수∼일요일 운영되며 월·화요일과 법정 공휴일은 휴무다. 탐방, 트레킹을 하려면 이달 2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희망 날짜에 신청하면 된다. 보호자가 동행할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부터 참여할 수 있다. 김윤정 파주시 관광과장은 “생태탐방로를 걸으면서 방문객들이 힐링과 휴식을 만끽하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임진강 생태탐방로#율곡습지공원#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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