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운전자 구타 사망… 경찰 5명, 살인혐의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바이든 “경찰개혁 법안 처리” 촉구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10일 사망한 타이어 니콜스(29)의 유가족 23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니콜스의 사망 직전 사진을 들고 있다. 얼굴에 피멍이 든 니콜스는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의식이 없는 모습이다. 멤피스=AP 뉴시스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10일 사망한 타이어 니콜스(29)의 유가족 23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니콜스의 사망 직전 사진을 들고 있다. 얼굴에 피멍이 든 니콜스는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의식이 없는 모습이다. 멤피스=AP 뉴시스
미국 중남부 테네시주에서 29세 흑인 운전자를 과잉 진압해 숨지게 한 경찰관 5명이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6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셸비 카운티 지방검찰은 멤피스에서 교통 단속을 하다 타이어 니컬스를 폭행해 숨지게 한 경찰관 5명 전원에 대해 2급 살인 혐의 및 가중 폭행, 납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7일 멤피스에서 교통 단속을 하는 과정에서 차를 몰고 귀가하던 니컬스를 전기충격기 등으로 제지한 후 구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된 5명은 모두 흑인이다.

경찰 측은 “니컬스가 난폭 운전을 해 단속했으나 그가 도주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급 살인은 명확한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타인을 숨지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될 경우 유죄가 인정된다.

26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타이어 니콜스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니콜스의 부모를 비롯해 지역사회 주민들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멤피스=AP 뉴시스
26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타이어 니콜스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니콜스의 부모를 비롯해 지역사회 주민들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멤피스=AP 뉴시스
희소병인 크론병을 앓던 니컬스는 경찰에 체포된 뒤 호흡 곤란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일 만인 10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유가족은 니컬스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당시 얼굴에 피멍이 가득했다고 했다. 니컬스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미 전역에서 경찰의 과도한 물리력 행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년 전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경찰 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흑인운전자#구타#사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