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로봇으로 진화한 ‘아이 돌보미 AI’… 개봉 첫날 ‘아바타’ 꺾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호러영화 ‘메간’ 국내 개봉
글로벌 흥행 속 17일만에 1540억
제작비의 10배 넘게 벌어들여

아이를 돌보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킬러 로봇으로 변하는 이야기를 담은 호러 영화 ‘메간’.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아이를 돌보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킬러 로봇으로 변하는 이야기를 담은 호러 영화 ‘메간’.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무슨 일이 있어도 내 곁을 지켜주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있다. 내 감정과 생각을 학습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어느 날 밤 눈을 떴는데 그 로봇이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다면?

공포 영화 ‘쏘우’ 시리즈의 감독과 기획을 맡았던 제임스 완이 제작에 참여해 국내외 호러팬의 기대를 모은 영화 ‘메간’이 25일 개봉했다. 메간은 북미에서 개봉 첫날인 6일 ‘아바타: 물의 길’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23일까지 전 세계에서 제작비(1200만 달러)의 10배가 넘는 1억2500만 달러(약 1540억 원)를 벌어들였다. 제작사는 2025년 속편을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영화는 자동차 사고로 부모를 잃은 소녀 케이디가 완구 개발 회사에서 일하는 이모에게 맡겨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고 후 전혀 웃지 않는 케이디를 위해 이모는 개발 중이던 로봇 메간을 케이디에게 동기화한다. 메간은 빠른 속도로 케이디와 세상에 대해 학습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케이디를 지켜야 한다”는 프로그래밍이 지나치게 강력하게 작동하면서 케이디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메간은 스스로를 킬러 로봇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더 이상 케이디의 말도, 제작자의 말도 듣지 않는 채 꺼짐 상태를 거부하기에 이른다.

인형도 사람도 아닌 오싹한 메간의 모습은 북미에서 영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영화는 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으면 이질감이 커진다는 ‘불쾌한 골짜기’ 이론을 역이용했다. 표정 변화가 전혀 없던 메간이 유연한 몸짓으로 웨이브 댄스를 추는 장면에서 관객은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메간 역은 아역 배우이자 댄서인 에이미 도널드(13)가 연기했다. 제임스 완은 미국 온라인 매체 콜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이 메간을 사실적으로 느끼는 동시에 그녀가 인형이라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랐다”며 “현실과 현실이 아닌 것 사이 어디엔가 있는 듯한 메간의 모습이 섬뜩함을 자아낼 것”이라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호러 영화#메간#국내 개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