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점프땐 348cm…아반도, ‘키 180cm대 블록슛왕’ 노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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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대 림 위로 오른손 43cm 올라가
2m 넘는 장신 선수 슛도 ‘원천봉쇄’
경기당 블록슛 평균 1.087개 1위
역대 가장 작은 블록왕도 196cm

KGC인삼공사의 필리핀 출신 가드 렌즈 아반도(왼쪽)는 국내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키 180cm대 블록슛 왕’을 노린다. 
사진은 키 188cm인 아반도가 지난해 11월 3일 DB와의 경기에서 207cm인 상대 센터 김종규의 골밑슛을 블록하는 모습. 
KBL 제공
KGC인삼공사의 필리핀 출신 가드 렌즈 아반도(왼쪽)는 국내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키 180cm대 블록슛 왕’을 노린다. 사진은 키 188cm인 아반도가 지난해 11월 3일 DB와의 경기에서 207cm인 상대 센터 김종규의 골밑슛을 블록하는 모습. KBL 제공
‘키 180cm대 블록슛 왕.’

한국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7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26번의 시즌을 치르는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국내 리그에서 블록슛 타이틀은 키 200cm가 넘는 북중미, 유럽 출신 선수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국내 선수가 블록슛 1위를 차지한 건 두 번뿐이다. 김주성 DB 감독대행이 2003∼2004시즌과 2007∼2008시즌 타이틀 홀더다. 김 대행의 키는 205cm다. 역대 블록슛 왕 가운데 키가 200cm에 못 미친 선수는 3명뿐인데 2명은 196cm, 한 명은 199cm다.

KGC인삼공사의 필리핀 출신 가드 렌즈 아반도(25)가 전대미문의 180cm대 블록슛 왕에 도전한다. 키 188cm인 아반도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전체 일정의 3분의 2가량을 소화한 30일 현재 경기당 평균 1.087개의 블록슛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2위인 자밀 워니(SK·평균 1.086개)에게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센터인 워니의 키는 199.8cm다. 이번 시즌 블록슛 톱10 중에서도 180cm대는 아반도뿐이다. 아반도의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18분 36초)이 전체 40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그의 블록슛 기록은 더욱 돋보인다. 워니의 평균 출전 시간은 31분 44초다.

아반도는 제자리에서 뛰는 서전트 점프 높이가 1m나 된다. 달려와 뛰는 러닝 점프를 하면서 오른손을 뻗어 올리면 손가락 끝이 높이 348cm까지 이른다. 키 200cm가 넘는 웬만한 국내 선수들보다 더 높은 타점이다. 코트 바닥에서 농구 골대 림까지 높이가 305cm다.

아반도가 자신보다 15cm 이상 큰 상대 센터들의 슛을 걷어낼 수 있는 것도 이런 ‘고무공 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아반도가 지난해 11월 18일 DB와의 경기에서 남긴 블록슛 6개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이 같은 탄력을 앞세워 아반도는 15일 열린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도 200cm 이상의 센터와 포워드를 모두 제치고 덩크왕에 올랐다.

코트 안에선 상대적으로 단신인 가드 포지션 선수가 아반도처럼 블록슛을 많이 하려면 점프력뿐만 아니라 상대 슈터에게 잽싸게 접근하는 빠른 발, 슈팅 타이밍을 정확히 잡아내는 감각까지 갖고 있어야 한다.

아반도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췄다는 게 김상식 KGC인삼공사 감독의 평가다. 김 감독은 “점프력이 좋은 선수라고 해서 다 블록슛을 잘하는 건 아니다”며 “아반도는 상대의 슛 타이밍을 맞출 줄 아는 센스, 수비 시 부지런한 발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크지 않은 키에도 양과 질에서 모두 뛰어난 블록슛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농구#아반도#블록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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